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중기념사업회, 36회 김세중조각상 수상자 ‘박기원’ 작가 선정
김세중기념사업회, 36회 김세중조각상 수상자 ‘박기원’ 작가 선정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6.20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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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 24일, 김세중미술관서 시상식
박기원(김세중조각상), 오종(김세중청년조각상), 다할미디어(한국미술 출판상) 선정
조각상 심사위원회 “전통적 조각 영역 넘어, 새로운 공간인식 선봬”
출판상 심사위원회 “‘한국 채색화’에 기울인 출판사 열정 높게 사”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2022년의 김세중조각상, 김세중청년조각상, 한국미술 저작·출판상 수상자가 선정됐다. 김세중기념사업회(이사장 김남조)는 제36회 김세중조각상 수상자로 박기원(1964년생), 제33회 김세중청년조각상 수상자로는 오종(1981년생)을 선정했다. 제25회 한국미술 저작·출판상에는 도서출판 다할미디어(대표: 김영애 1957년생)가 출간한 『한국의 채색화 』Ⅱ (전3권)이 선정됐다.

▲(좌측부터)
▲(좌측부터) 박기원 작가(김세중조각상), 오종 작가(김세중청년조각상), 다할미디어 김영애 대표(한국미술 출판상) 수상자 (사진=김세중기념사업회 제공)

‘김세중조각상’은 한국 현대조각 제1세대인 김세중(1928-1986) 조각가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1987년 제정됐다. 매해 조각 분야에서 최고의 역량있는 작가를 선정해오고 있다. 올해까지 조각상 수상자 78명과 한국미술 저작⦁출판상 수상자 24명을 선정했다. 김세중 조각가는 서울대 조소과 1회 졸업생으로 서울대 교수, 국립현대미술관장 등을 역임했다. 고인이 제작한 광화문의 충무공이순신장군 동상이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올해 김세중조각상과 김세중청년조각상 심사는 엄태정(심사위원장, 서울대 명예교수), 원인종(이화여대 명예교수), 이용덕(서울대 교수), 이수홍(홍익대 교수), 김영호(중앙대 교수)가 맡았고, 한국미술 저작·출판상 심사는 이기웅(심사위원장, 열화당 대표), 윤범모(미술평론가,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최태만(미술평론가, 국민대 교수)가 맡았다.

▲박기원, 바다 (Sea), 2020, LED조명, 컬러비닐, 피라미드 스폰지 (전시장소: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신나는 빛깔마당, 그룹전") -벽면 위에 일정하게 조명을 부착하고 그 위에 컬러 비닐을 반복 부착하고 바닥 위에는 피라미드 모양의 스폰지를 부착, 바다와 모래밭, 최소한의 형식으로 바다의 분위기 연출함 (사진=김세중기념사업회 제공)

김세중조각상과 김세중청년조각상은 심사위원 각자가 추천한 조각가들의 자료를 영상으로 함께 검토한 후 비밀투표와 토론을 순차적으로 겸하며 심사를 진행했다. 김세중조각상에는 모두 6명이, 청년조각상(45세 이하)에는 8명의 작가들이 추천됐다.

김 교수는 “심사의 기준은 작가의 역량과 작품의 일관성에 중점을 뒀고, 수상자가 특정대학에 편중되지 않게 심사에 임했다”라며 “추천된 작가들 대부분은 나름의 개성적 조형 방식을 일관되게 유지하며 왕성한 활동을 전개해 온 조각가들이었다. 특히 청년조각상에 추천된 작가들의 수준이 높아 한국 조각계의 미래를 밝게 해 줬다”라고 심사평을 전했다.

▲오종, Line Sculpture #6, 나무, 실, 페인트, 152 x 63.5 x 147 cm, 2013
▲오종, Line Sculpture #6, 나무, 실, 페인트, 152 x 63.5 x 147 cm, 2013 (사진=김세중기념사업회 제공)

김세중조각상의 수상자로 선정된 박기원(1964년생)작가는 충북대 미술교육과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후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일궈왔다. 박기원의 작업은 전시장이나 미술관 공간 자체에 최소한의 변화를 시도하며, 장소가 지닌 원형적 여백과 그 에너지를 관객들에게 되돌리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철사, 투명비닐, 에어튜브, 플라스틱 거울, 먹물 먹인 무늬목, 오일 칼라로 붓질한 시트지 등의 재료와 LED 조명을 이용한 작가의 대형 설치작업들은 전통적 조각의 영역을 넘어 새로운 공간인식의 장을 펼쳐 보이고 있다는 점이 심사에서 높게 평가됐다.

