[현장리뷰]‘2022 여우락 페스티벌’, 3년 만에 가득 채우다
[현장리뷰]‘2022 여우락 페스티벌’, 3년 만에 가득 채우다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2.06.1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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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 ‘증폭’ ‘팽창’을 키워드로, 23일간 12편 공연 선보여
7.1~23, 국립극장 달오름·하늘·문화광장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국립극장의 여름을 책임지는 음악축제 ‘여우락(‘여기, 우리 음악이 있다’의 줄임말) 페스티벌’이 내달 1일부터 23일까지 달오름극장·하늘극장·문화광장에서 펼쳐진다.

▲2022 여우락 페스티벌 기자간담회 ⓒ국립극장
▲2022 여우락 페스티벌 기자간담회(왼쪽부터) 박다울, 김민영, 천지윤, 박우재 감독, 서수진, 김대인, 차승민 ⓒ국립극장

여우락 페스티벌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2020년 온라인 생중계, 2021년에는 객석 띄어 앉기로 축소 운영된 바 있다. 올해 축제는 3년 만에 전 좌석을 오픈해, 보다 많은 관객들과 함께할 예정이다. 2013년 이후 9년 만에 야외 공연도 재개한다.

'여우락'은 지난 12년간 전통음악과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가 참여해 과감한 시도와 실험을 펼쳐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여우樂(락) 페스티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은 박우재 감독은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여우락’ 축제를 기대해도 좋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확장’과 ‘증폭’, ‘팽창’을 키워드로 새로운 생각과 움직임을 추구해나가는 예술가들의 과감한 음악적 시도를 선보이겠다고 한 박 감독은 2016년 결성한 미디어아트 프로젝트 그룹 ‘무토(MUTO)’의 일원으로 개막작 ‘그라운드(GROUND, 1∼2일 달오름극장)’ 공연에도 참여한다.

박우재 감독은 “아티스트들의 마음 속에 기존 것과 차별화하려는 많은 울림이 응축되고 증폭돼 발현되는 자리가 ‘여우락’이라고 생각한다. 첫 시작이었던 2010년부터 관객으로 혹은 연주자로 함께해온 내게 (여우락은) 꿈의 무대였고, 닮고 싶은 아티스트들을 만나는 귀한 자리였다”라며 “코로나19 속에 살고 있는 관객분들에게도 (모처럼) 즐거운 여름을 선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2022 여우락 페스티벌 ‘비몽사몽’ 공연을 선보이는 해금 연주자 천지윤 ⓒ국립극장
▲2022 여우락 페스티벌 ‘비몽사몽’ 공연을 선보이는 해금 연주자 천지윤 ⓒ국립극장

이날 기자간담회에 앞서 해금 연주자 천지윤은 싱어송라이터 상흠과 함께 김만중의 소설 ‘구운몽’을 주제로 해금과 전자음악(EDM)을 융합한 ‘비몽사몽’(12일 하늘극장)을 선보였다.

천지윤은 “‘구운몽’ 소설은 우리에게 다양한 상상을 통한 많은 의미를 전달한다. (소설처럼) 꿈과 현실, 세속적 욕망과 일장춘몽 등 음악과 공연으로 와닿을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라며 “영상과 전자음악, 해금의 다양한 사운드가 어우러져, 꿈인지 현실인지 헷갈릴 정도로 재미난 경험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1990년대부터 국내외에 한국음악을 알려온 월드뮤직그룹 공명의 임용주, 창작국악그룹  전통음악 기반의 포스트 록 밴드 잠비나이의 이일우(EERU)는 한국의 전통적인 세계관을 바탕으로 음악을 만드는 록 밴드 팎(PAKK)과 만나 강렬한 사운드로 이 시대의 한(恨)과 액(厄)을 풀어낸다. 

대금 연주자이자 작곡가 차승민은 푸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장진아와 무대를 꾸민다. 인위적이지 않은 본연의 힘과 소중함에 대해 말하는 두 사람의 다큐멘터리 영상이 차승민의 음악과 어우러져 잔잔한 대화를 건넨다.

우리 음악의 미래를 주도할 음악가들의 과감한 무대도 볼 수 있다. 같은 편성으로 활동하는 가야금‧거문고 여성 듀오 리마이더스와 달음은 한 무대에서 두 현악기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리마이더스 대표 김민영은 “콜라보 무대는 일반적으로, 서로 다른 악기나 노래, 장르가 섞이는 형태가 많다. 반면, 이번 무대는 현악기 연주자 4명이 모여 공연한다”라며 “신세계를 표현해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2022 여우락 페스티벌, 거문고 연주를 선보이는 박다울과 황진아 ⓒ국립극장 

창작음악 트리오 밤 새(Baum Sae)는 드럼과 거문고, 판소리의 조합으로 낯설고도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준다.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재즈 음악가 지혜리는 한국 전통 민요를 타악 주자 황민왕이 합세한 18인조 빅밴드의 재즈 사운드로 재해석한다.

JTBC 국악 크로스오버 경연 대회 ‘풍류대장’ 1대 우승팀 서도밴드와 거문고 연주자 박다울은 자유롭고 역동적인 음악으로 축제를 달군다. <여우락> 출연진 16인이 한자리에 모이는 <여우락 익스텐션(Extension)>은 각 팀의 대표곡부터 합동 무대까지 폭발적인 에너지로 축제의 대미를 장식한다. 

7월 16일 문화광장에서는 공명과 이디오테잎의 야외 공연으로 한여름 밤의 뜨거운 축제를 예고한다. 완전한 축제의 모습으로 돌아온 <여우락>에 화답하듯 지난 5월 19일에는 11개 유료 공연을 모두 관람하는 ‘올패스 패키지’(150세트 한정)가 오픈 당일 매진됐다.

한편, 올해 <여우락>은 ‘팽창’이라는 키워드에 걸맞게 해외 무대까지 이어진다. 국립극장과 주영국한국문화원의 협업으로 2022 ‘여우락’ 작품 중 리마이더스×달음과 팎(PAKK)×이일우(EERU)의 공연이 오는 10월, 런던 <K-뮤직 페스티벌> 무대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