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신문학관 개관 3주년 기념 행사, 김홍신 작가 “지금 당장 행복한 삶을 살길”
김홍신문학관 개관 3주년 기념 행사, 김홍신 작가 “지금 당장 행복한 삶을 살길”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6.20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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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 앞마당서 지난 17일 개최
김홍신 작가, 남상원 회장, 백성현 논산 시장 등 참여
작가 특강, 국악 공연 등으로 다채로운 행사 열려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논산에 자리한 김홍신문학관이 개관 3주년을 맞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지난 17일 저녁, 김홍신 문학관 앞마당에서는 김홍신 작가와 백성현 논산시장 당선인, 문학관을 설립한 남상원 아이디앤플래닝그룹㈜ 회장 등 내외빈이 참석한 가운데 행사가 진행됐다.

▲김홍신문학관 개관 3주년 기념 행사에서 김홍신 작가가 특강을 하고 있다 ⓒ이동우, 이진영

김홍신문학관 개관 3주년 기념행사는 총 3부로 구성됐다. 내외빈 소개 및 축사가 이어지고 김홍신 작가의 인문학 특강과 작가 사인회 등으로 구성됐다. 서동건 연주자의 대금 연주와 최다영 소리꾼의 식전공연, 다원예술연합회 ‘동음’의 본공연 또한 참석자의 눈과 귀를 다채롭게 채웠다.

행사에는 150여 명의 시민이 참석했고, 송영무 운영위원장(전 국방부 장관), 정해일 국방대학교 총장, 박유진 가톨릭문화재단 이사장, 시도의회 당선인들이 함께 했다. 참석자들에게 가장 주목받았던 순서는 단연 김홍신 작가의 사인회였다.

김 작가의 책을 사랑하는 시민들이 김 작가를 만났고, 김 작가의 저서 「자박자박 걸어요」, 「단 한 번의 사랑」, 「바람으로 그린 그림」 각 10권을 준비해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 됐다. 더불어 문학관의 카페인 모루커피 상품권, 축협 상품권 및 지역특산물인 쌀, 광석수박도 참석자들에게 나눠지면서 행사가 풍성해졌다.

개관 3주년을 맞은 김홍신문학관은 이날 행사에서 뜻 깊은 생일선물을 받기도 했다. 88호돌이를 제작한 박종용 화백이 ‘대한민국 호랑이’ 작품을 기증한 것이다. 또한, 예산의 문인 5명도 행사에 함께 자리해 축하인사를 전했다.

▲김홍신문학관 개관 3주년 기념 행사 (사진=김홍신문학관 제공)

지금 당장 행복한 삶을 위해

15분간의 인문학 특강에서 김 작가는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자신을 ‘지금 당장’ 행복하고, 즐겁게 만들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김 작가는 강의를 시작할 때, 이집트의 격언을 언급했다. 이집트에선 사람이 죽었을 때 천당행과 지옥행을 결정하는 질문이 “살아있는 동안 기뻤냐? 남도 기쁘게 했냐?”인데, 만약 둘 다 그렇다면 천당에 갈 수 있고, 둘 중 하나라도 아니라면 지옥에 가야한다.

김 작가는 한국 사람들이 이런 질문을 받았으면, 아마 거의 대다수가 지옥에 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을 기쁘게 할 수는 있어도, 자기 자신을 기쁘고 즐겁게 만들지 않는 것이 한국 사람들이라는 얘기였다.

짧은 시간의 특강이었지만, 김 작가는 한국만이 가지고 있는 질곡의 역사를 아우르고, 고통과 폐허의 시간을 거쳐 선진국 반열에 오르게 된 한국의 시간을 짚어냈다. 이어 그 위대한 한국의 발전이 모두 이 사회를 함께 살아가며 피, 땀으로 생(生)을 일궈온 우리 민족들 때문이라는 얘기도 전했다.

