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사동 제주갤러리, 고용석ㆍ김연숙 개인전 개최
서울 인사동 제주갤러리, 고용석ㆍ김연숙 개인전 개최
  • 오형석 객원기자
  • 승인 2022.09.13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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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투데이 오형석 객원기자] 인사동에 위치한 제주예술 플랫폼 ‘제주갤러리’에서는 9월 14일부터 2주간 《Inspiration!》 전을 개최한다.

제주의 자연은 예술가들에게 끊임없는 영감의 원천이 되어왔다. 《Inspiration!》은 제주 자연에서 받은 영감을 각기 다른 매체와 조형적인 요소로 탐구하고 있는 제주 작가 고용석과 김연숙의 개인전을 병치하여 선보이는 전시이다. 고용석은 “고요한 도자기: 제19회 고용석 백자전”을 주제로 도예 작업 30여 점을, 김연숙은 “김연숙의 한라산”을 주제로 회화 작업 30여 점을 전시한다. 

고용석은 한국의 고유한 전통 도자의 기법과 미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왔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제주의 바다의 색, 결, 선을 조선백자 ‘달항아리’로 구현한 도예 작업을 선보인다. 작가는 ‘달항아리’ 연작에서 제주 바다의 빛, 밤바다에 비친 달의 형태, 파도의 결과 선을 담아낸다. 제주의 청명한 바다 빛은 푸른색이 감도는 청백자로, 바다에 비친 달은 백자의 유기적인 형으로, 파도의 결과 숨은 도자 표면의 질감으로 구현된다. 작가는 전통도예기법인 귀얄기법의 중첩된 선과 상감 기법을 유약표현으로 변용하여 바다의 질감과 색채, 선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고용석은 한국 도예 기법과 미학에 대한 연구를 제주의 자연에서 얻은 미감, 정서와 접목하고 있다. 한국 도예의 전통과 현대를 제주의 조형적인 요소로서 이어가고 있다는 측면에서 고용석 작업이 지닌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세상 모든 것들은 나름의 테가 있다. 나무가 나이테로 시간을 가늠하듯, 이러한 것들은 결이라 부르는 무언가로 흔적을 만드는 듯하다. 움직이는 것들이 순간순간 멈춰 있는 것들의 연결이라면 이러한 결은 호흡과 같이 이어지는 것일 것이다. 전통도예에서 말미암은 작은 변화로 조금씩 진화해나가는 나의 작업이 이러한 호흡의 ‘결’로 이어져 나가길 소망한다."(고용석, 작가노트 중)

김연숙은 한라산의 의미와 모습을 탐구한 회화 작업을 선보인다. 작가는 ‘은하수(漢)를 잡아당기는(拏) 높은 산’이라는 한라산의 뜻에 깃든 우주적인 질서와 에너지, 제주의 정서를 작업으로 담아내려 하였다. 화산섬 제주와 제주인들의 삶의 상징으로서 한라산이 지닌 생명력과 신비는 제주의 자연에서 얻은 색과 주관적인 형으로 표현된다. 동시에 작가는 제주의 곳곳에서 포착한 한라산 시리즈 <여기, 한라산>에서 하나이나 제주인들의 각자 내면에 자리하고 있는 한라산의 다양한 모습과 이야기들을 풀어내고자 하였다. 

김연숙은 사실적인 재현을 넘어서 내면에 투영한 한라산, 자연과의 교감을 화면에 담아내고 있다. 위와 아래, 근경과 원경을 가로지르는 시점과 제주의 바다와 물결을 연상하게 선과 유기적인 형태, 그리고 감귤과 메밀 등에서 추출한 색감은 제주의 외적, 내적인 요소들이 융합을 이룬 작가만의 ‘한라산’의 특징을 드러낸다. 김연숙은 한라산을 그리지만, 그의 회화에서 제주의 하늘과 바다, 구름과 산이 하나의 풍경을 이룬다. 그에게 한라산은 제주의 풍경과 정서를 압축적으로 나타내는 상징적인 대상으로서 자리한다. 

“제주인들은 자신이 나고 자란 고향마을에서 보이는 한라산이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그들은 저마다의 한라산을 가슴에 품고 산다.
 모두의 산인 동시에 나만의 산인 한라산.
 그 산을 표현해보고 싶었다.” (김연숙, 작가노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