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중박 중앙아시아실, 《영원한 삶의 집, 아스타나 고분》 상설 전시 시작
국중박 중앙아시아실, 《영원한 삶의 집, 아스타나 고분》 상설 전시 시작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7.18 14: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300년 전 영원한 삶을 추구한 고대인의 흔적
중국 신장웨이우얼자치구 ‘아스타나 고분군’ 발굴 성과 공유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중앙아시아 지역 아스타나 고분군에서 출토된 1300년 전 흔적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윤성용)은 지난 16일부터 상설전시관 3층 세계문화관 중앙아시아실에서 《영원한 삶의 집, 아스타나 고분》 전시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국중박 소장 중앙아시아 컬렉션 중 20세기 초 일본 오타니[大谷] 탐험대가 아스타나(阿斯塔那) 고분에서 수집한 자료에 관한 조사 성과를 공개하는 자리다.

▲〈복희와 여와 그림〉, 투루판 아스타나 고분, 7세기, 비단에 채색, 110×238cm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아스타나 고분군’은 중국 신장웨이우얼자치구(新疆維吾爾自治區) 투루판시(吐魯番市) 동남쪽의 도성 유적인 고창고성(高昌故城) 근교에 조성된 지배계층의 공동묘지다.

20세기 초 서구 열강이 주도한 실크로드 탐험과 1959년부터 여러 차례 이루어진 중국 측의 발굴조사로 지금까지 400기가 넘는 무덤이 발견됐다. 복희와 여와 그림[伏羲女媧圖], 나무와 흙으로 만든 인형과 토기, 음식, 문서 등이 매우 양호한 상태로 발굴돼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아스타나 고분 출토품 연구에 풍부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출토품을 널방, 널길 등 출토 위치별로 구분해 보여준다. 이를 통해 껴묻거리(죽은 사람과 함께 무덤에 묻는 부장품)의 성격과 기능을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말을 탄 무인상〉, 투루판 아스타나 고분, 7~8세기, 나무, 흙에 채색, 높이36cm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박물관이 소장한 복희와 여와 그림 세 점 가운데 가장 큰 〈복희와 여와 그림〉(도1)을 공개하면서, 실물 크기로 만든 복희와 여와 그림을 전시실 천장에 매달아 무덤 안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도록 연출했다.

상반신은 사람, 하반신은 뱀의 모습을 한 두 창조신 그림으로 우주와 만물의 탄생을 상징한다. 널방 천장에 설치됐던 이 그림은 죽은 사람이 다시 태어나 내세에서 풍요롭게 살고자 했던 염원을 표현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무덤 널방에서 발견된 〈구슬무늬 명기와 나무 받침〉(도2)은 1916년 박물관 입수 당시의 목록과 사진을 참고해 세트를 맞춰 전시한다.

▲〈구슬무늬 명기와 나무 받침〉, 투루판 아스타나 고분, 6~7세기, 토기, 나무, 받침 길이76cm
▲〈구슬무늬 명기와 나무 받침〉, 투루판 아스타나 고분, 6~7세기, 토기, 나무, 받침 길이76cm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그밖에도 무덤 옆방에 두었던 인형 가운데 〈말을 탄 무인상〉(도3, 4)은 파편들로 남아있던 것을 이번에 새롭게 접합해 복원했다. 컴퓨터 단층촬영[CT] 조사로 밝혀진 제작 방법도 함께 소개한다.

상설 전시로 운영되는 이번 《영원한 삶의 집, 아스타나 고분》은 1,300년 전 죽어서도 영원한 삶을 바랐던 당시 사람들의 염원을 느껴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