김세중청년조각상의 수상자로 선정된 오종(1981년생)작가는 홍익대에서 조소를 전공했고 뉴욕의 스쿨오브비주얼아트에서 순수미술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오종의 작업은 텅 빈 전시관 공간에 실, 낚시줄, 금속봉, 연필선, 아크릴판 등의 재료를 사용해 기하학적인 도형을 연출해 내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세밀하고 치밀한 선이 만들어내는 공간은 가상현실의 시각 체험을 선사하며, 여기에 사진과 오브제가 더해지면서 증강현실의 경험마저 안겨준다는 점이 심사위원의 주목을 받았다.

김 교수는 “이번 선정된 수상자 두 작가의 공통점은 주어진 공간의 본래 구조와 형태를 최대한 거스르지 않으면서 공간에 들어온 관객의 심리적 체험을 극대화시키는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조형 방식”이라며 “비워낸 공간을 새로운 가능성으로 충만하게 채워내는 두 작가의 작업에서 유기적 관계를 중시하는 현대조각의 또 다른 가능성과 무한한 잠재력을 발견할 수 있었다”라고 심사평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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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원, 배경 (Scenery) 2010,  흰색 시트지 위에 유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개인전, 올해의 작가-누가 미술관을 두려워하랴)-벽면과 바닥 위에 옥색 유화물감으로 페인팅한 시트지를 각각 화강암 판 크기와 모양대로 일정하게 부착하여 특이한 전시장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약간의 
비현실적인 변화의 공간을 체험함 (사진=김세중기념사업회 제공)

(재)김세중기념사업회가 주관하는 2022년 한국미술 저작·출판상에는 다할미디어(대표 김영애 1957년생)가 출간한 『한국의 채색화 』Ⅱ (전3권)가 선정됐다. 다할미디어는 2015년에 리움미술관, 국립고궁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등 30여 개의 국내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과 함께 프랑스 파리 기메아시아박물관, 독일 함부르크민족학박물관, 일본 민예관, 미국 필라델피아박물관, 캐나다 로열온타리오박물관 등 20여 개 소장처와 개인 소장품 중에서 궁중회화와 민화의 명품만을 골라 『한국의 채색화』Ⅰ을 이미 간행한 바 있다. 책은 각각 산수화와 인물화(제1권), 화조화(제2권), 책거리와 문자도(제3권)로 분류해 최고의 화질과 아름다운 장정으로 기획됐다. 당시 책은 2015년 국립중앙도서관의 ‘일천만 장서’로 선정되는 등 큰 성과를 얻었다.

▲오종, Compo-site #24, 아크릴판, 쇠막대, 실, 낚싯줄, 비즈, 페인트, 추, 241 x 110 x 45.5 cm, 2019
▲오종, Compo-site #24, 아크릴판, 쇠막대, 실, 낚싯줄, 비즈, 페인트, 추, 241 x 110 x 45.5 cm, 2019 (사진=김세중기념사업회 제공)

『한국의 채색화』Ⅱ는 첫 번째 시리즈 『한국의 채색화』Ⅰ 성공에 힘입어 제작이 준비됐다. 작품의 수집과 정리, 출판 필요성 높은 작품 선정의 어려움과 막대한 제작비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은 동시에 화집출판이 거의 사양산업이 되다시피 한 현실에서 감당해야 할 경제적 부담과 같은 출판계의 난제에도 굴복하지 않고 달성한 성과다.

심사위원회는 『한국의 채색화』에 기울인 다할미디어의 노력과 정성, 그것이 거둔 성과에 주목하되, 한국미술 연구의 심화와 확산, 출판을 통한 정보와 지식의 보급을 위해 다할미디어가 보인 의미 있는 역할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오는 6월 24일 오후 3시에, 2017년 김세중 조각가 자택 터에 건립된 김세중미술관에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