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IN 트렌드 탐구생활]호모 헌드레드 : 100년의 삶
[문화예술IN 트렌드 탐구생활]호모 헌드레드 : 100년의 삶
  • 예술도서관/경희대학교 대학원 예술경영전공 재학생 정재훈
  • 승인 2022.09.07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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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헌드레드 시대의 시작

고령화가 급속화 되면서 100세 이상 살아가는 초고령 인구가 늘고 있다. 통계청이 내놓은 연도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020년 100세 이상의 초고령 인구는 5581명으로 1990년 459명보다 10배 이상 증가했다. '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라는 말이 몸에 와닿을 정도로 100세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한 것이다.

호모 헌드레드는 사람을 뜻하는 호모(homo)와 숫자 100(hundred)이 합쳐진 신조어로, 평균수명이 100세가 넘는 시대의 신인류를 뜻한다. 이 용어는 유엔이 2009년 처음 사용했으며, 100세 삶이 보편화되는 시대를 지칭하는 학술용어이기도 하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류가 90세를 넘어 100세까지 사는 시대가 됐다는 것은 대단한 축복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인간 수명 100세는 축복이자 재앙이다. 대한민국의 직장인이라면 착실하게 회사를 다닌 뒤 퇴직하면 연금생활을 할 수 있다. 많은 연금제도가 잘 돼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몸만 건강하다면 축복이다. 직장생활은 안 했더라도 물려받은 재산이 있고 개인적으로 하는 일이 있으면 다행이지만 재산이 없고 경제적으로 궁핍하면서 몸마저 건강하지 못하다면 긴 수명은 오히려 고통일 수 밖에 없다.

급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

과거에 우리나라는 1970년대부터 산업이 고도화되고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인구 부양력이 증가하였고 또한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사망률이 크게 감소하여 20세기까지 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함을 알 수 있다. 그러나 20세기 들어 여성의 활발한 사회 진출으로 인해 가족의 형태와 가족에 대한 가치관이 변화하고 경제여건의 변화로 인해 출생률이 감소하고 65세 이상의 노인인구의 비중은 점차 늘어나면서 인구 증가세는 점차 둔화되고 있다.

이처럼 노인인구의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반에 걸쳐 다양한 변화를 겪고 있다. 이제는 노인의 삶을 단순히 수명 연장이라는 관점으로만 바라볼 수 없고 더욱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노인들의 삶의 질 향상에 대해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그레이 크러시’ 열풍 일으킨 5060세대

현재 SNS 속에서 YOUTUBE, TIKTALK 등 다양한 플랫폼들이 인기를 끌면서 엑티브 시니어, 그레이 크러시라는 새로운 용어들이 나오고 있다. 엑티브 시니어는 은퇴 후에도 소비, 여가,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50~60대 노인을 뜻하며 그레이 크러시는 멋진 실버 라이프를 추구하는 현상과 이를 동경하는 마음을 뜻하며 60세를 지칭하던 ‘뒷방 노인’이란 표현은 이제 옛말이며 고령화시대를 맞이해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는 실버 세대의 활약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예를 들어 박막례, 김칠두, 지병수, 이영원, 여용기 등 젊은이들 못지않게 현재 왕성한 활동으로 그레이 크러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욜드족들이 생겨나고 있다.

창의적 나이 듦을 넘어 행복한 나이듦으로

욜드족이란 Young과 Old가 합쳐져 만들어진 YoungOld를 줄여 욜드라고 칭하게 되었는데 1946년부터 1963년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가 주도하는 젊은 노인층을 가리키는 말이다.

욜드족의 몸과 마음은 청춘이다. 체력과 정신력, 재력까지 겸비한 욜드족은 사회, 경제 전반에 걸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2020년 대한민국을 트로트에 빠드려버린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인 ‘미스터트롯’은 1회부터 5회까지 시청자 중 50세 이상이 70.8%일 정도로 어르신들의 호응이 높았다. 이렇듯 실버들의 팬 문화는 단순히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 이상으로 실버들의 삶에 긍정적인 바람을 불어 넣었다. 욜드족의 소비가 활성화되면서 실버들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도 늘어나는 추세다. 가수 송가인의 공식 팬 굿즈는 팬들의 주 연령층을 고려해 돋보기, 소주잔, 수저세트 등 실버분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굿즈를 선보였으며,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는 데 익숙하지 않은 실버분들을 위한 서비스도 다양했다. 

상대적으로 온라인시장에 익숙치 않았던 엑티브 시니어가 코로나 19로 인해 반강제적으로 저렴하고 편리한 온라인 시장에 적응하면서 더 빠른 변화가 오게 되었다. 이커머스 시장이 지금까지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지만 앞으로는 인터넷·모바일 환경에 익숙하고 구매력까지 갖춘 시니어가 새로운 주력 고객층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