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석홍 초대전 《世上의 始作(세상의 시작)》, ‘돌’이야기로 시작되는 세계
하석홍 초대전 《世上의 始作(세상의 시작)》, ‘돌’이야기로 시작되는 세계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8.0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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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원아트갤러리, 8.2~30
회화, 오브제, 설치 신작 10여 점 공개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투박한 돌을 소재로 인위적이지 않은 자유로움에 대해서 표현하는 작업을 선보이고 있는 하석홍 작가의 초대전이 개최된다. 혜원아트갤러리(강남구 논현동 34-8 마노빌딩3F)에서 2일 시작해 오는 30일까지 열리는 전시 《世上의 始作(세상의 시작)》이다. 이번 전시에선 하 작가의 10여 점의 회화, 오브제, 설치 신작이 출품된다.

▲하석홍, <小曲>, 미생물 숙성 故紙, objet on Canvas pannel, Acrylic, mixed media_97X117cm, 2022 (사진=혜원아트갤러리 제공)

하석홍(1962~ ) 작가는 제주 태생으로 ‘돌’이라는 주제로 작업을 해오고 있다. 제주 현무암을 모티프로 종이·천연광물·먹물·색소 등이 혼합된 고유한 기법을 고안해 현무암을 재현하고 회화, 조각, 퍼포먼스, 설치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지난 4월 2022년 12회 “한국미술평론가협회 작가상”을 수상하고 《돌로 그린 화가의 세상》展(관훈갤러리, 4.15-30)에서 ‘제주-꿈-자연’으로 확장되는 예술세계를 선보였다.

이번 전시에선 돌을 주제로 한 하 작가의 심화된 미학이 공개된다. 전시에서 주목할 것은 〈根 root〉, 〈小曲〉, 〈世上의 始作〉으로 이어지는 작품의 서사다. 돌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표현하는 하 작가는 ‘돌의 이야기’를 통해 세계의 근본과 작은 이야기(小曲)들 그리고 태초의 시작을 표현한다.

▲하석홍, 〈根 root〉, 미생물 숙성, 故紙, 캔버스패널에 오브제, 아크릴릭, 혼합재료, 117×97cm, 2022 (사진=혜원아트갤러리 제공)

〈根 root〉 시리즈는 태초부터 시작된 무수한 시간을 담고 있는 돌의 표면을 캔버스 위에서 세밀하고도 대담한 필치로 담아낸 작품이다. 각양각색 돌의 질감과 표면을 회화적으로 펼쳐낸 화면은 자연물이 품고 있는 정제되지 않은 시간과 감각을 즉물적으로 전달한다. 〈小曲〉 시리즈에선 작가의 고유한 기법으로 재현된 현무암 오브제와 캔버스가 결합해 새로운 서사와 음율을 펼친다. 추상과 구상을 오가는 표현 속에서 작가 특유의 흐름과 리듬감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하석홍, 〈根 root〉, oil on Canvas, 162X130X3cm, 2022 (사진=혜원아트갤러리 제공)

회화 작품과 함께 전시되는 대형 현무암 설치작업은 전시장 안을 독특한 분위기를 가진 공간으로 탈바꿈 시킨다. 조명과 그림자를 이용해 오브제와 회화 작업을 새로이 결합한 작품에선 세상의 부분이자 근원으로서 돌이 지닌 무수한 이야기와 가능성을 상상하게끔 한다. 돌의 형상으로부터 발화되는 ‘세상의 시작’을 느껴볼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