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고궁박물관,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展…국외환수 문화재 집중 조명
국립고궁박물관,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展…국외환수 문화재 집중 조명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7.06 1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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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기획전시실, 7.7~9.25
환수문화재 3점, 대중에게 최초 공개
문화재 환수에 대한 대중적 인식 확산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질곡의 역사 가운데 해외로 반출됐던 우리나라 문화재들이 고국으로 돌아왔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관장 김인규)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사무총장 김계식)과 함께 환수문화재를 선보이는 전시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을 선보인다. 오는 7일부터 9월 25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만나볼 수 있다.

▲국새 유서지보 (사진=문화재청 제공)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展 전시작, 국새 유서지보 (사진=문화재청 제공)

이번 전시는 환수문화재 40여점을 전시한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설립 10주년을 맞아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지난해 일본에서 환수한 <나전 매화, 새, 대나무 상자>와 올해 3월 미국에서 환수한 <열성어필>과 <백자동채통형병>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또한, 언론에서만 한차례 공개됐던 <독서당계회도>(2022년 환수, 미국), <면피갑>(2018년 환수, 독일), <문인석>(2019년 환수, 독일) 등 6건의 유물도 처음으로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된다.

대중에게 처음 공개되는 총 3점의 환수문화재 중 <나전 매화, 새, 대나무 상자>는 조선 후기에 제작된 나전 상자로, 제작 수준이 높고 보존 상태도 양호해 국내에서 전시, 연구 등의 활용 가치가 높은 유물로 꼽힌다. <열성어필>은 가장 최근인 올해 3월 환수해 첫 선을 보이는 유물로, 조선시대 왕들의 글씨(어필)를 탁본해 엮은 책이다. 1722년에 간행된 이후 3년만인 1725년에 새로운 어필을 추가해 묶어 형태가 드문 유물이다. 백자 표면을 구리 안료로 장식한 병인 <백자동채통형병>은 한국에서 선교사로 활동했던 스탠리 스미스(Stanley Smith, 1876-1954)가 소장했던 것으로, 국외 문화재의 반출 사례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이 또한 대중에 처음 공개된다.

나전매화새대나무상자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展 전시작, 나전매화새대나무상자 (사진=문화재청 제공)

한편, 출품작 중 가장 오래전에 환수된 문화재로는 2005년 독일에서 영구대여방식으로 돌아온 <겸재 정선화첩>과 같은 해 일본에서 반환받은 <북관대첩비>가 있다. <북관대첩비>는 현재 복제본으로 국립고궁박물관 앞뜰에 세워져있는데, 이는 유물 환수 이듬해인 2006년 원래 있던 북한 함경도 길주(김책시)로 반환한 일화가 있기 때문이다.

전시는 1부 ‘나라 밖 문화재’, 2부 ‘다시 돌아오기까지’, 3부 ‘현지에서’로 구성됐다. 해외에서 다시 돌아온 우리 문화재의 가치와 환수경로 등을 상세하게 알 수 있게 전시 공간을 연출한 것이 특징이다.

▲국새 황제지보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展 전시작, 국새 황제지보 (사진=문화재청 제공)

1부 ‘나라 밖 문화재’에선 돌아온 유물을 통해 우리 문화재가 외국으로 나간 과정을 살펴볼 수 있게 구성했다. 일제가 유출하였으나, 민간과 정부가 힘을 합쳐 2006년에 환수한 국보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 한국전쟁 때 도난당했다가 미국과 공조로 그 존재를 찾아내면서 2014년 양국 정상회담을 통해 되돌아온 환수문화재인 보물인 <국새 황제지보>, <국새 유서지보>, <국새 준명지보> 등이 전시된다.

2부 ‘다시 돌아오기까지’는 전시작을 통해 문화재 환수의 여러 방법을 보여준다. 한․일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일본 소장기관에서 기증받아 환수한 <덕혜옹주 당의와 스란치마>, 한국과 미국의 수사공조로 불법성을 확인하고 국내로 환수한 <호조태환권 원판>을 통해서는 기관을 통한 기증과 도난문화재의 환수 과정을 상징적으로 볼 수 있다.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展 전시작, 문인석(사진=문화재청 제공)

소장자의 자발적 기증으로 환수된 사례도 공개한다. <문인석>은 이를 소장하고 있던 독일 로텐바움세계문화예술박물관의 자발적 기증으로 환수될 수 있었다. 박물관 측은 해당 유물이 불법 반출된 것임을 확인하고 스스로 반환을 결정하면서 2019년 3월 환수할 수 있게 됐다. 현실적으로 이는 매우 드문 사례다.

이외에도 불법성이 확인되지 않더라도 국내에 희소하거나 문화재적인 가치가 클 경우 ‘구입’이라는 방식으로도 문화재가 환수되는 방법을 공개한다. 더불어, 전시는 다양한 문화재 환수 방법을 벽면에 설치된 대형 상호작용(인터렉티브) 영상으로 보여주며, 감각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展 전시작, 덕혜옹주 당의 (사진=문화재청 제공)

3부 ‘현지에서’는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가 국내로 환수되지 않더라도 머물고 있는 현지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한 그간의 성과를 다룬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에서 지원했던 해외 소재 문화재의 보존처리 과정과 해외에 우리 문화재를 알리는 모습을 영상을 통해 감상할 수 있고, 아울러 그 동안의 조사연구 성과를 담은 책자도 직접 읽어볼 수 있다.

박물관 측은 “전시를 통해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앞으로 이어질 환수과정에 애정 어린 비판과 지지를 확보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라며 전시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