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해비치아트페스티벌 쇼케이스② “전통과 현대의 결합, 동시대 공감 유도”
[현장스케치]해비치아트페스티벌 쇼케이스② “전통과 현대의 결합, 동시대 공감 유도”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2.09.23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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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아우르는 전통적 소재와 현대적 감각의 조화 눈길
악기-보컬 간 볼륨 조절 실패, 전달 상 아쉬움 남겨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전국 문예회관과 예술단체 간 작품을 소개하고 이를 토대로 교류가 이뤄지는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아트마켓 쇼케이스가 마지막 날까지 그 뜨거운 열기를 이어갔다. 

아트마켓의 쇼케이스는 연극ㆍ뮤지컬ㆍ무용ㆍ음악ㆍ전통예술ㆍ다원예술 등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21일 제주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린 쇼케이스에는 킴스드로잉연구소 <오리지널드로잉쇼>, 무선지 <세이브 더 플래닛>, 김주홍과 노름마치 <허튼소리>, 김성훈댄스프로젝트 <Pool>, 유상통프로젝트 <싸운드써커스>, 원초적음악집단 이드 <Bon Voyage!>, 윤아트 <가곡드라마 ‘소나기’>, rmreks 청자 <춤이 보이는 연극 ‘곰스크로 가는 기차’> 등 총 여덟 작품이 무대에 올랐다. 이 중 본지는 김주홍과 노름마치, 유상통프로젝트, 원초적음악집단 이드의 공연을 관람했다. 

▲김주홍과 노름마치 ‘허튼소리’
▲김주홍과 노름마치 ‘허튼소리’

해외 약 65개국 220여개 도시의 축제와 무대에서 한국음악을 널리 알린 김주홍과 노름마치는, 한국 전통음악의 독창적인 음악어법(성음, 시김새, 호흡)을 통해 우리 시대에 부합하는 전통음악을 추구한다. 

쇼케이를 통해 선보인 <허튼소리>는 구음장단을 활용해 다양한 스타일로 꼬레아의 과거, 현재, 미래를 담은 노름마치의 신작이다. EDM사운드와 전통음악의 결합은 ‘법고창신’의 정신을 되새길 수 있는 최적의 무대였다. 한국 전통음악만이 가지는 독창적 음악 어법에, 동시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요소를 가미해 객석의 뜨거운 박수를 이끌어냈다.

2. 유상통프로젝트가 재활용품으로 만든 악기로 ‘싸운드써커스’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유상통프로젝트가 재활용품으로 만든 악기로 ‘싸운드써커스’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이어지는 무대는 국내 1호 환경퍼포먼스 그룹, 유상통프로젝트의 <싸운드 써커스>가 꾸몄다. 유상통프로젝트는 환경을 예술의 장르로 구분하고 인식하는 공연예술낟체로서 2017년 설립됐다. 이들은 기후위기, 해양오염, 멸종위기동물, 업싸이클링, 자원의 순환, 바이러스 등 다양한 주제를 공연의 형태로 변주한다. 

이번에 공연된 <싸운드 써커스>는 기존에 우리가 알던 서커스를 사운드의 영역에서 재해석한 무대다. 다양한 재주꾼들이 저마다의 장기를 선보이는 서커스처럼, 주변의 많은 물건들이 이들의 손을 거쳐 저마다의 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 서로 다른 소리들이 한 데 섞여 하나의 음악으로 재탄생했다. 특히, 환경콘텐츠의 새로운 장르를 만든다는 취지를 살려, 공연 내용 안에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재활용 팁까지 함께 전달해 재미와 유익함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다만, 이번 해비치아트페스티벌 쇼케이스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보컬용 마이크 볼륨 조절 실패로 텍스트 전달이 완벽하지 못 해 아쉬움을 남겼다. 

▲원초적음악집단 이드가 피리, 태평소, 생황, 대피리와 장구, 베이스, 키보드, 기타, 드럼으로 구성된 밴드셋으로 이국적 전통음악 무대를 꾸미고 있다.
▲원초적음악집단 이드가 피리, 태평소, 생황, 대피리와 장구, 베이스, 키보드, 기타, 드럼으로 구성된 밴드셋으로 이국적 전통음악 무대를 꾸미고 있다.

창작 국악 그룹 ‘원초적음악집단 이드’는 피리와 지휘, 타악 등을 전공한 5명의 젊은 연주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본능, 쾌감 충족을 목적으로 하는 쾌감원리를 뜻하는 ‘이드’라는 단어를 사용, 이러한 쾌감 본능을 국악 퍼포먼스로 해소시키고자 창단된 팀이다. 

전통음악의 어법을 기반으로 서양의 리듬과 선법을 결합한, 이드의 <Bon Voyage!>는 풍성한 사운드로 장내를 가득 채웠다. 피리, 태평소, 생황 등 한국 전통 관악기가 발산하는 에너지를 중심으로 그룹이 추구하는 자유분방함과 경쾌함이 고스란히 표현되는 무대였다. 

쇼케이스는 각 예술단체마다 30분의 시간이 주어졌다. 이 시간은 예술 단체 대표의 레퍼토리 소개, 공연, 질의응답 시간으로 구성됐다. 공연 장면 시연의 퀄리티는 높았으나, 러닝타임 등 작품에 대한 실질적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해, 오히려 질의응답 시간이 효율적으로 활용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단체와 공연에 대한 보다 세부적인 정보 제공이 있다면 예술단체와 문예회관 모두에게 더욱 유의미한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