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경남도지사 용퇴인가 빅딜인가?
김태호 경남도지사 용퇴인가 빅딜인가?
  • 홍경찬 기자
  • 승인 2010.01.26 11: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권 야심·입각설 해석 분분, ‘靑, 시·도지사 물갈이’ 분석도

 김태호 경남도지사(48)가 지난 25일, 6월 2일 지방선거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더 이상 도지사직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수많은 시간, 밤잠을 설치면서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놓고 고민을 거듭한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밝혔다. 향후 진로에 대해서는 “구체적 계획은 없고 정치일정은 임기가 끝난 후에 생각해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 김태호 경남도지사(48)가 지난 25일 6월 2일 지방선거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김 지사는 3선이 유력시되던 터여서 불출마 배경을 놓고 궁금증이 증폭되고있다.

 당장 김 지사의 차기 대권 도전 가능성이 제기됐다. 김 지사는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대권 도전 야망을 처음 피력한 후 중앙정치에 대한 관심을 줄곧 버리지 않았다.

 이날 회견에서도 “꿈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김 지사의 한 측근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방에 머무르려고 불출마 선언을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2012년 차기 내지 2017년 차차기를 염두에 두고 중앙정치 무대 진출이란 전략적 선택을 감행했다는 풀이다.

 관련해서 이날 김 지사나 청와대가 부인하긴 했지만 ‘입각설’도 꺼지지 않고 있다. 광역단체장 재선의 경험에 내각 경력을 붙일 경우 전국적인 인지도를 가진 대권후보군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행정안전부 장관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김지사는 2006년 지방선거 당시 박근혜 대표가 공천한 인사이다. 더욱이 김 지사의 경우 친박계는 아니지만 시·도지사들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친박계와 우호적 관계로 알려져 있다. 김 지사의 불출마로 빈 경남지사에 이달곤 행안부 장관이 유력 대체후보로 거론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때문에 친박계는 ‘청와대 개입’ 가능성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 점에서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된 김 지사가 최근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을 두고선 양 갈래 해석도 나온다. 불출마가 입각 등 본격적인 중앙정치 무대 진출을 위한 것이라면 ‘도덕성 시비’를 온전히 정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물갈이 흐름 해석의 연장선에선 정권 핵심부와의 빅딜설이 거론되기도 한다.

 김 지사의 불출마 선언으로 지방정가가 요동

 현재 도지사 후보군은 전·현직 국회의원, 장관 등을 포함해 10여 명으로 예비후보 등록일인 내달 2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초단체장과 장관이 광역단체장에 출마할 경우 선거일 60일전(3월4일), 현직 국회의원은 후보자 등록일(5월13~14일) 전까지 사퇴하면 출마할 수 있어 막후 움직임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지사 후보군으로 한나라당 권경석·김학송·윤영·이군현·이주영 국회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또한 이방호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 이달곤 행안부장관과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장관,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강병기 농민위원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와 함께 마창진 통합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황철곤 마산시장과 박완수 창원시장도 김 지사 불출마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황철곤 마산시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보다 큰 행정을 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박완수 창원시장은 "통합시 준비와 시민들과 지켜야 할 약속 등 아직 할 일이 많다"면서도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생각을 해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한나라당 이주영 도당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김 지사 거취와 관련 아무런 교감이 없었다"며 "도지사 출마예상자들을 위해서 자신의 거취를 빨리 결정해준 것도 좋은 일"이라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서울문화투데이 경남본부 홍경찬 기자 cnk@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