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서울문화재단 「대학로 극장 ‘쿼드’」 개관…新대학로 문화 개척 의지 담아
[현장스케치] 서울문화재단 「대학로 극장 ‘쿼드’」 개관…新대학로 문화 개척 의지 담아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7.22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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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공사 마치고, 7월 20일 개관
1차 창·제작 중심 유통 극장 지향
블랙박스 형태, 가변형 극장으로 리모델링
7.21~8.28 개관 페스티벌, 11개 장르 12개 공연 선봬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대학로 상업화로 인한 젠트리피케이션, 갑작스럽게 불어 닥친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위축됐던 대학로 공연 문화에 새로운 바람이 분다.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이창기)은 지난 20일 옛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을 리모델링한 가변형 블랙박스 형태인 ‘대학로극장 쿼드(QUAD)’개관을 알리며, 예술가의 창작을 지원하고 시민들의 문화향유 장을 넓히는 하반기 문화예술 3대 전략을 발표했다.

▲ ‘대학로극장 쿼드(QUAD)’ 전경 (사진=서울문화재단 제공)

지난 20일 극장 ‘쿼드’ 개관식에 앞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30년 이상 연극, 소형 뮤지컬 등 한국 공연예술의 중심지 역할을 해 온 ‘대학로’의 의미를 다시 짚으며, ‘대학로극장 쿼드(QUAD)’개관과 함께 앞으로 시행될 재단의 운영 전략들이 新대학로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재단은 ‘쿼드’ 개관 이후, 올 11월 연극 중심의 정보센터이자 허브였던 ‘서울연극센터’와 장애예술인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를 연이어 개관할 예정이다.

다시 한 번 대학로에 숨결을 불어넣고, 문화예술 생태계 현장에서 예술가와 향유자가 공존하기 위해 재단이 내세운 3대 전략은 다음과 같다. “(1) 코로나19로 위축된 문화예술계 활력 회복” 재단은 극장 ‘쿼드’를 개관하며 공연예술계의 활력을 이끌고, 서울문화재단 대학로센터에 조성된 ‘예술청’을 축으로 서울예술인종합지원센터의 역할을 강화해 해 마다 약 1천여 명의 예술인이 지원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2) 문화예술을 통한 시민의 일상 회복” 전략은 공연, 전시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다른 기관, 행사와 협력해 예술가들이 소통할 수 있는 자생적 예술생태계 지원하고, 이를 기반으로 시민들의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대학로극장 쿼드는 서울아트마켓(PAMS)과 협력해 공연예술의 허브 역할을 강화하며, 서울문화재단 대학로센터 1층에서는 예술가와 시민이 함께 만나는 갤러리 카페인 <예술인 NFT 전시카페>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지난 4월부터 시작한 <서울 스테이지11>은 올 11월까지 6천여 명의 관객들이 수준 높은 공연을 제공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3) 미래를 위한 공존과 포용의 가치 확산” 전략은 최근 서울시에서 주요 시책으로 내세운 ‘약자와의 동행’과 어우러져 시행된다. 재단은 대학로극장 쿼드 객석의 5%를 사회적 취약 계층에게 나눔으로써 문화예술계 약자와의 동행을 실천하고, 예술창작지원사업에 선정되지 못한 예술가들의 공연, 전시 등을 대신 홍보해주는 <서울예술인희망캠페인>의 본격적인 시작으로 개별 분야 각계각층에 존재하고 있는 사각지대를 지원해나가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서울문화재단이 新대학로 시대를 열어갈 대학로 극장 쿼드를 소개하는 기자간담회를 20일 오전 11시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개최했다.
▲서울문화재단이 新대학로 시대를 열어갈 대학로 극장 쿼드를 소개하는 기자간담회를 20일 오전 11시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개최했다. (사진=서울문화재단 제공)

문화예술계‧서울시 인사 모인 ‘쿼드’ 개관식

기자간담회 이후 열린 ‘쿼드’ 개관식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 박상원 서울문화재단 이사장 및 예술 협회 단체 대표, 원로 배우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본식 이후 이어진 장사익 소리꾼의 축하공연은 쿼드의 개관을 더욱 찬란하게 만들었다.

오 서울시장은 축사를 통해, 코로나 기간동안 문화예술계에 닥친 어려움에 대한 격려를 전했다. 최근 다시 증가하고 있는 코로나 확진자 수에 대한 염려를 보내면서도, 바이러스가 정착이 돼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문화예술계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시기가 오고 있다는 응원의 말을 보냈다. 극장 쿼드의 개관이 그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도 힘주어 언급했다.

