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중계] 예술경영지원센터, 미술시장 세미나 개최 “한국 미술 시장 어떻게 변화 할까?”
[지상중계] 예술경영지원센터, 미술시장 세미나 개최 “한국 미술 시장 어떻게 변화 할까?”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8.29 1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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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상반기 한국 미술시장 세미나’ 개최
급격한 성장 이룬 한국 미술 시장, 소프트 랜딩 필요해
영(young)컬렉터들의 등장, 온라인 시장 확장 시장 채널 다변화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9월 초 Kiaf, Frieze가 함께 개최하는 국제아트페어가 준비된 가운데, (재)예술경영지원센터는 지난 8월 11일 ‘2022 상반기 한국 미술시장 세미나’를 개최하고 한국 미술시장의 동향과 발전 방향에 대한 논의의 장을 만들었다.

▲세션3
▲세션3 ‘미술시장 확장’ 토론회 현장‘ (사진=서울문화투데이)

올해 한국 미술시장은 지난 해 9천억 원 시장 형성에 이어 1조원 대 시장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시장의 규모 확장 뿐 아니라 코로나 팬데믹 이후 달라진 소비층, 구매 방식 등의 변화도 주목해야할 지점으로 꼽히고 있다. 팬데믹 이후 비대면 시장이 확장되면서 전통적인 1·2차 시장 외 온라인, 백화점 등의 N차 시장 확산이 나타났고, 미술품 매개자들도 기존 컬렉터와 애호가 이외에 영컬렉터들이 나타나기도 했다. 다양한 변화들이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 예경은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좀 더 긍정적인 방향의 발전을 준비하고자 자리를 마련했다.

세미나는 미술시장 분석, 미술시장 이슈, 미술시장 확장을 주제로 총 3개의 세션으로 구성됐다. 마지막 ‘미술시장 확장’ 세션에선 발제 이후 “다양하고 차별화된 아트페어의 등장 배경과 시장 확산 및 활성화를 위한 전략”을 주제로 토론이 진행됐다. 현재 주류 시장의 경향을 파악하고 앞으로를 고민할 수 있는 발제와 함께 비주류라고 여겨지는 ‘대안 아트 페어’ 시장의 경향 또한 제안해 다양한 시각을 공유했다.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열린 ‘2022 상반기 한국 미술시장 세미나’에는 미술시장 종사자 뿐 아니라, 미술 애호가와 한국 미술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들이 다수 참석했다. 최근 영컬렉터들이 등장하고 있는 만큼 세미나에서도 다양한 연령층의 참석자들을 볼 수 있었다.

▲‘세션1. 미술시장 분석’ 조상인 서울경제 미술전문기자 발제 현장 (사진=서울문화투데이)

‘세션1. 미술시장 분석’에선 김봉수 예경 시각정보지원팀장의 “상반기 미술시장 분석”과 조상인 서울경제 미술전문기자의 “미술시장의 소비자 분석-리세일 현상을 중심으로” 주제의 발제가 이뤄졌다. 김 팀장은 한국 미술 시장의 대표적 키워드에 주목하고, 2021년과 2022년의 동향을 비교분석하는 방향으로 발제했다. 지난해 한국 미술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을 보여줬다.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반으로 올해에도 동일한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지만, 동시에 코로나 팬데믹 이후 닥쳐온 경기악화 등으로 부정적 키워드도 같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팀장은 “지난해에 비해서는 긍정적 키워드보다 부정적 키워드가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시장은 계속 확장되고 있는 경향을 띠고 있다”라며 “컬렉터와 애호가 층이 넓어지고, 시장에 진입하는 작가 층도 넓어지고 있어서 한국 미술시장이 세계적 기준과 가까워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라고 현 미술 시장의 경향을 분석했다.

한국 미술 시장의 전체적인 동향을 파악하는 김 팀장의 발제 이후, 조상인 미술전문 기자는 성장한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주목할 만한 동향을 짚어서 발제했다. 조 기자는 미술 시장이 확장되며 ‘리세일 현상’이 증가한 것에 주목했다. 한국 미술 시장의 급격한 확장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 속 ‘리벤지 쇼핑(보복소비)’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조 기자는 ‘리벤지 쇼핑’의 경향을 띠고 갑작스레 확장된 한국 미술 시장이 어떻게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조 기자는 2007년 당시 한국 미술 시장에 불었던 호황과 현재 2021년, 2022년의 상황들을 비교하면서 미술시장을 둘러싼 거품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조 기자는 문형태, 김선우, 우국원 작가의 리세일 동향을 분석해, 투자를 목적으로 작품을 거래하는 현 미술 시장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도 전했다. 그는 “미술 작품은 향유가 목적이어야 하는데, 리세일 현상에 주목해 시장을 바라보게 되면 몇몇 컬렉터의 경우 작품을 거래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을 파악해볼 수 있다”라며 “잦은 리세일은 인기 작가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고, 작가 보호 차원에서도 긍정적인 경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발제를 마무리하며, 조 기자는 한국 미술 시장이 글로벌화 되고 있는 지점 또한 짚었다. 산업 자본들이 미술 시장으로 흐르고, 시장 규모가 확장되는 것은 긍정적인 방향이다. 하지만, 안정적인 시장의 정착과 과도한 거품을 경계하기 위한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션2. 미술시장 이슈’ 김예지 아트시 매니저 발제 현장 (사진=서울문화투데이)

