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세상을 보는 창] 책, 마음의 길 내기4. 소중한 사람에게 읽어주고 싶은 글 '세상을 보는 지혜'
[예술가의 세상을 보는 창] 책, 마음의 길 내기4. 소중한 사람에게 읽어주고 싶은 글 '세상을 보는 지혜'
  • 유승현 아트스페이스U대표, 설치도예가
  • 승인 2022.07.1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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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지혜/ 발타자르 그라시안 지음
▲유승현 아트스페이스U대표, 설치도예가

스페인 작가인 발타자르 그라시안이 쓴 스페인 잠언집 '세상을 보는 지혜'는 독일의 대철학자 쇼펜하우어가 엮고 재구성한 책으로 1991년부터 초판 되어 현재까지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필자의 독서습관은 한 권씩 정독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여러 장르의 책을 여러 곳에 비치하여 마음이 닿을 때마다 읽는 것을 좋아한다. 이 책은 공교롭게도 욕실에서 반신욕을 하다가 만난 책이다. 인간으로서 품위를 지키며 살아가는데 필요한 295편의 짧은 글을 만날 수 있다. 그저 단순하게 삶의 처세술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우리 삶을 투영하고 거울처럼 비춰볼 기회를 제공한다. 어쩌면 이 책은 비관적인 세계관이 기본 바탕일 수도 있겠다. 당신도 인간의 사악함과 나약함에 대하여 인정하는가? 세상은 사랑이 가득한 곳이 아닌 것을 알고 있는가? 이 비관적인 현실을 알고 있다면 당신 삶은 결코 비관적이지 않다. 약점많은 우리 삶을 사실대로 받아들인다면 냉혹한 현실에서 요령 있게 살아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295개의 챕터마다 재치와 기지, 넘치는 역설이 가득하다. 소중한 사람에게 읽어주고 싶은 책, 쇼펜하우어가 선택한 책, 세상을 보는 지혜를 짧게나마 열어본다.

​중요한 사람인 척 말고 중요한 사람이 되라

“사람들은 아무 근거 없이 자신이 중요한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려 한다. 자신이 하는 모든 일을 신비롭게 꾸미는 것이다. 이는 야비한 짓이다……. 중략……. 자신은 행동으로 만족하고 그에 관한 이야기는 남들에게 맡기라. 행동에 전념하고 이로써 무엇을 사려 하지 말라.” 현대인 대부분이 바쁘게 살고 있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일상으로의 회복으로 사람들은 더욱 뛰어다닌다. 특히 전문적인 일을 하는 그룹일수록 분주한 모습이고 일과는 늘 밀려있다. 너도나도 서로 질세라 중요한 업무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어느 신문기사에서 바쁠수록 능력 있는 사람처럼 보인다는 글을 읽은 기억이 있다. 무엇이 우리를 중요하게 만들고 있는지 뒤돌아보자. 너 중요한 사람아.

그대 자신에 대한 존경을 잃지 마라.

스스로 비천하게 되지 말라고 그에 이르는 여러 방법 중 자신을 두려워하라고 책은 말한다. 자신을 위대하게 만드는데 현대인들은 온 정신을 쏟고 있다. 하지만 모든 위대함은 완전성을 필요로 한다. 그것이 숭고한 것일수록 그 안에서 최고가 되기가 어려운 것인데 결국 자신에 대한 존경을 나타내는 것은 인내하며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다. 기다림에 익숙한 이들은 자신을 세련되게 단련할 줄 안다. 성급함에 밀리지 말고 정열을 잠재울 줄 알 때 인내의 위대한 정신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대 자신을 알라. 그대 자신을 알기 전에는 그대의 주인이 될 수 없다.

행복을 얻는 기술

행복을 누리는 데에는 규칙이 있다. 지혜로운 자에게 행복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노력은 행복을 뒷받침한다. 길고 긴 시간을 거쳐야만 사물의 중심에 도달한다. 쉬운 일은 어려운 것처럼 하고 어려운 것은 쉬운 것처럼 하는 것이 어떨지. 당신 주변에 비범하고 특출한 사람이 있는가? 있다면 태평하게 행복의 여신을 기다린 것이 아니라 대담하게 삶을 개척하고 살아가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착각 속에 살아간다. 상상력은 우리의 행복을 다스릴 수 있지만, 우리의 지성마저 상상력의 지배를 받는다면 우리의 어리석음을 실감케 할 뿐이다. 우리의 상상력을 온전하게 다스려야 한다. 겉으로 드러난 크기와 모양보다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해야 한다. 모든 것의 완전성은 양이 아니며 질에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라면 탁월하고 귀한 것에 행복감을 느낄 것이다. 탁월함의 근원이 내실을 가꾸는 것이라는 사실은 당연한 것이다. “어떤 일에서든 최선의 것을 택하라. 사물의 본질을 파악하고 상황을 즉시 감지하라. 이야기할 때는 주의하라. 말과 성과를 구분하라. 매사에 언제나 여분을 지녀라, 진부해지는 것이 두려워 이치에서 벗어나지는 마라, 대수롭게 여길줄도 알라” 등 우리가 알면서도 쉽게 범하기 쉬운 실수를 다시 한번 고민할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는 책이다. 세상을 보는 지혜는 결국 나에게 이르는 길이다. 필요한 만큼의 품위를 지니고 현실을 자각하며 지혜로운 사람이 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