덧붙여 오 시장은 현재 서울시에서 시행하고 있는 ‘공연봄날’ 지원 사업을 언급하고, 앞으로 추진할 ‘청년 문화패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오 시장은 “‘공연봄날’ 사업을 통해 초‧중‧고 시기 청소년들이 문화예술을 많이 접하고, 이러한 지원이 청년 시기까지 확대되다보면, 10년 20년 뒤에는 공연을 직접 즐기러 찾아다니는 문화예술 애호가가 탄생할 수 있는 기반이 되지 않을까 싶다”라며 시민들의 각종 문화예술적 경험에 시 단위의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는 얘기를 전했다.

▲QUAD 개막식서 축사를 전하는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 (사진=서울문화재단 제공)
▲QUAD 개막식서 축사를 전하는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 (사진=서울문화재단 제공)

오 시장은 축사 끝에 서울시의 제 11대 서울시의회 의장으로 선정된 김현기 서울시의회장의 지난 임기 문화체육관광위원장 이력을 언급하며, 김 의장의 도움이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제 11대 서울시의회 전반기 의회장으로 선출된 김 의장은 오 시장 뒤를 이어 축사를 전했다. 김 의장은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으로 재임할 당시 있었던 세종문화회관 중강당 리모델링을 언급하며, 서울문화재단의 극장 쿼드 개관까지 있었을 어려움에 공감을 보냈다. 이어 문화예술을 위한 서울시 투자에 대해서도 적극 동조하는 뜻을 더했다.

의장은 “서울시 전체 예산 중 문화예술 분야 예산이 4%일 때부터 일을 해왔다. 지금은 5%의 예산이 책정돼 있는데, 이 예산의 비율이 10%가 되는 날을 기대해보겠다”라며 “서울시장님이 예산을 많이 편성해오면, 거기에 더 예산을 얹어서 편성해 통과시켜보도록 하겠다”라는 의지를 전했다.

▲QUAD 개막식서 공연을 펼치는 장사익 소리꾼 (사진=서울문화재단 제공)

대학로 역사 담긴 동숭아트홀 자리서, 새롭게 도약하는 극장 ‘쿼드(QUAD)’

48억 원의 공사비 투입, 2년간의 리모델링 공사를 거쳐 새롭게 개관한 서울문화재단 대학로 극장 ‘쿼드’는 연극·무용·음악·전통·다원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무대에 올릴 수 있는 블랙박스 형태를 특징으로 갖고 있다.

‘쿼드’는 258석의 객석을 보유했고, 1,175 제곱미터(㎡)의 지하 2층에는 객석, 무대, 로비, 안내데스크, 물품보관소, 분장실 등이 자리하고 있다. 지하1층에는 객석, 조정실이, 지상 1층에는 공연장을 찾는 관람객을 위한 편의시설인 ‘카페 쿼드’가, 5층에는 연습실과 소규모 공연이 가능한 프로젝트 룸이 조성돼 있다.

간담회에서 극장 개관 소개를 맡은 김용호 예술창작본부장은 옛 동숭아트홀이 지니고 있던 역사를 언급하며, ‘쿼드’가 새롭게 지향해나갈 방향성을 함께 설명했다.

▲극장 개관 소개를 맡은 김용호 예술창작본부장 (사진=서울문화투데이)

김 본부장은 “동숭아트홀은 1980년 당시 대학로의 랜드마크로, 대종상 영화제도 열렸던 곳이다. 리모델링이 결정되면서, 극장을 어떤 방향으로 구성해나갈지 많은 논의가 있었고, 결론적으로는 ‘새로운 시도를 받아들일 수 있는 극장’으로 재탄생시키자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라며 “과거에 준공된 건물이기에 안전 검사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였고, 내진설계를 보강하고 극장의 원형이었던 프로시니엄(Proscenium/액자형 무대)형태를 다양한 형태의 무대로 활용할 수 있는 가변형 극장으로 리모델링하면서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라고 말했다.

‘쿼드’는 공연 장르에 따라, 무대와 좌석을 다양한 형태로 바꿀 수 있다. 또한, 다양한 무대 연출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상부 배튼 시스템, 레일방식의 포인트 호이스트(23기), 하부 리프트(2기), 무대 트랩도어(7개) 등을 적용해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최소화하고, 국내 공연장 최초로 국산 스피커시스템을 도입해 극장 특성에 최적화된 음향시스템을 구비했다는 설명이다.