‘세션2. 미술시장 이슈’에선 김예지 아트시 매니저의 “온라인 미술시장의 현주소와 발전방향”과 이재경 건국대 교수의 “미술품 분할소유권 거래와 NFT 거래의 법률적 쟁점” 발제가 있었다. 비대면 미술품 거래 채널이 확장되면서, 온라인 미술 시장 및 NFT작품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을 짚은 세션이다.

김 아트시 매니저는 전통적인 1·2차 미술 시장과 온라인 시장을 비교 분석하는 방향으로 발제를 이끌어 나갔다. 김 매니저는 온라인 미술 시장 확장의 주요 성장 원인으로 ‘투명성’을 언급했다. 최근 한국 미술 시장에는 신규컬렉터가 다수 진입하고 있는데, 이들은 갤러리를 방문해 가격을 문의하고 구매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온라인 시장의 경우 판매하고 있는 그림에 대한 정보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고, 가격 또한 공개돼 있기에 신규 컬렉터들의 선호도가 높게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김 매니저는 “온라인 미술 시장의 확장은 편리성, 투명성을 주요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온라인 구매는 굉장히 캐주얼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40대 이하 영컬렉터들이나 뉴컬렉터들은 온라인을 통해 작품을 구매하고, 재구매율도 높은 편이다”라며 “온라인미술거래 플랫폼인 ‘아트시’에서도 신규 한국 컬렉터들의 높은 진입율로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온라인 미술 시장은 컬렉터들의 미술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고, 투명성을 강화하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다”라며 새로운 온라인 미술 시장 이슈를 다뤘다.

이 건국대 교수는 ‘NFT 미술품’을 둘러싼 여러 이슈와 법률 규제 도입 이슈 등을 다루며, 전체적인 경향을 소개했다. 이 교수는 현재 NFT 이슈는 계속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또한, 공동구매 형식의 분할 소유권의 확장에서 ‘예술 투자자’로서의 자부심에 쏠리는 관심들을 언급했다.

▲‘세션3. 미술시장 확장’ 케이아티스츠 컨설팅 변지애 대표 발제 현장 (사진=서울문화투데이)

‘세션3. 미술시장 확장’에선 케이아티스츠 컨설팅 변지애 대표의 “미술품 유통채널의 다변화” 발제가 진행됐다. 해당 발제에선 전통적인 방식의 유통과 소유 방식이 아닌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채널 및 소유 방식 등을 설명했다.

변 대표는 최근 백화점에서 미술전문인력을 고용해 작품 판매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백화점은 아트비즈니스 부서를 신설하는 등 경기 악화 등으로 떨어지고 있는 매출을 작품 판매로 상쇄하고 있다. 백화점 미술품 판매는 미술 시장의 장벽을 낮추면서, 미술 시장 저변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미술 시장 채널 다변화 뿐 만 아니라, 소유 방식의 변화도 주목할 지점이다. 최근 새롭게 유입되고 있는 컬렉터들은 미술품 공동소유 및 미술품 렌탈 서비스 등으로 다양한 작품을 즐기고 구매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는 MZ세대로 칭해지고 있는 영컬렉터들의 경향 중 하나로 기존 미술 시장과 또 다른 변화 지점으로 꼽힌다.

한국 미술 시장의 호황은 10년에서 15년 주기로 찾아온다는 얘기가 있다. 지난 2007년 ‘한국 단색화’로 불러일으켜진 미술 시장의 호황 등이다. 시장의 호황이 찾아올 때마다 미술계는 이번의 호황이 거품은 아닐지, 긍정적인 변화를 꾀할 수 있을지 우려 섞인 기대를 전하고 있다. 예경에서 진행한 ‘2022 상반기 한국 미술시장 세미나’에는 15년 만에 다시 찾아온 한국미술시장 호황에 대한 여러 기대와 우려가 섞인 자리였다.

코로나 팬데믹, 기술 발전 등으로 굵직한 변화들을 겪고 있는 지금, 한국 미술 시장은 어떻게 변할 수 있을까. ‘미술’에 대한 문화적 관심과 투자목적의 관심이 공존하고 있는 현재다. 앞으로의 변화를 계속 주목하며, 긍정적인 발전 방향을 찾아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