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전기 ‘장식기와’ 고증할 유일한 고고자료 발굴
조선 전기 ‘장식기와’ 고증할 유일한 고고자료 발굴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6.29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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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청포대 갯벌서, 장식기와 및 검파 추가 발굴
조선 전기-후기 달라진 장식 기와 규격 확인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지난 2019년 태안 양잠리 청포대 갯벌 일대에서 조개를 캐던 주민에 의해 발견됐던 장식기와의 새로운 결합부와 장식품이 발견됐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김연수)는 태안 양잠리 청포대 갯벌 일대 발굴조사에서 지난 5월 장식기와(취두, 鷲頭) 상단과 작년 6월 출토된 취두 상단에 부착하는 칼자루 모양 장식품인 검파(劍把)를 새롭게 발견했다.

▲출토 유물 현황도 (사진=문화재청 제공)
▲태안 양잠리 청포대 갯벌 일대 출토 유물 현황도 (사진=문화재청 제공)

새로 발견된 장식기와 상단과 검파는 지난해 6월 연구소가 인근 지역에서 추가로 발굴해 낸 장식기와 유물(상하단)과 쌍을 이루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파 발굴로 건물 용마루에 올라가는 취두 전체가 온전한 모습을 갖추게 됐다. 조선 전기 용머리 장식기와의 완전한 형태를 처음으로 확인하게 된 것이다.

이번 5월에 발굴된 검파는 길이 40.5cm, 폭 16cm, 두께 7cm 크기의 칼 손잡이 모양으로, 앞뒷면에 2단으로 구름무늬(운문, 雲紋)가 표현돼 있고, 취두 상단의 방형 구멍과 결합되도록 짧은 자루도 갖추고 있다. 검파는 빗물이 취두 내부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 실용적인 용도로 사용됐으며, 취두에 표현된 용이 지붕을 물고 있어 더 이상 용마루를 갉아먹지 말라는 의미도 있다고 전해진다.

▲출토 취두 하단 3D 스캔 자료
▲출토 취두 하단 3D 스캔 자료 (사진=문화재청 제공)

한편, 이번에 발굴된 유물은 경복궁 창건기 건물 및 숭례문, 양주 회암사지 등 조선 전기 왕실 관련 건축물의 세부 모습에 대한 실질적인 고증이 가능한 유일한 고고자료로도 평가된다.

이번에 새롭게 발굴된 구름무늬 검파는 현재 창덕궁 인정문 등 조선 후기 궁궐 지붕의 용머리 장식기와에 일부 남아있는 문양 없는 간략한 막대(棒) 모양 검파와 형태상 차이가 있다. 또한, 한 쌍의 취두 하단부에 부조된 용 문양의 표현에서 갈퀴의 표현 방식과 구렛나루 사이의 돌기 개수 등에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출토된 구름무늬 검파 (사진=문화재청 제공)

이러한 양상은, 조선 전기에는 규격화된 형태의 용 도상(龍 圖像)을 마련해 이를 엄격하게 적용했지만 후기가 될수록 변화해왔다는 점을 추측케 한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8월 중순까지 해당지역에 대한 추가 발굴조사와 수중탐사를 진행해 관련 유물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고, 향후 취두가 출토된 인근해역의 고선박 존재와 왕실 장식기와의 생산과 지방으로의 유통에 대한 심화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