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KCDF 《2022 한복 상점》, 대중-한복 더욱 가깝게 만드는 기회
[현장스케치] KCDF 《2022 한복 상점》, 대중-한복 더욱 가깝게 만드는 기회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8.26 1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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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엑스 D홀, 8.25~28
한국적 푸른 빛 ‘쪽빛’ 다룬 기획전시
전통적 한복, 현대적 재해석 한복 아울러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명절이나 중요 행사자리에서만 갖춰 입게 된 우리네 전통복장 한복을 현대인의 일상 속에도 소개하는 자리가 열렸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보균, 이하 문체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김태훈, 이하 공진원)이 함께 준비한 《2022년 한복상점》이다.

▲기획전 「바람결에 스며든 푸른 이야기」 김지원 디자이너 작품 (사진=서울문화투데이)

지난 25일에는 《한복상점》의 개막식과 ‘한복디자인프로젝트 공모전’ 시상식이 진행됐다. 이른 시각 진행된 개막 행사에는 《한복상점》 주요 관계자들만 자리해, 한산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오전 11시가 넘어서자, 굉장히 많은 관람객들이 찾아와 현장을 돌아보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부스 사이사이 마련된 탈의실에서 한복을 착용해보려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다. 마켓과 함께 선보이는 주제기획전 「바람결에 스며든 푸른 이야기」와 「‘2022 한복디자인프로젝트 공모전’ 수상작 전시회」에도 많은 관심이 이어졌다.

▲‘2022 한복디자인프로젝트 공모전’ 시상을 하는 김태훈 공진원 원장 (사진=서울문화투데이)

《2022년 한복상점》에는 74개 업체가 참가해, 전통적인 디자인의 한복부터 현대화 된 한복 디자인의 상점까지 두루 만나볼 수 있는 기회였다. BTS 지민이 착용해 유명해진 브랜드 ‘리슬’, 한국관광공사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Feel the Rhythm of KOREA)’ 경주&안동편에서 랩퍼 우원재가 착용해 알려진 ‘꼬마끄(돌실나이)’ 및 크라우드 펀딩 브랜드들도 참여해 각 브랜드마다 독창적인 한복 디자인을 선보이는 자리가 연출됐다.

김태훈 공진원 원장은 “K-팝 스타들이 뮤직비디오나 무대에서 자주 착용하면서 한복에 대한 인지도가 많이 높아졌다”라며 “이제는 ‘한복’을 알리는 것에서 나아가 대중과 한복의 간격을 좁혀야 할 때다. 소비자들이 한복을 더욱 자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한복 보급화를 위해 나아갈 것”이라며 《한복 상점》 개최 의의를 밝혔다.

▲기획전 「바람결에 스며든 푸른 이야기」를 설명하는 서영희 예술감독 (사진=서울문화투데이)

기획전시, 공모전 수상작 전시 등, 한복 현재-미래 볼 수 있어

《한복상점》의 기획전시 「바람결에 스며든 푸른 이야기」는 패션, 전통문화 분야에서 여러 활동을 펼친 서영희 씨가 예술 감독을 맡아서 준비됐다. 이번 전시는 한복 디자이너 10명(김민정(한복린), 김영진(차이 김영진), 김인자(당초문 김인자 한복), 김지원(옷짓는 원), 김혜순(김혜순 한복), 문쌍후(조윤숙한복연구실), 박선옥(기로에), 송혜미(서담화), 이혜미(사임당by이혜미), 이혜순(담연))이 쪽빛 원단으로 제작한 한복을 선보인다. 신라 ‘향가’에 등장하는 수로부인이 동해를 건너는 모습을 재해석해 창작한 작품들이다.

서 예술 감독은 “이번 전시 의뢰를 받았을 때 故이어령 선생님의 ‘삼국유사 이야기’ 책을 읽고 있었다. 이어령 선생은 수로부인을 한국의 아프로디테라고 표현을 했는데, 신라시대의 바다를 수로 부인은 어떻게 건넜을까 상상하며 이번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라며 “‘쪽빛’이라는 푸른색을 자신만의 색깔로 독보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디자이너들로 10인의 작가를 택했다. 기존에 했던 작품을 출품하신 경우도 있지만,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롭게 작업해 선보인 디자이너 분들도 있다”라며 전시를 설명했다.

‘쪽빛’이 가진 다양한 아름다움을 드러내고자 기획된 전시는 같으면서 다른 쪽빛과 디자인이 어우러진 자리였다. 서 예술 감독은 “이혜미 디자이너의 작품 경우 우리나라 청화백자의 문양을 천위에 녹여내고, 소매에는 도깨비불 문양을 새기면서 독특한 아름다움을 만들었다. 이러한 아름다움을 알고 창작할 수 있는 힘들은 전통을 알고 있음에서 시작한다고 느낀다”라며 “이혜순 디자이너는 손누비 장옷과 저고리 등을 선보였는데, 특별히 이번 전시에 꼭 선보이고 싶었다. 우리네 손에서 옷감이 만들어지는 그 매력을 관람객들이 꼭 느끼길 바랐다”라고 작품마다 담긴 이야기를 애정을 담아 전했다.