▲ ‘대학로극장 쿼드(QUAD)’ 전경 (사진=서울문화재단 제공)

이 대표는 극장 ‘쿼드’가 갖춘 시스템에 대해 “과할 정도로 높은 수준의 시스템이 준비돼 있다”라며 공연장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시스템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고 준비할 수 있는 능력있는 스탭진들도 함께 해 ‘쿼드’에서 다양한 시도와 공연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객석, 무대, 분장실 등 극장 전 구역에 유니버셜 디자인(범용 디자인)을 적용해 장애·비장애와 관계없이 창작자와 관객 모두의 접근성을 높였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대표는 “국내 극장에서는 아마 처음으로, 휠체어 리프트를 설치한 극장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김 본부장은 극장 개관과 함께 열리는 개관 페스티벌 공연에서 ‘베리어 프리(무장애)’ 공연을 시도해 장애인 관람객들의 극장 접근성에 대한 방법들을 실험하고 점차적으로 시도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도 말했다.

▲서울문화재단 이창기 대표이사가 옛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을 리모델링한 대학로극장 쿼드를 처음으로 소개하고 있다.
▲서울문화재단 이창기 대표이사가 옛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을 리모델링한 대학로극장 쿼드를 처음으로 소개하고 있다.  (사진=서울문화재단 제공)

‘1차 창·제작 중심의 유통극장’ 정체성 지향

대학로 공연예술계의 새로운 바람을 주도하기 위해 재단은 ‘쿼드’의 정체성을 ‘1차 창·제작 중심의 유통극장’으로 삼는다. 해마다 50여 작품이 무대에 오르고, 총 2백 회에 걸쳐 2천여 명의 예술가들이 동참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재단은 작년 말부터 자체제작 작품 5편을 준비해오고 있었고, 내년도에는 4편의 작품이 공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단은 연극·음악·무용·전통·다원 등 다양한 1차 제작 작품을 서울시 25개 자치구에 있는 공공극장에 연중 공급하는 유통극장으로 역할에도 힘을 쏟을 것이라는 점에도 방점을 찍었다.

이 지점에 있어서, 다수의 취재진들이 자치구 문화재단의 의사가 포함되지 않은 서울문화재단의 일방적인 유통망이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했다. 한 취재진은 “서울 자치구 재단에서 순수 예술 중심의 1차 제작극에 대한 수요가 있을지 궁금하다. 또한, 자치구 문화재단 예산 규모를 고려한 전략인지도 의문이 든다”라는 질문을 던졌다.

질문에 이 대표는 공연 창작과 더불어 활발한 유통망이 공연 예술계 성장에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자체제작 공연 유통으로 시민의 문화적 경험의 폭을 넓혀갈 것이라고 유통망 전략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어, 예산의 경우 자치구별로 소통해 지원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 답변에도 몇몇 취재진들은 서울문화재단의 일방적인 유통망 제안이 아니냐는 문제제기를 이어나갔다. 이에 김 본부장은 “전략을 발표하기 전, 몇몇 자치구 대표에게 작품 유통에 대한 의향을 물어봤었고 긍정적인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특정할 수는 없지만 몇몇 문화재단 대표들은 자신의 자치구에 먼저 유통을 해달라는 호응도 있었기에 부정적인 분위기가 아니라는 점을 전하고 싶다. 각 자치구 문화재단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유통 방식에 대해선 계속 고민할 것이다”라고 답했다.

극장 ‘쿼드’ 개관은 코로나이후 서울문화재단이 새롭게 지향해나가고자 하는 문화예술 전략의 가치들을 확인해볼 수 있는 자리였다. 옛 동숭아트홀의 자리에서 대학로가 가진 역사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시대와 발맞춰 변화하는 재단, 좀 더 많은 예술가와 많은 시민들에게 다가가겠다는 재단의 포부가 느껴졌다.

▲개관 페스티벌 공연 앰비규어스댄스컴퍼티 '생 날 몸뚱아리' 홍보 이미지 (사진=서울문화재단 제공) 

극장 ‘쿼드’에서는 지난 21일부터 8월 28일까지 개관 페스티벌을 열어, 新대학로 시대의 시작을 알린다. 개관 페스티벌 슬로건은 "새로운 시대, 새로운 예술가·관객과 함께, 새로운 극장의 가능성을 열다"로 11개 장르에서 총 12개 공연이 관람객을 찾는다. 쿼드 개관 페스티벌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서울문화재단(www.sfac.or.kr)과 대학로극장 쿼드(www.quad.or.kr)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고, 대학로극장 쿼드, 인터파크, 클립서비스, 예스24, 티켓링크에서 예매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