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미술관, 《2022 OCI YOUNG CREATIVES》 선정 작가 전시 개최
OCI미술관, 《2022 OCI YOUNG CREATIVES》 선정 작가 전시 개최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8.23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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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지, 신선우 개인전…8.25~9.28
이수지 《Liminal Phase》 과정 가시화하는 작업
신선우 《환상특급 시즌 4》 의미심장한 도상, 낯선 관계 조성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만 35세 이하 신진 창작들을 대상으로 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역량 있는 작가들을 발굴하고 있는 OCI미술관이 올해의 신진작가 전시를 개최한다. OCI미술관(관장 이지현)은 2022 OCI YOUNG CREATIVES 선정 작가 6명의 개인전을 지난 7월 1일부터 오는 11월 24일까지 약 5개월에 걸쳐 연달아 선보일 예정이다.

▲이수지,big black squares 03, Paper, thread, ink, linen, 81x56cm, 2021
▲이수지,big black squares 03, Paper, thread, ink, linen, 81x56cm, 2021 (사진=OCI 미술관 제공)

올해 ‘OCI YOUNG CREATIVES’ 선정 작가는 김예솔, 신선우, 이수지, 임지현, 한상아, 황규민이다. 이들은 OCI미술관 1층 또는 2층 전시장에서 개인전을 열고, 젊은 작가 특유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열정이 담긴 작품을 선보인다. 이들의 작품은 앞으로 한국 현대미술을 이끌 신세대 작가들의 향방을 가늠해 볼 기회가 된다.

7월에는 선정 작가 중 김예솔, 황규민의 개인전이 열렸고 오는 8월 25일부터 9월 28일까지는 신선우, 이수지의 개인전이 열린다. 10월에는 임지현, 한상아의 전시가 예정돼 있다.

미술관 1층에서 전시되는 이수지 개인전 《Liminal Phase : 4장과 5장 사이》는 중간지대를 의미하는 ‘Liminal Phase’라는 단어를 통해 결과보다는 과정 자체를 가시화하기 위해 연구하는 그의 작업을 표현한다. 이수지가 만드는 모노톤의 화면에는 조밀한 격자를 이루는 무수한 선들이 가득하고, 그 사이에 알파벳과 도형이 묵묵하고도 가지런히 배열돼 있다. 프린트된 작품인 듯 착각 할 수 있지만, 작품을 가까이 다가와 들여다보면 한 땀 한 땀의 실을 직접 수놓아 만들어낸 노동집약적 화면을 마주할 수 있다.

▲이수지, composition 05, Paper, thread, ink, 91x56cm, 2022
▲이수지, composition 05, Paper, thread, ink, 91x56cm, 2022 (사진=OCI 미술관 제공)

이수지는 무엇을 "어떻게" 만드는가에 집중한다. 쉬운 길도 어렵게 돌아가려는 수행적 태도를 통해 표면의 이면에 누적된 고뇌의 시간과 노력의 가치를 드러내려 애쓴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그래픽을 공예 하는 아주 사적인 방법론"이라고 설명하는데, 여기에서 집중해볼 지점은 “아주 사적인”이다.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한 이수지는 지속적으로 그래픽을 손으로 직접 구현할 방법을 연구해왔다. 첨단 인쇄술과 손의 예민함은 달랐고, 그 간극에서 발생한 차이는 분명했다. 그는 이 지점에서 작업의 가치 ‘인간이기에 가질 수 없는 정확성과 인간이기에 드러낼 수 있는 비정형성’을 발견한다. 전시는 이수지가 발견한 ‘아주 사적인’ 가치에 대한 의미를 공유한다.

▲신선우, 슬라이드, oil on canvas, 130x162.2cm, 2022
▲신선우, 슬라이드, oil on canvas, 130x162.2cm, 2022 (사진=OCI 미술관 제공)

미술관 2층에서 열리는 신선우 개인전 《환상특급 시즌 4 : 블루, 볼케이노, 썸머》는 작가가 바라보고 있는 ‘요즘 세상’을 선보인다. 신선우가 만드는 화면은 맥락을 탈락당한 여러문화권들의 이미지가 숨 가쁘게 교차하고 있다. <출발합니다> 작품에선 중앙을 등진 채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유색인종의 뒤에서 피를 흘리는 원시 부족이 보이고, 그 옆을 롤러코스터가 지나간다.

▲신선우, 출발합니다, oil on canvas, 130.5x194cm, 2022
▲신선우, 출발합니다, oil on canvas, 130.5x194cm, 2022 (사진=OCI 미술관 제공)

작가는 화면을 의미심장한 도상으로 가득 채운다. 얼핏 이들이 하나의 대서사를 이루는 듯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종잡을 수 없는 수수께끼만 마주하게 되는 화면이다. 신선우는 국가나 환경에 따라 같은 상황을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는 지점들을 주목한다. 작가는 옳고 그름을 판단하거나 진리를 제시하는 대신, 새로운 이야기의 포문을 여는 방법을 택해 화면을 만든다. . 무심한 듯 나열된 일련의 사건들이 어지럽게 혼합되며, 단편적으로 존재하는 형상들의 군집은 낯선 관계를 생산하기에 이른다.

유화를 사용하지만, 건식 재료를 활용한 듯 건조하게 마감된 독특한 화면을 구사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과감한 구도, 세밀한 묘사력에서 시작되는 팽배한 화면, 강렬한 색감, 붓의 스트로크 등은 작가가 구현하고 있는 다채로운 회화의 매력과 깊이를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