▲‘2022 한복디자인프로젝트 공모전’ 대상 수상작<신과 만난 인간, 만신>, 수상자 고수경 (사진=서울문화투데이)

기획 전시 왼편에는 「‘2022 한복디자인프로젝트 공모전’ 수상작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기획전시가 이미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디자이너들의 작품이라면 수상작 전시회에는 의상과 한복을 수학하고 있는 이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다. 현대적 느낌이 가미된 전시작들은 앞으로 한복이 나아갈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는 듯 했다.

‘2022 한복디자인프로젝트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은 <신과 만난 인간, 만신>으로 고수경(국민대학교 의상디자인학과)씨가 수상했다. 고수경 수상자는 “아직 의상을 공부하고 있는 학부생으로서 큰 기회를 얻은 것 같다”라며 “이런 공모전에 참여한 것만으로도 보람을 느꼈고, 앞으로 작업을 이어나가는 데에 큰 힘을 얻게 됐다”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고 수상자의 <신과 만난 인간, 만신>은 ‘만신’이라는 존재에 대한 탐구로부터 시작됐다. 고 수상자는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민간신앙이 존재하고 있고, 무당이 존재하는데 왜 그들에 대한 인식은 무섭거나 두려운 것인지 고민하면서 작품을 시작했다. 나도 무당을 좀 무서워했는데, 작품을 준비하면서 김금화 만신을 기록한 영화 『만신』을 보게 됐다. 이 과정 속에서 무당이란, 어쩌면 살아있는 인간들을 위로하고 행복을 바라주고 기원해주는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발상들을 전통복장의 요소들로 풀어냈다”라며 작품 창작과정과 의미를 전했다.

▲ 《한복상점》 부스 전경 (사진=서울문화투데이)

다양한 연령대, 다양한 시각으로 즐길 수 있는 자리

현장에서는 한복에 대한 해외의 인지도를 체감할 수 있을만큼, 해외 관광객들의 모습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또한 《한복상점》을 찾은 다양한 연령층의 관람객들도 눈길을 끌었다. 2030세대부터 중년층 관람객까지 다양하게 현장을 둘러보고, 각 세대에 맞는 한복 브랜드가 자리하고 있어서 여러 업체의 부스에 방문객들이 오갔다.

용포를 활용한 자켓, 두루마리형 트렌치 코트 등에 소비자들의 시선이 머물렀고 철릭원피스, 저고리형 블라우스, 허리치마 등 생활 속에서 쉽게 착용할 수 있는 의류들도 찾아볼 수 있었다. 또한, 한복과 함께 착용할 수 있는 신발과 한복 천을 활용한 가방, 장신구 등도 행사게 참여해 한복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시각을 마련했다.

특히, 규방공예인 조각보의 업사이클(재활용) 가치에 주목해 현대 산업의 재료를 응용하고 재가공해 규방공예의 형식으로 풀어낸 ‘말총갑(김지용)’, 전통공예 기법과 전통문화 패턴을 모티프로 천을 활용한 부채나 노리개 등을 제작하는 ‘아린’ 등 디자이너 특유의 가치관들이 녹아있는 부스들이 눈길을 끈다.

▲ 《한복상점》을 찾은 관람객들이 부스를 구경하고 있다 (사진=서울문화투데이)

시간대 별로 구성돼 운영되는 체험부스에도 많은 인파가 몰렸다. 전통문양 노리개 만들기, 향낭 모빌 만들기, 매듭 키링 만들기 등 한복 장신구들을 직접 체험해보고 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장에 많은 관람객들이 모였다. 또한, ‘한복 바르게 입기’ 체험부스를 운영하는 등 전통의 바른 계승을 위한 자리도 마련됐다.

마켓 및 전시 외에 사업홍보관에서는 한복 교복 및 한복 근무복, 전통한복 소재 등을 전시한다. 생활 속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한복을 착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는 자리로, 올해 새롭게 개발한 한복 교복 30점, 관광숙박업 한복 근무복 15점이 공개된다. 사업에 대한 소개와 한복 교복 및 근무복을 도입한 사례집도 현장에서 무료 배포돼 사업에 대한 대중들의 접근성을 높인다.

▲사업홍보관에 전시된 한복교복, 한복 근무복 (사진=서울문화투데이)

《한복상점》은 우리네 일상과 멀어졌던 한복을 다시 한 번 우리의 곁으로 가깝게 가져오는 자리다. 전통에만 머무르지 않고, 어떻게 한복을 변화시키고 동시대의 우리와 어떻게 나아갈 수 있는지를 함께 고민해보게 한다. 나아가 한복 관련 종사자들의 교류를 주도하고 유통망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해내 앞으로의 발전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