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제주 해비치 아트 페스티벌 쇼 케이스 ③
제15회 제주 해비치 아트 페스티벌 쇼 케이스 ③
  • 김남식 객원칼럼니스트
  • 승인 2022.09.28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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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킴스드로잉 연구소/연극 [오리지널 드로잉 쇼]
10) 무선지/다원 [SAVE THE PLANET]
11) 김주홍과 노름마치/전통 [허튼소리]
12) 김성훈 댄스프로젝트/무용 [POOL]

9. 킴스드로잉 연구소/연극<오리지널 드로잉 쇼>
“그리는 행위와 해석의 차이”

 ▲연극<오리지널 드로잉 쇼> 무대 스케치 (사진=김남식 제공)

 -대사가 없는 형태의 미술 퍼포먼스를 진행한 킴스드로잉 연구소는 미술에서의 그리는 행위와 그 과정을 통하여 관객들에게 상상과 감동을 전하는 단체이다.

단순하게 무대 위 백색의 종이 또는 특수한 형태의 캔버스를 세워두고서 적절한 음악과  다소 과장된 몸 동작을통해 정해진 시간에 완성된 이미지를 보이고 관객이 상상하지 못했던 예상 밖의 결과물을 도출시킨다. 일테면 흑백인 화면이 일순간 컬러 이미지로 전환되어 관찰자에게 놀라움을주는 것이다. 세계 최초의 넌버벌 퍼포먼스 단체임을 확인 시키듯 놀랍고 창의적인 컨셉이었다.

단 3명의 출연자가 등장하여 동양산수화,그래피티,인물화 등을 순식간에 완성하고 적절하게 가미된 유머 또한 인상적이었다. 일반 대중들이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는 구성과 적절한드로잉의 재료, 물감과 빛 먹물 등등의 재료의 본질을 이해하고서 오랜 시간 훈련한 결과물이 나타나고 객석에선 연신 박수가 터져 나온다. 영리한 연출이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훈련과 학습된 행위 속에서 창의적인 그림 이미지가 등장했다면 좋았을 것 같다.특히 나폴레옹이 등장한 그림은 단순한 재현이기에 오히려 적극적인 해석이 있었다면 더 인상적일 것이라고 파악된다.  ‘묘사가 아닌 해석한다’의 의미로 완성된 드로잉 쇼를 기대해 본다. 

 

10. 무선지/다원 <SAVE THE PLANET>
"환경을 생각하는 예술가들의 태도“

▲다원 <SAVE THE PLANET> 무대 스케치 (사진=김남식 제공)

 -4명의 현악기 연주자와 고범준 작곡가가 만나서 만들어 낸 지구 환경에 관한 콘서트인이 작품은 단순하게 음악가가 연주라는 행위 외에 지구와 환경에 관한 어떤 태도를 가져야하는가? 에 대한 모범적인 답을 제시하고 있다.

기후변화와 코로나 팬데믹 상황, 녹아내리는 빙산과 기온의 변화 등을 자신들이 작곡하고 연주하는 음악을 통해 그들만의 메시지를만들어 내고 있었다. 특히 연주 중반에 등장하는 그래타 툰베리의 음성을 적절한 환기효과와 함께 적극적인 집중을 이끌어 낸다. 대형 영상 미디어 매체를 활용하여 연주를 진행하기에 보여주는 음악으로 변질 될 수도 있었으나 적절한 영상과 음악의 오버랩은 오히려 그들의 연주에 반응하듯 유기적으로 매칭이 되었다.

다만 다원 에술이 극복해야 할 문제인 타장르와의 싱크가 문제였다. 공연 중간에 준비된 장치와 연결이 되지않아서 집중이 흐트러져서 다시 시작하는 과정은 다원예술이 극복해야 할 문제로 인식된다. 지구의 환경변화와 시대적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음악가들, 그들이 연주한 5곡의 음악은 우리에게 보내는  동참의 메시지로 충분히 해석된다. ‘사람은 죽고 생태계는  파괴되고 있는 이 순간에 예술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메시지였다.

