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제주해비치 아트 페스티벌 쇼 케이스 ①
제15회 제주해비치 아트 페스티벌 쇼 케이스 ①
  • 김남식 객원칼럼니스트
  • 승인 2022.09.28 10: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 (주)메이크 쇼/ 뮤지컬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3D]
2) 와이즈 발레단/무용 [비타VITA]
3) 거꾸로 프로젝트/전통 [3색 소리극 흥보가 비하인드 스토리]
4) 오페라 팩토리/음악 [마님이 된 하녀]

15년을 맞이한 해비치 축제의 열기는 상상 이상의 것이었다. 지난 2년간 코로나 펜데믹 상황으로 인한 공연업계 종사자들의 분노가 폭발하듯 다양한 컨셉과 컨텐츠들로 제주 표선의 한 공간을 끌어 오르게 하고 있다.

▲제주해비치 아트 페스티벌 쇼 케이스 현장 (사진=김남식 제공)
▲제주해비치 아트 페스티벌 쇼 케이스 현장 (사진=김남식 제공)

오늘 관람한 쇼 케이스 작품들은 총 8편으로 약 4시간 이상 진행되었으며 볼룸을 가득채운 관객들 대부분은 좋은 작품들을 선택하여 자신의 극장에서 기필코 상연 하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한 단체에게 허락된 30분의 시간동안 대부분의 단체들이 자신들이 완성한 작품의 하이라이트를 앞세워서 공격하듯 무대를 만들었다.

전체적으로 상연된 작품의 기본 컨셉은 퓨전과 혁신적인 아이템을 가장한 시도들이 있었으며 예술작품의 감동을 탐구하기보다는 전체적으로 관객의 눈높이를 겨냥한 작품이 상당수를 차지하였다.

▲(주)메이크 쇼/뮤지컬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3D> 무대 스케치 (사진=김남식 제공)

1.(주)메이크 쇼/ 뮤지컬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3D>

"영상매체 활용의 시대성을 확인해 보기“

-창작단체는 고전 동화를 입체 에니메이션과3D 맵핑을 활용하여 새로운 자극을 지향하는 융복합 뮤지컬 제작회사이다.

이 작품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혼합을 통해 작품 서사의 큰 흐름을 만들고 포퍼머들이 실시간 반응하는 형태의 인터렉티브 작품으로 공연을 진행했다.

3개 챕터를 중심으로 “용감한 꿈”.“붉은 여왕 등장씬”,“시계태엽 토끼등장씬”으로 하여 커튼콜로 이어졌다.

이 작품은 퍼포머의 동작선위주가 아크로바틱 기술과 발레동작을 통한 움직임 구성은 다소 거리가 있었다. 단순하게 눈요기 정도의 이미지를 그려낸 동작이 두 명의 남,녀 무용수의 감정을 이끌어 내지 못한 상황에서 움직임의 호흡이 다소 무거웠고 장면 전환의 아쉬움 또한 나타났다.

그러나 오늘 제약이 많은 무대를 통해서도 단체가 지향하는 고전의 새로운 해석과 새롭게 보이려는 성과가 있었다.

▲와이즈 발레단/무용 <비타VITA> 무대 스케치 (사진=김남식 제공)

2.와이즈 발레단/무용 <비타VITA>

"몸의 기능을 최고로 끌어 올린 작품“

-1년에 크고 작은 공연을 100회 이상 진행하는 이 단체는 인간의 몸을 통해 구현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몸의 디자인을 보여주었다.

2021년 초연된 이 작품은 인간과 자연, 그리고 회복되어야 할 인간 삶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무엇보다도 17세기의 대표적인 작곡가인 비발디의 음악을 중심으로 음악에 철저하게 반응하는 인간의 몸을 보여준다. 이 작품의 안무자와 단체의 대표역시 한국에서 촉망받았던 무용수이자 안무가였다. 현재 미국에서 안무활동을 하고 있는 주재만 안무가가 와이즈 발레단을 위한 안무 작품이 이 작품이다.

작품은 총 6명의 무용수들이 출연하여 3개의 남,여 두엣을 보여주고 마지막 혼성 3인무를 보여주면서 끝을 맺는다. 무대를 가득 채운 녹색의 자연을 배경으로 탁월하게 조율된 남,무용수가 교차하면서 그 시작을 알린다. 현란한 기교와 아찔한 리프트 동작, 비현실적인 유연성을 소유한 발레리나의 수직 형태의 발동작은 객석에서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음악을 그리는 춤, 춤으로 만든 비발디의 음악이 무대 위에 그려지면서 삶의 고뇌와 자연에 순응하는 인간의 이야기는 다소 희석되고 있었다. 그것은 아마도 무대를 가득 채운 영상이 원인이라고 파악된다.