▲김홍신문학관 개관 3주년 기념 행사에서 김홍신 작가가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김홍신문학관 제공) 

김 작가는 “중년 이상만 넘어가면 한국인들은 모두 소설감이다. 그래서 농담처럼 내가 얘기하길, ‘한국에는 중년만 넘어가면 점치기가 너무 쉬운 나라’라고 한다. ‘초년에 고생하셨구려, 부모덕이 지지리도 없구려, 이제 밥술이나 먹는구려’라고 하면 다 맞는 인생이다.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참석자도 같다. 우리는 모두 소설감의 인생을 살아왔다. 고난과 시련을 통한 성장을 일궈왔다. 이제는 달라질 때가 됐다. 오늘부터 달라지길 바란다. 이제는 한국인이 먹고 바르고 입고 사용하면 온 세상 사람들이 주목한다. 세계적인 K팝스타 BTS도 있는 나라다”라며 이젠 스스로가 즐거운 삶을 살아가기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우리 자신의 즐거움과 행복 위해서, 그리고 한국 사회의 더 나은 방향을 위해 김 작가는 ‘협연, 협주, 함께 더불어, 품앗이, 두레’의 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배고픔’은 해결했지만 아직 ‘배아픔’은 해결하지 못했다고 짚었다. 식민지였던 나라가 식민지를 거느렸던 나라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지만, 민족과 나라 스스로의 마음은 다독이지 못한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함께, 모두 다, 동시적 시각으로 남과 나를 기쁘게 하는 사람’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김홍신문학관 개관 3주년 기념 행사 참석자들  ⓒ이동우, 이진영

그는 히말라야 등반을 했던 일화를 전하며 “천신만고 끝에 안나푸르나를 올랐을 때 눈앞에 히말라야 열 두 봉이 쫙 펼쳐졌다. 그 순간 내가 했던 말이 있다. ‘저건 수수만 년 존재했고, 앞으로도 수수만 년 존재 한다. 그런데 나는 그 경치를 보고 경탄하면서, 왜 오직 하나 밖에 없는 나에게는 경탄하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우리는 스스로를 경탄해야 한다. 나를 경탄하고, 대한민국을 경탄하고, 인간으로 태어나서 지구에 존재한다는 걸 경탄해야 한다. 우리는 건강하고 신나고 즐겁고 재밌게 꼭 살아야 한다”라는 말로 특강을 마무리했다.

더불어 특강에서 김 작가는 ‘논산’에 대한 애정도 아끼지 않고 드러냈다. 논산이 문(文)과 무(武)를 모두 아우르는 지역이라고 말하며, 앞으로 논산의 발전을 기원한다는 뜻을 전했다.

▲축사를 전하는 백성현 논산시장 당선인  ⓒ이동우, 이진영

문학의 힘이 논산에 머무르길

기념행사에선 백성현 논산 시장 당선인과 문학과 설립인인 남상원 아이디앤플래닝그룹㈜ 회장이 축사를 전했다. 백 시장은 축사에서 논산 시장으로서 행보에 대한 적극적인 결심을 드러내며, ‘논산 국방산업특별도시’로서의 진가를 드러내는데 많은 힘을 전해달라고 간청했다.

또한, 백 당선인은 ‘김홍신문학관’에 대해 “문학관 설립은 민(民)에서 했지만, 운영은 시(市)에서 지원 할 것”이라는 운영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민간단위의 투자로 설립된 김홍신문학관이 논산 시민들의 터전이 되고, 논산 시민의 자랑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시 단위에서의 어떤 투자를 하면 좋을지 고민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백 당선인은 “논산의 독지가인 남상원 회장의 기증으로 설립된 문학관이다. 이런 문학관의 운영과 지원을 위해 시 차원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최근에 조례라도 제정해 방법을 찾아보는 중에 있다”라며 문학관을 위한 시의 고민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축사를 전하는 남상원 회장 ⓒ이동우, 이진영

충남 논산을 고향으로 두고 있는 김홍신 작가와 선후배 간인 남상원 회장은 자신의 사재인 62억원을 기부해 ‘김홍신 문학관’을 설립한 인물이다. 개관 3주년을 맞이해 남 회장은 ‘김훙신문학관’이 ‘문학예술 명예의전당’이 되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또한, 10년 전부터 문학관을 준비했던 시간을 돌아보며 남다른 감회를 표하기도 했다. 문학관 설립이 완성되기까지 많은 이들이 힘을 모아 애를 썼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