 

11. 김주홍과 노름마치/전통<허튼소리>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알고 있는 음악가들”

▲전통<허튼소리> 무대 스케치 (사진=김남식 제공)

 -다양성의 시대에 어울리는 우리 국악은 어떤 형태로 변화되어야 하는가?의 질문을 받는다면 이 단체를 이야기 하고 싶다.

국악과 랩이 만나 소리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흥, 소통, 감동을 객석으로 전달한 단체를 꼽으라 한다면 단언컨대 김주홍과 노름마치이다. 허튼소리라는 주제를 통해 부정적인 의미가 아닌 진중하기에 별스럽고 허튼소리처럼 들릴 수 있다는 이중적 의미의 연주제목이었다.

김주홍을 비롯한 3인의 화음이 전통의 현대화라는강렬한 자극을 주었고 때론 삶의 깊이가 묻어나는 김주홍의 목소리는 객석의 먼 곳까지 파고들었다. 무대 위 세션들은 그들이 65개국 2,200여개의 도시에 진행한 공연으로 인해 노련함으로 무장되어있었다. 각각의 곡의 구성은 조화로운 소통을 이끌어 가면서 본질적으로 그들이 추구하고 있는 한국성 안에서 확장되고  범 세계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하겠다.

한국의 전통음악을 통해 동시대 지구인들이 향유 할 수 있는 음악적 가치를 잘 수행하고 있는 그들에게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들은 이미 그들이 음악으로 가야 할 길을 알고 있기때문이다.
 

12. 김성훈 댄스프로젝트/무용 <POOL>
 "춤으로 던진 사회적인 메세지“

▲무용 <POOL> 무대 스케치 (사진=김남식 제공)

 -현대무용을 전공한  안무자인 김성훈은 이미 우리 무용계에서 인정한 무용수이자 안무이며 세계적인 무용단체인 영국의 ‘아크람 칸’ 무용단에서 활동한 한국 최고의 무용가이다. 그가 완성한 이 작품은 일종의 사회적 부적응자, 또는 사회적 약자를 수식하는 의미로 이작품의 제목을 정했다.

작품은 크게 3 파트로 정리되어 무대 위에 그려진다. 도입, 사건의전개, 엔딩 장면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움직임으로 풀어낸 사회적 문제에 대한  환기효과를 목적으로 한다. 총 8명의 젊은 무용수들이 등장하여 통일된 검정 후드를 입고서 마치 부랑자가 오와 열을 마쳐 행군하듯 어둡고 음산한 기운 안에서 시작된다. 본격적인 작품의 전개가 되기까지 지속적으로 부랑자.노숙인,이미지의 전체적인 동선이 나타나고 이어 젊은이들의 분노와 약자들의 울분을 토해 내는 듯 거친 형태의 움직임들이 등장하여 객석의 공기를 사로잡는다.

무용수들의 손동작은 마치 총의 방아쇠를 걸고 있는 것처럼 관객들에게 겨누고 또 상대방무용수들에게 직접적인 위협과 물리적인 린치를 가한다. 폭발하듯 젊은 무용수들의 몸이무대 위에서 춤을 추고 그 사이사이 안무자가 의도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을 표방한 몸의 언어가 나타났다. 여기에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상황이 때론 같은 듯 다르게 나타나며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피해자임을 암시하듯 반복적인 움직임의 통일성이 나타났다.

너는? 그리고 당신들은? 이러한 사회적 현상에 침묵하고만 있을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하고 있었다. 작품의 절정이 지나 엔딩 씬의 이미지는 다시 사회에서 고여 있는<POOL> 인간상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그들은 희망을 생각한 듯 열정적인 춤으로 무대를 가로지르면서 하나씩 빠져 나간다 희망을 이야기 하듯... 그리고 남아있는  단 한명의 무용수는 지속적으로허공을 두드린다.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글/사진=아츠앤컬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