몸의 저항을 극복한 3번의 두엣은 아쉽게도 감정의 변화가 없이 드라이한 형태의 추상 발레에 가깝다. 그렇지만 기교위주의 이 3번의 EB엣은 이번 쇼케이스에서는 주요하게 작용 될 것이라는 예술감독의 혜안이 느껴졌다. 필자의 생각을 알아챈 듯 공연이 끝나자 객석의 반응은 정말 뜨거웠다. 관객들의 박수소리와 호응이 이 작품의 성공을 알린 듯하다.

▲거꾸로 프로젝트/전통 <3색 소리극 흥보가 비하인드 스토리> (사진=김남식 제공)

3.거꾸로 프로젝트/전통 <3색 소리극 흥보가 비하인드 스토리>

“다양함의 가치가 빛나는 작품”

-전통음악에서의 융복합적인 시도가 있고 한 무대에서 다양한 형태의 표현이 어우러지는 이 작품의 창작단체는 “옛 것에 비추어 오늘의 해법을 구하다”의 케치 프레이즈로 무장한 거꾸로 프로젝트이다. 이미 이 작품의 완성도는 많은 곳에서 확인되었다. 그래서인지 전체적으로 작품의 몰입과 장면 전환이 매끄롭고 이상적이었다.

우리 전통의 소리중 3가지의 분야민요,정가,판소리가 각각의 주인공들이 사용하는 장치이자 표현매개체이다. 그리고 음악 세션의 구성이 특별하다.

대금,피리,생황과 기타,드럼이 한 무대에서 효과적으로 작용하면서 전혀 그 이질감이 없다. 전통의 현대화란 바로 이런 것이다 를 보여주는 듯하다. 장면의 전환과 퍼포머들의 연기와 리액션,호흡은 오랫동안 유지한 단체의 응집력으로 완성된 것으로 파악된다. 작품에 등장하는 관객과의 교감은 현장성을 중시하면서 산만하지 않았다.묻고 답하면서 즉각적인 인터렉티브가 나타나기에 관객들의 몰입은 당연했다.그러나 드럼 악기에 판소리대목이 묻이는 상황은 화초장 씬에서 많이 어그러졌다.이는 무대 음향기기와 현장의 제약 때문이라고 생각되지만 한 번 더 체크를 했어야 할 사안이다. 한 무대에 다양한 시도가 산만하지 않고 관객의 몰입을 이끈 좋은 시도의 작품이다.

▲오페라 팩토리/음악 <마님이 된 하녀> (사진=김남식 제공)

4.오페라 팩토리/음악 <마님이 된 하녀>

“살롱 오페라의 가능성을 확인 시킨 작품”

- 단 3명의 출연자가 등장하여 성악의 깊이를 보여주는 이 작품은 컴팩트한 무대의 구성과 함께 이해하기 쉬운 오페라 무대를 지향해온 오페라 팩토리의 작품이다.

단체는 2013년 창단되어 오페라에 편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과 우리말 오페라를 통한 오페라의 대중성을 염두에 둔 단체이다. 이 작품은 집 주인공과 하녀의 사랑에 관여하여 마침내 사랑을 성사키는 집사 베스포네의 시점에서 시작된다. 3명의 출연자가 과감한 리액션과 풍부한 표정 연기, 안정적인 목소리가 만들어 내는 작고 이해하기 쉽고, 직접적인 소통이 되는 오페라 작품이다. 무엇보다도 이 작품의 특성은 오페라의 실용성을 강조한 형태이며 페르골레지의 원작을 토대로하여 살롱 오페라의 현장성을 그대로 노출 시킨 작품이다. 무대 위에는 단순성을 강조한 무대그림 배경막을 중심으로 집사역할의 퍼포머가 대사를 통해 관객들과 대화를 시도하기도 하며 스토리 위주의 구성으로 이어진다. 이 작품에서는 무대 음향상태 때문이라 생각되지만 여성 가수의 목소리도 묻혀서 나왔다. 남녀의 운명적인 사랑의 이야기를 컴팩트한 형태로 완성시킨 이 작품은 오페라 쟝르와 함께 공연 예술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 된다. [글/ 사진=아츠앤컬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