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릭, 뒹굴~ 탁!》展, 우리를 둘러싼 ‘환경’에 대한 미술적 성찰
《휘릭, 뒹굴~ 탁!》展, 우리를 둘러싼 ‘환경’에 대한 미술적 성찰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7.0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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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립미술관, 오는 9월 12일까지
자연-인간 공존 방법을 찾아보는 미술적 시도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여름 방학을 맞이해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미술을 통해 시대의 문제를 인식해볼 수 있는 전시가 개최된다. 경기도 수원시립미술관(관장 김진엽)은 환경’을 주제로 한 교육전시 《휘릭, 뒹굴~ 탁!》을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에서 7월 8일부터 9월 12일까지 개최한다고 알렸다.

▲유화수, 건설적인드로잉, 2022
▲유화수, 건설적인드로잉, 2022 (사진=수원시립미술관 제공)

《휘릭, 뒹굴~ 탁!》은 전 지구적 문제인 ‘환경’을 주제로 하고 있다. 변화된 자연 생태계와 일상의 단면을 조명하고,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예술을 통해 성찰해보는 전시로 기획됐다. 전시 제목 《휘릭, 뒹굴~ 탁!》은 팬데믹 충격으로 우리가 겪은 일련의 감정들을 표현한 단어들이다.

환경파괴로 인한 재난과 사회적 위기는 어느새 ‘휘릭, Whirling,’하며 빠른 속도로 우리의 일상에 침투했고,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고 함께 살아가기 위해 모두 ‘뒹굴~ Wallowing~ ’연대하면서 ‘탁! bump!’하고 새로운 대안을 찾아내야 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전시에는 유화수, 이병찬, 이수진, 정재희, 최성임 등 5인의 작가가 참여했다. 환경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메시지를 담은 설치, 영상 등 총 38여 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각기 다른 날씨에 작동하는 가전제품들이 한 공간에 모여 적정 온습도를 유지하기 위해 쉼 없이 작동하며 전력을 소모하는 광경을 만날 수 있다. 정재희의 <이상한 계절>(2019)이라는 작품은 계절에 따른 날씨 변화가 자연스러운 것임에도 오직 인간 중심적인 시각으로 자연을 통제하면서 벌어지는 현 상황을 냉철한 시각으로 바라본다.

▲정재희, 이상한계절, 2019
▲정재희, 이상한계절, 2019 (사진=수원시립미술관 제공)

이병찬의 <크리처>(2022)는 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비닐봉지와 플라스틱을 주재료로 사용해 제작됐다. 거대한 괴물의 모습과 같은 작품은 거대하게 부풀어져 있으나 속은 껍데기처럼 텅 비어있어 물질과 자본에 대한 욕망으로 얼룩진 현대사회의 이면을 보여준다.

최성임의 <HOLES>(2022)는 꽃과 숲으로 구성된 자연과 생명체가 배양되고 있는 집의 형태를 갖고 있다. 하지만 그 소재의 면면을 살펴보면 플라스틱 공과 양파망 등 인공 소재로 제작된 것을 알 수 있다. 작품은 현대사회에서 쉽게 쓰이고 버려지는 일상의 사물들이 가진 특성에 주목해 제작됐다. 관객이 작품 속을 산책하듯이 돌아다니며 인간과 자연이 균형을 유지하며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고민한다.

이수진의 <아울러프로덕션>(2021)은 보이지 않아도 세상을 움직이는 작은 존재들의 가치에 주목하는 퍼포먼스 영상 작품이다. SF적인 서사로 짜인 내레이션과 안무가들이 사물을 이용해 섬세한 소리를 내는 작업을 담는다.

작가는 퍼포먼스를 통해 자연에 존재하는 아주 작고 미비한 존재들을 소외시키지 않고 화합과 조화를 이루었을 때 인류가 직면한 전 지구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유화수는 매일 일기를 쓰듯 공사 현장에 폐기된 자재들을 채집한 사물로 제작한 <건설적인 드로잉>(2022)을 통해 인간의 노동과 기술 간의 상호 작용과 그 효용 가치에 대해 이야기한다. ‘건설적인’ 행위들은 더 나은 삶을 위한다는 ‘건설적인’ 명분으로 자연의 많은 영역을 소멸시켰으며, 삶의 터전을 잃거나 방치되는 것들이 그 이면에 존재하고 있음을 전달하는 작품이다.

▲이병찬, 크리처, 2022
▲이병찬, 크리처, 2022 (사진=수원시립미술관 제공)

환경에 관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전시인 만큼 전시에 대한 적극적인 이해 도모를 위해 다양한 연계 교육프로그램도 운영될 예정이다. 지역 제로웨이스트 기업인 주식회사 동네형과 함께 폐자원을 활용한 화분을 제작하는 <휘릭~ 플라스틱 보물찾기>,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구슬로 액세서리를 만드는 <뒹굴+동글 엮기> 등이다. 프로그램별 운영일정은 모두 상이하다.

수원시립미술관 김진엽 관장은 “어린이, 청소년들이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환경에 대해 고민하고 전시를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바라보고 논의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