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Interview]류청 대전예술의전당 기획운영팀장ㆍ이은혜 모다페 사무국장 “장르·지역 ‘균형 발전’ 문제, 예술 축제로 해소”
[Culture Interview]류청 대전예술의전당 기획운영팀장ㆍ이은혜 모다페 사무국장 “장르·지역 ‘균형 발전’ 문제, 예술 축제로 해소”
  • 이은영 발행인‧진보연 기자/김재성 사진기자
  • 승인 2022.07.13 10: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전예술의전당·모다페, 현대무용 작품 ’공동 제작’ 최초 시도
지자체 예술 기관의 인프라 개선, 불균형 깨는 첫 걸음
대중 예술에 압도 당하는 지역 공연장…‘순수 예술’ 장르 보호 장치 필요
“특색있는 축제 활성화가 지역 예술 발전 이끌어”

[서울문화투데이 이은영 발행인‧진보연 기자/김재성 사진기자]코로나19가 불러온 펜데믹 시대는 우리의 일상을 완전히 바꿔놓았고, 문화예술에도 예외는 없었다.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예술과 예술 사이에 과학이라는 낯선 존재가 개입하기 시작했고, 어느새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게 됐다. 

▲대전예술의전당 전경
▲대전예술의전당 전경

대전예술의전당과 지역예술인이 함께하는 대표 예술축제 <스프링페스티벌>은 이러한 시대적 변화를 감지하여, 축제의 주제를 ‘아트&사이’로 정했다. 예술(Art;아트)과 과학(Science;사이)의 도시를 지향하는 대전의 정체성을 알리고,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예술가들이 창작의 자유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한 것이다. 코로나로 침체된 지역 예술계에 활기를 불어넣고, 무용 관객을 확장하는 의미에서 기획된 대전예술의전당과 모다페의 협업은 기관과 축제가 ‘공동 제작’ 형태로 새로운 작품을 탄생시키는 최초의 시도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모다페는 그동안 현대무용의 지역 확장성에 대한 고민을 계속해왔고, ‘모다페 in 제주’와 ‘모다페 in 대구’와 같은 적극적인 형태로 이어졌다. 올해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지역의 문화예술 기관과의 공동 제작을 기획하게 된 것이다. 수도권의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끌어올 방법을 강구하던 대전예술의전당과 뜻이 잘 맞아 시작된 프로젝트는, 코로나 때문에 처음 이야기가 나왔던 시기로부터 약 2년 정도 시간을 두고 올해 처음 선보이게 됐다. 

▲2022 스프링페스티벌 ‘Choice of the Project Ⅰ’, Prayer(정석순 안무)
▲2022 스프링페스티벌 ‘Choice of the Project Ⅰ’, Prayer(정석순 안무)

2022 스프링페스티벌 두 번째 스테이지로 모다페(International Modern Dance Festival·국제현대무용제)와 공동 제작한 무대는 ‘Choice of the Project Ⅰ·Ⅱ’ 두 편의 작품으로 구성됐다. 코로나19 펜데믹 시대를 사는 현대인의 불안과 고뇌를 미래의 춤으로 담아낸 무대가 펼쳐졌다. ‘Choice of the Project Ⅰ’은 정석순ㆍ박관정ㆍ이동하 세 안무가의 작품을 묶은 트리플 빌, ‘Choice of the Project Ⅱ’에서는 안무가 전미숙의 신작 ‘거의 새로운 춤(Desalto Quasi Novus)’이 관객들과 만났다. 코로나 시대를 살며 불가항력인 외부환경의 변화를 수용하는 춤 창작자의 고민과 투쟁의 과정을 춤에 녹였다.

이 작품들은 대전에 이어 서울 관객들과도 만났으며, 제주도를 비롯해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의 방방곡곡 사업을 통해 더욱 다양한 지역민들에게 선보일 계획도 갖고 있다. 나아가 해외 공연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다. 

꽤 오랜 기간 준비해온 공동 과제를 여러 지역 시민들에게 선보인 후, 마침내 좋은 성적표를 받아본 대전예술의전당과 모다페이지만 그동안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협업인 만큼 그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이들은 따로 또 같이, 무용을 나아가 우리의 문화예술을 보다 많은 이들에게 알리는 쉽지 않은 일을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라 말한다. ‘지역’의 문화예술과 ‘현대무용’이라는 생소한 결합을 통한 새로운 탄생을 가능하게 한, 대전예술의전당 류청 기획운영팀장과 모다페 이은혜 사무국장을 만나 그동안의 과정과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전미숙 〈거의 새로운 춤〉 ⓒ스프링페스티벌×모다페 공동 프로젝트
▲전미숙 〈거의 새로운 춤〉 ⓒ스프링페스티벌×모다페 공동 프로젝트

