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모네와 피카소, 파리의 아름다운 순간들》 개최, "이건희 컬렉션 서양현대미술작품 모아 공개"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모네와 피카소, 파리의 아름다운 순간들》 개최, "이건희 컬렉션 서양현대미술작품 모아 공개"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9.23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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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CA 과천관, 2023년 2월 26일까지
20세기 서양 현대미술 대표 작가 8인 작품 공개돼
벨 에포크 시대 프랑스 파리서 펼쳐진 작가들 교류 주목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이건희 컬렉션의 서양 현대미술 작가 작품들이 국민에게 공개된다.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윤범모)이 2021년 4월 고(故) 이건희 회장이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한 1,488점 중 고갱, 달리, 르누아르, 모네, 미로, 샤갈, 피사로의 회화 7점과 피카소의 도자 90점 등 해외미술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를 준비했다.

▲카미유 피사로, 퐁투아즈 곡물 시장, 1893, 캔버스에 유채, 46.5×39cm,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사진=MMCA제공)
▲카미유 피사로, 퐁투아즈 곡물 시장, 1893, 캔버스에 유채, 46.5×39cm,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사진=MMCA제공)

MMCA 과천관에서 지난 21일 개막해, 2023년 2월 26일까지 개최되는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모네와 피카소, 파리의 아름다운 순간들》이다. 이번 전시에서 공개되는 작품들은 지난 기증 1주년 기념전에 나왔던 모네를 제외하고, 모두 처음 공개되는 작품들이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는 고갱, 달리, 르누아르, 모네, 미로, 샤갈, 피사로, 피카소는 8인의 작가는 인상주의, 후기 인상주의, 입체주의, 초현실주의 등 20세기 현대미술의 대표 작가들이다. 전시는 거장들의 작품이 지닌 미술사적 가치를 소개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고갱, 달리, 르누아르, 모네, 미로, 샤갈, 피사로, 피카소는 19세기 말 ~ 20세기 초의 프랑스는 정치 및 경제적 안정과 과학, 문화의 발전까지 뒤따르며 ‘아름다운 시절’로 풀이되는‘벨 에포크(Belle Epoque)’시기에 활동했던 작가들이다.

당시 파리는 전 세계의 예술가들이 모여드는 국제적인 미술의 중심지였고, 국적이 다른 작가들이 파리에 모두 모여 스승과 제자, 선배와 후배, 혹은 동료로 만나 서로의 성장을 응원해 주며 20세기 서양 현대미술사의 흐름을 함께 만들어나갔다.

▲파블로 피카소, 이젤 앞의 자클린, 1956, 백토, 화장토, 회색 파티나 장식, 부분 유약 시유, 42×42x3.4cm,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 2022 - Succession Pablo Picasso - SACK (Korea)
▲파블로 피카소, 이젤 앞의 자클린, 1956, 백토, 화장토, 회색 파티나 장식, 부분 유약 시유, 42×42x3.4cm,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 2022 - Succession Pablo Picasso - SACK (Korea)  (사진=MMCA제공)

이번 전시는 8명의 거장이 동시대 파리에서 맺었던 다양한 관계에 초점을 맞춰 작품을 감상하도록 구성했다. 특히, 회화 간의 관계성 뿐만 아니라 피카소의 도자와 다른 거장들의 회화가 연계되는 지점들도 강조하고자 했다.

피카소의 도자는 기증된 이건희컬렉션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기증된 피카소의 도자는 1948~1971년에 제작된 ‘피카소 도자 에디션’을 대표하는 작품들로, 그가 회화, 조각, 판화 작품에서 활용했던 다양한 주제와 기법들이 응축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시는 도자를 통해 피카소의 예술세계 전반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폴 고갱, 센강 변의 크레인, 1875, 캔버스에 유채, 77.2×119.8cm,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폴 고갱, 센강 변의 크레인, 1875, 캔버스에 유채, 77.2×119.8cm,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사진=MMCA제공)

전시는 거장들의 관계 및 피카소의 도자와 다른 거장들의 회화가 연계되는 지점을 주축으로 크게 네 개의 주제로 구성했다. 첫 번째는 스승과 제자로 만난 피사로와 고갱이다. 피사로는 인상주의 풍경화의 거장으로,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퐁투아즈 곡물 시장>(1893)처럼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모여드는 시장 풍경 역시 그가 자주 그리던 주제 중 하나이다. 피사로는 증권 중개인이었던 고갱이 화가로 전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스승이기도 했다. <센강 변의 크레인>(1875)을 포함한 고갱의 초기작을 접한 뒤 그의 재능을 알아본 피사로는 고갱에게 직접 인상주의 풍경화를 지도하고 전시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두 번째는 우정과 존경으로 서로를 빛낸 모네, 르누아르, 피카소다. 모네와 르누아르는 인상주의 그룹 내에서도 유독 친분이 두터웠던 작가들이다. 이번 전시에 공개되는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1917-1920)과 르누아르의 <노란 모자에 빨간 치마를 입은 앙드레(독서)>(1917-1918)는 두 거장의 예술 세계가 응축된 말년의 역작이다. 피카소는 르누아르의 작품이 그려지던 1917년에 뒤늦게 그의 작품에 매료됐고, 2년 후인 1919년에 작고한 르누아르의 초상화를 그릴 정도로 그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드러냈다.

전시는 모네와 르누아르의 인상주의 회화를 비교해 살펴보는 것 외에, 르누아르와 피카소가 여성을 작품의 주요한 주제로 다루었던 점에 기반해 두 작가의 회화와 도자를 비교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다.

▲호안 미로, 회화, 1953, 캔버스에 유채, 96×376cm,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 Successió Miró - ADAGP Paris - SACK Seoul 2022
▲호안 미로, 회화, 1953, 캔버스에 유채, 96×376cm,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 Successió Miró - ADAGP Paris - SACK Seoul 2022 (사진=MMCA제공)

세 번째는 파리의 스페인 화가들인 피카소, 미로, 달리다. 모두 스페인 출신의 작가들이 파리에서 처음 만났던 점으로부터 주제는 시작된다. 달리와 미로는 피카소를 만나기 위해 처음 파리를 방문하기도 한 작가들이다. 전시에서는 달리와 미로의 회화, 피카소의 도자를 주제와 조형적 접점을 중심으로 비교해 살펴본다.

네 번째는 삶의 아름다운 순간을 포착해 낸 피카소와 샤갈이다. 러시아 출신의 샤갈은 1910년 파리에서 활동을 시작했고 피카소의 입체주의 미술의 영향을 받은 작품을 제작하기도 했다. 이 시기부터 샤갈은 피카소를 만나고자 노력했지만, 둘은 1940년대 말 피카소가 도자기를 제작하던 남프랑스에서 처음 조우하게 된다. 전시에서는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생의 순간들을 꽃과 정물, 동물, 악기를 연주하거나 춤을 추는 사람들과 함께 그려낸 샤갈의 <결혼 꽃다발>(1977-1978)과 이와 비슷한 주제로 제작된 피카소의 도자 작품을 함께 선보인다.

▲마르크 샤갈, 결혼 꽃다발, 1977-78, 캔버스에 유채, 91.5×72.8cm,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 Marc Chagall - ADAGP Paris - SACK Seoul 2022 (사진=MMCA제공)

국립현대미술관장은 “과천관의 자연과 어우러진 서양 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들로 보다 많은 국민들에게 문화향유 기회를 증대할 것”이라며, “서양 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국내에서도 편히 관람하고 이건희컬렉션의 미술사적 가치도 함께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