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신의 장터이야기 54
장터에 가면 돈이 돌고 돈다.
예전에는 물물교환으로 장이 섰지만,
지금은 농산물을 사고판다.
결국 농민이 판매자이자 소비자가 되는 것이다.
장사하는 사람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돈을 보관한다.
3대째 돈 통을 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요강이나 밥통이 돈 통이 된다.
생선 파는 김씨는 요강을 내밀어 돈을 받는다.
내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자연스럽다.
옛날사진 속 할머니는 전대를 차고 있다.
전대에 한푼 두푼 모아둔 돈으로 자식공부를 시키고,
살림에도 요긴하게 쓰였다.
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국부론'를 쓴 애덤스미스는 '돈' 이란
경제가 발생하는 원인이라고 했다.
자본주의가 장터사람들을 움직이고 있는지 모르겠다.
허나 돈이란 생물처럼 꿈틀거리고, 물처럼 자연스럽게 흘러야 한다.
저작권자 © 서울문화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