대전예술의전당에서는 매년 스프링페스티벌이 개최된다. 지역 예술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04년부터 꾸준히 진행되어 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축제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류청) 첫 시작은 지역예술단체 중심이었다. 자생력을 갖추게 한다는 모토를 가지고 공모 형태로 진행하기도 했는데, 20년이 다 되어 가다 보니 여러 문제들이 생기게 됐다. 처음 의도와는 다른 결과물이 나오기도 하고. 그러다가 2017년부터는 자체 제작을 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고, 지역의 연출가와 예술가들이 함께 모여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강량원 연출님을 직접 모시고 연극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를 대전 지역 연극인들과 함께 선보였고, 송영훈 음악감독님과 클래식 공연 ‘하이든 아벤트’, 전 서울시오페라단 단장이셨던 이경재 연출님과 ‘결혼대소동’을 무대에 올렸다. 

더불어 모다페와 공동 제작한 현대무용 작품들을 스프링페스티벌에서 처음 공개했다. 차세대 안무가 정석순ㆍ이동하ㆍ박관정의 ‘트리플 빌’과, 전미숙 선생님의 ‘거의 새로운 춤’이 그것이다. 이 작품들은 모다페와의 협업을 통해 대전에 이어 서울 관객들과도 만났으며, 제주도를 비롯해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의 방방곡곡 사업을 통해 더욱 다양한 지역민들에게 선보일 계획도 갖고 있다. 나아가 해외 공연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다. 

▲(왼쪽부터)이은혜 모다페 사무국장, 류청 대전예술의전당 기획운영팀장 ⓒ김재성 사진기자

올해 스프링페스티벌에서 선보인 다섯 작품 가운데 두 작품이 한국현대무용협회와의 협업으로 진행됐다. 대전예술의전당과 모다페, 꽤 오랜 기간 주도적인 프로그램을 진행해오던 두 단체의 협업은 어떠했나. 

(류청) 대전예술의전당은 2003년에 개관하고, 2004년부터 공연 제작을 시작했다. 해마다 오페라 2편, 연극 2편 정도를 (꾸준히) 제작하고 있다. 반면, 무용의 경우 여러 가지 부침이 있어 작품을 선보이는 기회가 매우 적은 편이다. 대전예술의전당뿐만 아니라 지역 내에서도 이 문제는 꽤 심각하다. 아마 대부분 지역에서 무용이 거의 고사 상태인 것 같다. 

이에 대한 안타까움과 더불어 기관 내에서도 ‘장르 균형 발전’이라는 숙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고민들이 있었다. 그러던 차에 모다페를 만나게 됐다. 모다페에서는 지역에 대한 확장성 부분을 고민했다면, 거꾸로 우리는 서울에 있는 네트워크를 끌어올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던 차였다. 서로의 뜻이 잘 맞아 시작된 프로젝트는, 코로나 때문에 처음 이야기가 나왔던 시기로부터 약 2년 정도 시간을 두고 올해 처음 선보이게 됐다. 

사실 ‘지역 예술인’이라는 기준이 굉장히 모호하다. 현재 대전 안에서 활동하는 친구들도 중요하고, 반대로 고향이 대전이지만 서울에서 활동하는 친구들이 나이를 먹거나 성장한 후에 대전에서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 오고감이 자유로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지역 예술인들의 활동 영역의 확대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많은 예술인들은 문예진흥기금이나 창작지원금을 통해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데, 현재 시행되고 있는 시스템은 대부분 ‘새로운’ 작품을 지원한다. 애는 잔뜩 낳아놨는데 키우질 않는다고 표현될 정도다. 이 부분에 대한 반성과 작품 개발 및 유통에 대한 발전된 고민을 모다페와 함께 하며, 유의미한 결과를 찾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이은혜) 제작 작품을 원래 한 작품으로 하려고 하다가, 앞서 팀장님이 말씀해 주신 대로 지역 예술인이라는 카테고리가 너무 한정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고향은 대전이 아니지만 지금 대전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 혹은 대전이 고향이지만 현재 대전에서 활동하고 있지 않은 사람 등 어떤 사람을 대전의 예술인이라 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협의점이 필요했고, 그러다 보니 두 작품을 제작하게 됐다. 모다페는 2018년부터 제작을 시작해, 2019년에는 투자 및 제작을 한 〈호모루덴스〉(HomoLudens)를 폐막작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그 이후로도 그 영역을 점점 넓혀가던 중 코로나19를 만나게 됐다. 해외 팀을 초청하지 못하게 됐지만, ‘모다페 in 대구’, ‘모다페 in 제주’ 등으로 발전시키며 국내 팀을 좀 더 심도 있게 조명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았다. 

