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도기동 산성’ 고구려 유구 추가 발굴, 남한 지배 방식 확인할 자료
‘안성 도기동 산성’ 고구려 유구 추가 발굴, 남한 지배 방식 확인할 자료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6.3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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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성 주변지역 추가 발굴, 저장구덩이 발견
기존 사적 지정 구역보다, 산성 규모 클 것으로 추정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안성 도기동 산성 문화 유적 주변에서 삼국 시대의 방어시설 및 저장시설의 흔적이 발견됐다.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의 허가를 받아 안성시(시장 김보라)와 (재)중앙문화재연구원(원장 조상기)이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안성 도기동 산성 주변지역을 발굴 조사한 결과, 삼국시대 목책열과 집자리, 저장구덩이, 고구려 목곽고를 확인할 수 있었다.

▲발굴조사 현장 전경 (사진=문화재청 제공)
▲발굴조사 현장 전경 (사진=문화재청 제공)

안성 도기동 산성은 2015년 창고시설 신축을 위한 발굴조사에서 삼국시대 목책성이 확인돼, 긴급보호를 위한 중요문화재 가지정 후 사적으로 지정된 유적이다. 목책(木柵)은 구덩이를 파고 나무기둥을 박아 서로 엮어서 만든 방어시설을 뜻한다. 4∼6세기 백제 한성기부터 고구려가 남진한 시기에 사용된 산성으로, 기존에 확인된 바 있는 ▲서울 몽촌토성 ▲진천 대모산성 ▲청주 정북동토성 ▲세종 나성리토성 ▲대전 월평동산성 등과 마찬가지로 백제와 고구려의 흔적이 같이 나타나는 유적이다.

이번 조사 발굴 지역은 도기동 산성을 구성하는 구릉의 남동쪽 사면부를 대상으로 했으며, 기존 조사에서 삼국시대 목책열과 토루, 저장구덩이 등이 확인됐던 유적과 인접한 곳이다. 또한 기존 조사에서 도기동 산성의 범위에 포함될 것으로 추정돼 왔던 지역이다.

▲목곽고 발굴 현장 (사진=문화재청 제공)
▲목곽고 발굴 현장 (사진=문화재청 제공)

이번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목곽고(木槨庫)는 땅을 사각형으로 터를 파 목재를 이어 붙여 목곽을 넣어 만든 지하식 구조물로, 주로 삼국시대 저장시설로 사용됐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안성 도기동 산성 유적지에서 삼국시대 저장시설이었던 목곽고가 발견되면서, 이곳이 백제 한성기에 축조된 이후 고구려가 남진하는 교두보로써 점유해 운영한 시설이었음이 재차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목곽고 내부에선 고구려 토기도 함께 출토됐다.

또한, 이번 조사에서는 산성의 구릉 사면부를 계단식으로 터를 파 흙을 쌓아올린 토루(土壘)와 그 상부에 목책을 세운 기둥자리인 목책열을 확인했는데, 기존에 조사된 산성 내부의 목책열과 서로 연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안성 도기동 산성의 범위가 사적으로 지정된 구역보다 훨씬 넓다는 것을 알려준다.

▲각종 고구려토기편 (사진=문화재청 제공)
▲각종 고구려토기편 (사진=문화재청 제공)

특히 이번 조사를 통해 경기남부에 위치한 안성지역에서도 고구려의 흔적이 확인됨에 따라, 남한 지역에 대한 고구려의 지배 방식을 파악하는 데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