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신의 장터이야기 55] 여름이 더워야 곡식이 익어유!
[정영신의 장터이야기 55] 여름이 더워야 곡식이 익어유!
  • 정영신
  • 승인 2022.08.09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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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신의 장터이야기 55
2011 강원 삼척근덕장 ​Ⓒ정영신
2011 강원 삼척근덕장 ​Ⓒ정영신

 

오일장은 날씨에 큰 영향을 받는다.

비가 내리거나, 눈이 오는 날이면 장터가 한산하다.

제아무리 날씨가 궂다고 한들 장사를 포기하지 않는다.

요즘처럼 무더운 여름에 장()에 가면 더위를 이겨내는

방법들이 다채롭다.

막대 아이스크림을 나눠 먹으며 웃는 할매들,

할매팔둑만한 오이를 옷소매에 쓱쓱 문질러 잘라먹는 모습등,

첫마수를 잘했다며 통큰할매가 사온 수박 한 통에

가만가만 물러가는 더위 소리에 장안이 온통 빨갛다.

 

2017 천안 성환장 ​Ⓒ정영신
2017 천안 성환장 ​Ⓒ정영신

 

장터 입구에는 밭에 있는 푸성귀를 뜯어온 아짐이

등어리에 비닐로 싼 얼음주머니를 얹어놓고

연신 시들어가는 푸성귀에 물을 뿌린다.

한아재는 수건에 싼 얼음을 머리 위에 올려놓았다.

수건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훔치던 아재는

 

여름이 더워야 곡식이 익어유, 자연이 허는 일인디

우리가 어쩌겠시우 참아야쥬

 

2017 천안 성환장 ​Ⓒ정영신
2017 천안 성환장 ​Ⓒ정영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