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해비치아트페스티벌 쇼케이스① “다양한 융ㆍ복합 시도로 장르를 뛰어넘다”
[현장스케치]해비치아트페스티벌 쇼케이스① “다양한 융ㆍ복합 시도로 장르를 뛰어넘다”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2.09.2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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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을 깨는 시도로 장르 내 다양성 추구
3D 활용 뮤지컬 등 기술력 활용 돋보여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전국 문예회관과 예술단체 간 작품을 소개하고 이를 토대로 교류가 이뤄지는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아트마켓 쇼케이스가 페스티벌 첫 날에 이어 둘째 날에도 이어지며 뜨거운 열기를 이어갔다.

아트마켓의 쇼케이스는 19일부터 21일까지 연극ㆍ뮤지컬ㆍ무용ㆍ음악ㆍ전통예술ㆍ다원예술 등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제15회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아트마켓 쇼케이스
▲제15회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아트마켓 쇼케이스

20일 오후 제주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린 쇼케이스에는 ㈜메이크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3D>, 와이즈발레단 <VITA>, 거꾸로프로젝트 <3색 소리극 흥보가 비하인드 스토리>, 오페라팩토리 <마님이 된 하녀> 총 네 작품이 무대에 올랐다. 

뮤지컬 장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3D>는 실감나는 3D 애니메이션과 오케스트라 연주가 어우러져 영화 같은 생동감을 전달했다. 이 작품은 루이스캐럴의 원작 <Alice’s in Wonderland, 1865>의 신비로움 그대로를 몰입형 가상환경기술(IVET)과 융합한 실감형 공연이다. 

▲메이크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3D’
▲메이크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3D’

친숙한 고전을 바탕으로 3D 안경 없이 3D를 구현하는 나안 홀로그램시스템과 인터랙티브 가상배우시스템을 활용해, 실제로 표현하기 어려운 공상의 세계를 구현해 관객의 흥미를 유도했다. 쇼케이스에서는 기술을 제대로 구현하기 어려운 현장 상황으로 인해 3D 영상이 빠진 상태의 뮤지컬 공연 무대만 선보여 아쉬움을 남겼으나, 동화에서 튀어나온듯한 열연으로 기술력의 빈자리를 채우며 큰 박수를 받았다.

무용 장르에서는 와이즈발레단의 <VITA(비타)>가 관객들을 숲속으로 초대했다. 와이즈발레단과 함께하게 된 뉴욕 컴플렉션 발레단 전임안무가 주재만이 안무한 <VITA>는 새로운 감정을 이끌어내며 영화 같은 장면을 보여주는 전막 발레 작품으로 인간과 자연의 본질적인 관계를 보여줬다. 

▲와이즈발레단 ‘VITA’
▲와이즈발레단 ‘VITA’

17세기 작곡가이자 바이올리니스트인 안토니오 비발디의 음악과 함께 무용수들은 안무가의 상상 속 배경에서 춤을 췄다. 인간의 고군분투한 경험과 삶을 비추고 있으며 자연에 대한 인간의 감정에 집중했다. 또한 무대를 숲속으로 만든 무대 영상과 하나로 어우러지는 의상이 공연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어 전통예술 장르에서는 평소 한 자리에서 듣기 어려웠던 판소리와 민요, 정가를 한 데 엮은 거꾸로프로젝트의 <3색 소리극 흥보가 비하인드스토리>가 유쾌한 무대를 선보였다. 판소리 ‘흥보가’의 이야기를 융복합 음악극으로 재구성 한 작품으로 원형의 스토리를 비틀고 대중들이 공감할 수 있는 해학적 요소를 가미했다. 

▲거꾸로프로젝트 ‘3색 소리극 흥보가 비하인드스토리’
▲거꾸로프로젝트 ‘3색 소리극 흥보가 비하인드스토리’

주요 눈대목 외에도 원작에 감춰져 있던 숨은 대목들에 포커스를 맞춰 각색했다. 특히 정식 공연이 아닌 쇼케이스 현장임에도, 마당극의 필수 요소인 관객 참여를 유도하며 극을 진행시켜 객석에 웃음을 함께 전달했다. 소리와 더불어 연주자들의 대금, 소금, 피리, 생황, 드럼, 베이스기타 연주는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마지막 무대는 우리말로 선보인 오페라팩토리의 <마님이 된 하녀>가 장식했다. 신분과 나이 차이로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며 마음을 숨기는 우베르토, 그와 반대로 당당한 성격인 가정부 세프리나. 이 둘은 집사 베스포네의 도움을 받아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마침내 결혼하게 된다. 오페라팩토리는 오페라가 어렵고 이해하기 힘들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대사의 한글화로 장르의 진입 장벽을 낮췄다. 또한 극 중 벙어리인 베스포네가 극의 시작부터 관객들에게 친근하게 말을 걸며 극을 시작하는 방식으로 관객의 참여도와 몰임을 함께 이끌었다.

쇼케이스는 각 예술단체마다 30분의 시간이 주어졌다. 이 시간은 예술 단체 대표의 레퍼토리 소개, 공연, 질의응답 시간으로 구성됐다. 공연 장면 시연의 퀄리티는 높았으나, 러닝타임 등 작품에 대한 실질적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해, 오히려 질의응답 시간이 효율적으로 활용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단체와 공연에 대한 보다 세부적인 정보 제공이 있다면 예술단체와 문예회관 모두에게 더욱 유의미한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