지금까지는 지역의 균등한 (문화예술) 발전을 목적으로, 이미 만들어진 작품을 유통하는 형태였다. 그런데 이번 협업은 작품의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만든 ‘공동 제작’이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더한다. 사실 모든 과정이 쉽지 않았고, 그동안 왜 이런 시도가 없었는지 알 것 같은 생각을 많이 했다.(웃음) 새로운 시도에 대한 프로세스를 부족하게나마 전달한다면, 앞으로 더 많은 지자체 기관 및 단체와 예술가의 협업 활동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전미숙  〈거의 새로운 춤〉 ⓒ스프링페스티벌×모다페 공동 프로젝​트​
▲전미숙 〈거의 새로운 춤〉 ⓒ스프링페스티벌×모다페 공동 프로젝​트​

공통된 페스티벌 주제 아래, 각각의 작품이 만들어졌다. 스프링페스티벌이 ‘예술’작품을 소개하고, ‘과학의 도시’ 대전에서 진행된다는 점은 매년 동일한데 올해 주제를 ‘예술과 과학(Art & Science)’으로 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류청)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접촉이 어려워짐에 따라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기술과의 결합을 통함 온라인ㆍ비대면 플랫폼이 확장됐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가 ‘과학의 도시’라 불리는 대전과 잘 맞아 떨어진다는 의견이 모였고, 올해 페스티벌의 주제로 ‘Art&Science’가 선정됐다. 줄여서 ‘아트앤사이’, 예술과 과학의 경계라는 뜻을 담았다. 다소 난해할 수 있는 주제였는데 다행히 안무자들이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이은혜) 전미숙 선생님도 처음 작품을 시작할 땐 걱정이 많으셨지만, 마지막 공연을 마치신 후에, 이번 계기가 아니었으면 이런 도전과 느낌을 평생 못 받아볼 뻔 했다며 고맙다는 말씀을 하셨다. ‘트리플 빌’의 경우 세 안무가가 과학에서 도출해낸 키워드가 저마다 다르고, 작품들만의 색깔도 굉장히 독특했다. 생각해보지 않았던 주제로 안무를 짜는 것이 새로우면서도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는 얘기를 들으니, 우리 역시 작품을 처음 기획했던 의도가 제대로 실현된 것 같아 뿌듯함을 느꼈다. 

▲이은혜 모다페 사무국장 ⓒ김재성 사진기자

스프링페스티벌에 참여한 안무가들은 어떻게 선정됐는가?

(이은혜) 기관에서 최대한 다양한 작품들을 폭넓게 보고 선택할 수 있도록, 1세대 2세대 3세대의 (현재 활동 중인) 모든 안무가의 대표작들을 리스트로 만들어 브리핑했다. 이 과정만 해도 6개월은 걸렸다. 프로젝트 초기에 모다페는 공동제작이 아닌, 무용인과 대전예술의전당의 중간 다리 역할이었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예술가들을 소개해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도록 도와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다. 

(류청) 이야기의 시작은 한참 전에 나왔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출장을 못 다니다 보니 자꾸 딜레이가 됐다. 작년 이맘때쯤 첫 미팅을 했다. 모다페에서 전달받은 리스트를 토대로 그들의 또 다른 작품들까지 찾아가며 신중하게 결정했다. 무용가 개인의 역량도 중요했지만, 전체적인 밸런스도 함께 고려했다. 굉장히 흥미로운 과정이었고, 훌륭한 아티스트를 많이 만나게 된 유의미한 작업이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대전예술의전당의 자산이 쌓였다고 생각한다. 

