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민, 차유나 프로젝트 전시 《오토-포이에시스의 삶》 “성장지상주의 시대, 새로운 방향 탐색”
정찬민, 차유나 프로젝트 전시 《오토-포이에시스의 삶》 “성장지상주의 시대, 새로운 방향 탐색”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9.27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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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청 프로젝트룸 5F, 9.28~10.1
가상서사 “‘D-타티그레이드’ 양육실험” 보고회 형식
이.생.망 (이번 생은 망했어) 세대, 새로운 삶의 태도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성장지상주의 시대, 과연 성장만이 이 시대의 옳은 방향일지 묻는 청년 작가들의 전시가 개최된다. 예술청 프로젝트룸 5층에서 열리는 《오토-포이에시스의 삶(Autopoiestic Life)》이다. 전시는 오는 9월 28일 오후 5시에 개막해 10월 1일까지 관람객을 만난다.

▲《오토-포이에시스의 삶(Autopoiestic Life)》 전시 속 가상생물 D-타티그레이드 (사진=정찬민, 차유나 제공) 

전시 《오토-포이에시스의 삶(Autopoiestic Life)》은 정찬민, 차유나 작가의 중장기 프로젝트의 일부를 보고회 형식으로 선보이는 자리다. 3D 그래픽 배진성 작가, 사운드 구동현 작가, 소설 이지완 작가, 촬영 안영준 작가가 협업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2022년 예술과 기술 융합지원 사업’ 선정 프로젝트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서울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열렸다.

정찬민, 차유나 작가는 성장지상주의‧자본주의적 질서에서 벗어나, 현 청년 세대가 추구하는 새로운 삶의 방향성을 모색해본다. 정찬민, 차유나는 스스로를 이.생.망 (이번 생은 망했어), 대충 살자, 헬조선과 같은 자조 섞인 유행어가 삶이 된 세대라 이야기한다. ‘무기력’과 ‘불안정’은 경제 저성장 지표와 과도하게 요구되는 성장 욕구의 간극에서 이들이 취한 ‘삶의 온도’다.

이러한 태도는 거대한 목표나 열망, 분노가 없는 무색무취의 삶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외부사회가 가져다 준 불안과 염세적인 태도에서 스스로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실천이다. 자신만의 속도로 자신만의 소소한 발전에 만족하는 소.확.행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 졌.잘.싸 (졌지만 잘 싸웠다) 같은 태도로 스스로에 대한 관찰, 내적 만족을 탐색한다.

전시는 명확한 새로운 삶의 방향성 제시에서 벗어나 삶을 살아가는 태도와 흐름을 프로젝트로 녹여내 선보인다. ‘D-타티그레이드 D-Tardigrade’ 라는 가상생물을 양육하기 위한 반복적이고 순환적인 움직임을 가진 장치를 통해, 빠르게 움직이는 세계 속 이질적인 속도감을 관람객에게 전달한다.

나아가 관람객과 ‘D-타티그레이드’의 상호작용 과정을 제안하고, ‘D-타티그레이드’ 양육 과정 서사를 구축해 좀 더 구체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확장된 전시경험을 위해 온라인홈페이지(https://www.autopoiesticlife.com) 제작됐다. 이 세계에 존재하지 않지만, 존재할 수도 있는 또 다른 삶의 태도를 우리가 살고 있는 시공간으로 덧입히는 시도다.

▲《오토-포이에시스의 삶(Autopoiestic Life)》 전시 전경 (사진=서울문화투데이)

정찬민, 차유나 작가는 “ 스스로의 삶에 대한 성찰과 지속 가능한 삶을 도모하려는 태도가 ‘양적 성장’의 부작용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지금, 경쟁이 아닌 공생공존의 가치를 지향할 토대가 되길 기대한다”라고 말한다.

정찬민 작가는 뉴미디어를 활용해 이미지와 데이터로 구성되는 신체적 경험을 시각화하고, 이를 통해 기술 발전으로 변화하는 신체 활용 방식과 사회적 현상들을 조명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주로 기술발전과 자본주의의 질서 속에서 소외되는 개인 삶의 실천적 행위나 내적 경험에 관심을 갖는다. 중앙대학교과 동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하고 2017년 개인전 《공간이 되려는 것》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차유나 작가는 게임 엔진을 활용한 미디어아트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학부에서 조소를 전공하고 게임 회사를 거치면서, 현실과 가상공간의 간극을 좁히는 다양한 시도를 작품을 통해 구현하고 있다. 2017년 가천대 조소과 졸업생으로 이루어진 티라미수와 쌀국수라는 콜렉티브 팀으로 《미성숙한 미완성》, 《해시태그》 전시로 활동했고, 2019년 이후 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1년 관악구에서 활동을 주로 하며 개인전 《바디무빙》, 《불안한 당신》을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