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회 제주비엔날레, 11월 개막 앞두고 준비 시작해
제 3회 제주비엔날레, 11월 개막 앞두고 준비 시작해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7.0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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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이후 5년 만의 개최, 11.16~23.2.12
예술감독에 박남희 기획자 선정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자연공동체로서의 인류 역할 고민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코로나19로 개최가 어려웠던 제주비엔날레가 올 11월 개막을 앞두고, 단계적 준비에 진입했다. 제주특별자치도 제주도립미술관(관장 이나연)은 제주도립미술관과 제주현대미술관을 중심으로 10여 곳에서「2022 제3회 제주비엔날레」를 오는 11월 16일부터 2023년 2월 12일까지 개최한다고 밝혔다. 비엔날레 예술감독은 박남희 전시기획자가 맡았다.

▲김주영, 어느 기생의 영혼祭, 1993-1994 (사진=제주비엔날레 제공)
▲김주영, 어느 기생의 영혼祭, 1993-1994 (사진=제주비엔날레 제공)

올해 제주 비엔날레는 2017년 첫 개막 이후 5년 만의 행사 개최다. 2020년에 비엔날레 2회를 기획했지만, 주최 측 내부 갈등과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행사를 개최할 수 없었다. 위기를 겪고 다시 준비해 관람객을 찾아온 제 3회 제주 비엔날레는 지금 이 시점에서 제주도와 문화예술이 어떤 의미를 갖고 행동해야하는 지를 고민해본다.

제3회 제주비엔날레의 주제는 ‘움직이는 달, 다가서는 땅(Flowing Moon, Embracing Land)’이다. 인류세 등 새로운 지질학적 시기에 대한 논의가 확장되는 가운데 대안적 아이디어를 예술적으로 살펴보는 데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번 비엔날레 주제는 자연공동체로서의 인류의 생존을 위한 삶의 태도와 예술적 실천에 방점을 찍는다.

▲강이연, 무한(Infinite), 2021
▲강이연, 무한(Infinite), 2021 (사진=제주비엔날레 제공)

주제에 사용된 ‘움직이는 달(Flowing Moon)’은 자연의 시간과 변화의 속성을 포착한 것으로, 쉼 없이 흐르며 객체들을 잇게 한 순환의 메커니즘을 나타낸다. 과학 기술의 극적인 발전 가운데, 인류에게 갑작스럽게 닥친 전염병은 지구적 공생을 고민케 했다. 이 과정 속에서 마주하게 된 자연의 순리(順理)를 해가 뜨고, 달이 지며 생동하는 생명의 시간으로 개념화해 드러낸다.

‘다가서는 땅(Embracing Land)’은 자연에서 호흡하는 객체들의 생기 있는 관계적 겸손함을 담고 있다. 인류는 자연의 일부로서 물질이 역사와 신화를 만들고, 또 다른 행성으로 이어짐을 마주하고 있다. 고른 숨소리와 유연한 걸음으로 표현되는 인간, 물질의 행위를 의미한다.

레이첼 로즈, Enclosure, 전시 장면, 2022
▲레이첼 로즈, Enclosure, 전시 장면, 2022 (사진=제주비엔날레 제공)

이러한 두 개념을 주제로 삼은 비엔날레는 자연, 인간, 신화, 우주 등을 동등한 객체로 보고 그 사이 만남과 떨림, 소통과 공존의 경험을 권한다. 발이 땅을 딛고 걷는 일과 숨을 크게 들이켜 호흡하는 일과 같이, 달의 흐르는 시간과 땅의 호응하는 순간들이 자연공동체 인류의 찰나와 영겁의 미래를 가능하게 한다는 것을 말한다.

제3회 제주비엔날레는 주제관인 제주도립미술관과 제주현대미술관을 중심으로, 제주시 원도심부터 제주 남쪽 가파도까지 제주 전체를 아우르며 10여 개의 전시장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또한, 비엔날레 기간 동안에는 전시 이외에 퍼포먼스, 큐레이터 심포지엄, 예술 융합 포럼 등 다양한 부대 행사를 마련하며 시대 담론을 공동체적 실천으로 확장해나갈 예정이다.

▲이승수, 숨비, 2018 (
▲이승수, 숨비, 2018 (사진=제주비엔날레 제공)

박남희 예술감독은 “자연공동체의 신화와 역사를 만들어온 양생(養生)의 땅 제주에서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부여받은 본래의 생명 가능성을 예술로 사유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라며 “이번 비엔날레를 통해 모든 객체가 함께 살기 위해 달의 우주적 관용과 땅의 자연적 공명을 실험하는 예술의 장을 열겠다”라고 전했다.

참여 작가는 강이연, 김주영, 박광수, 박형근, 최선, 윤향로, 이승수, 자디에 사(Zadie Xa), 레이첼 로즈(Rachel Rose), 왕게치 무투(Wangechi Mutu), 리크릿 티라바니자(Rirkrie Tiravanija), 팅통창(Ting Tong Chang) 등 16개국 60여 명(팀)이다. 국내, 국외 작가 참여 비율은 각각 약 60%, 40%이며 대륙별로는 한국 및 아시아(40여 명), 북미(3), 유럽(10), 남미(3), 아프리카(1) 등이다. 세부 프로그램 및 참여 작가진은 추후 변경 될 수도 있다.

이나연 제주도립미술관장은 “5년 만에 다시 열리는 제3회 제주비엔날레를 박남희 예술감독과 함께 충실하게 준비해 제주비엔날레가 제주도민뿐 아니라 모두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제주문화예술의 활력소가 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