대전 문화예술계를 현장에서 직접 경험해온 당사자로서, 대전예술의전당만의 경쟁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류청) 서울ㆍ경기권을 제외한다면 사업비, 인력구성, 공연장 시설 등 모든 부분에서 대전예술의전당만한 곳이 없다고 자신한다. 제작 공연을 꾸준히 해왔던 터라,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어 있고 직원들의 노하우 역시 탄탄하게 자리하고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초기의 목표와 프로그램에도 변화가 있었고, 정책적으로도 많이 바뀌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가장 중심에 있는 화두는 글로컬리즘이 아닐까 싶다. 지역적인 것들을 어떻게 개발해서 시민들에게 양질의 콘텐츠로써 선보일까에 대한 고민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모다페와의 프로젝트 역시 하나의 새로운 모티브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현재 대전예술의전당은 게스트 출연 분량 정도를 제외하고는, 대중음악 공연은 개방하지 않고 있다. 이유는 단 하나, 순수예술 분야를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대전 지역에 아직 음악 전용홀이 없다 보니, 예술의전당을 제외하고는 클래식 음악이 연주될 공간이 없다. 대중 예술이 한 번 밀고 들어오면 걷잡을 수 없게 될 거란 생각에서 비롯된, 우리 나름의 순수 예술 보호 장치이다. 조직 안에 음악홀이 생긴다면 무용이나 연극, 뮤지컬 혹은 다른 장르의 혁신적인 프로그램이 들어올 수 있는 여지들은 생길 것 같다. 하지만 대전예술의전당 건물은  공원 부지에 들어와 있는 상황이다 보니, 새로운 건물을 새로 짓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 기관과 별개의 음악 전용홀이 새롭게 지어진다면, 문화예술 전반에서 음악이 훅 빠져나갈 것이 염려된다. 무용과 연극만으로 공연장과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채우기엔 다소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2017부터 2018년 사이, 해외 공연 때문에 동유럽 답사를 두 차례 다녀왔다. 당시 체코의 스메타나 홀에 갔는데, 저녁에 있을 무도회를 위해 공연장 의자를 전부 치워 커다란 하나의 무도회장으로 만들었던 게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이처럼 하나의 공간을 하나의 용도로만 사용하지 않고, 공연되는 프로그램에 따라 모양을 변형할 수 있는 공연장이 꽤 많이 존재한다. 해외 공연장을 돌아보며 공간 활용에 대한 생각을 다양하게 하고, 기존에 가지고 있던 인식도 많이 깨졌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부분이 적용되는 공연장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대전예술의전당이 생긴 이후 문화예술 공연의 관람 폭이 넓어졌고, 지역 예술인들의 참여 기회, 시립예술단의 성장 등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직 개선해나가야 할 점이 있으리라 생각되는데, 어떤 점을 꼽을 수 있을까?

▲류청 대전예술의전당 기획운영팀장 ⓒ김재성 사진기자

(류청) 막간을 이용해 대전의 자랑을 먼저 하고 싶다. 대전의 시립예술단은, 문예회관과 같은 조직으로 이뤄진 다른 도시들과 달리 별도의 조직으로 운영된다. 우리 기관의

사업비에 여유가 있는 이유 중 하나도 이 때문이다. 시립예술단의 예산은 예술의전당 예산에 반영이 안 되니까. 우리는 우리대로, 시립예술단은 시립예술단대로 예산의 압박을 비교적 덜 받으며 활동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발전이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개선이 필요한 지점은, 대전예술의전당만이 아닌 대전 전체를 아울러 말씀드리고 싶다. 일단 인프라에 대한 아쉬움이 가장 크다. 특히 연극인들의 공연 환경이 정말 열악하다. 규모가 작더라도 공연장으로서의 기능을 더 갖출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불어, 이는 대전만의 문제가 아니지만 정책적인 측면에서 꼽자면 서두에 말씀드렸다시피 창작 지원금의 형태가 다양하게 바뀌었으면 한다. 물론 새로운 작품이 탄생하도록 돕는 지원도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이미 세상에 나온 작품들이 한 단계 발전하고, 유통될 수 있는 구조들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창작 작품들이 개발의 단계를 거쳐 시장에서 활발히 유통되기 위해서는, 기관과 예술가가 함께 만든 공공저작물의 저작권에 대한 보완이 이뤄져야 할 것 같다. 예술가들의 저작권을 보호하지 말자는 얘기가 아니다. 다만, 작품을 제작할 때 제작비 지원은 매우 중요한 부분인데 완성된 작품에 대해서는 후에 주장할 수 있는 권리가 전혀 없다는 점이 아쉽다. 돈의 문제가 아니라, 재공연이 되고 더 나은 작품으로 빌드업 되기 위해 기관도 예술가와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계획?

(류청) 대전예술의전당의 계획은 아직 만들어가는 중에 있어서 아직 명확하게 밝히긴 어려울 것 같다. 살짝만 말씀드리자면 내년에 큰 규모의 공연을 두 개 정도 기획 중인데 공교롭게 둘 다 무용 공연이다. 하나는 현대무용, 하나는 발레가 될 것 같다. 여러 상황들로 인해 공식적으로 확정지어 말씀드리긴 어려운 단계이지만, 프랑스 발레단의 공연을 시민들에게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지역 예술인들의 무대 확장에 대해 앞으로도 꾸준히 고민하게 될 것 같다. 이는 3년 전 대전예술의전당으로 올 당시 직무수행 계획서에도 작성했던 부분이다. 지역 예술 활성화를 위한 방안은 다양하게 존재하겠지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전의 예술축제가 생겨 지역 예술인들이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혼자 할 수 없는 일이니 동료 직원들과 함께, 같이 일하는 동안 여러 씨앗들을 뿌리며 시험해보는 중이다. 모다페와의 협업 역시 그 씨앗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