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중채화(宮中綵花)의 역사와 제작과정이 담긴 책 '아름다운 한국채화' 가 발간됐다.
조선 시대의 기록을 바탕으로 궁중채화(宮中綵花)를 재현하는 데 평생을 바친 화장(花匠) 황수로 박사가 한국 채화(綵花)의 역사와 궁중채화의 제작과정을 정리ㆍ기록한 책 '아름다운 한국채화'(전2권.노마드북스 펴냄)의 출판기념회가 27일 삼청각(서울 성북구 소재) 일화당에서 열렸다.
이번 출판기념회에서는 약 200년 만에 처음 재현한 조선 순조시대 궁중의례 장식의 정점인 ‘지당판(池塘板) 채화(綵華)’가 공개되어 모든 이들의 감탄과 탄성을 자아냈다.
전 세계를 통틀어 비단을 이용해 만든 꽃 ‘채화’는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귀중한 문화지만 연회 장식용으로 사용하고 불태우는 등 소실해버리는 것이 관행이었다. 때문에 명맥이 사라질 뻔 한 채화문화였지만 황수로 박사의 노력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다.
인기 방송인 이경규씨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 이민섭 전 문화부장관, 송석구 가천의대 총장, 김종규 국민문화신탁 이사장 등 문화계 인사들과 국회의원, 교수, 일맥문화재단관계자 및 지인 등 수많은 이들이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은 축사에서 “이 자리는 황수로 박사의 출판기념회가 아닌 한국문화를 기념하는 자리다” 고 황수로 박사의 업적을 칭송했다.
또, “조화는 다들 천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생화를 쓰지 않고 종이와 비단으로 꽃을 만들어 쓴 것은 궁중 권력으로도 감히 아름답게 살아 숨쉬는 꽃을 꺾을 수 없어 이렇게 정성껏 하나하나 만든 것이다” 면서 “꽃을 좋아하는 것은 문화의 힘이자 문화의 존재다. 꽃은 매우 중요한 존재다” 라고 꽃 문화에 대한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송석구 가천의대 총장은 “역사공부를 통해 궁중채화(宮中綵花)를 복원한 엄청난 일을 했다”고 감탄하며 우리모두 궁중채화를 복원한 황수로 박사가 무형문화재가 되도록 힘을 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주인공인 황수로 박사는 “지금 밖에 내리는 아름다운 눈은 경인년 새해에 축복과 행운을 보내주는 서설이라 생각한다. 귀하신 분들 자리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고 운을 뗀 뒤, “궁중채화를 복원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선조들의 탁월한 기록 문화에 의해 가능했던 것이다. 저와 20~30년간 화장(花匠)의 길을 함께 해 준 제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날 황수로 박사는 동국대학교로부터 석좌교수 위촉패를 받기도 했다.
이번 행사는 진다(進茶) ‘접빈다례’, ‘아름다운 한국채화’ 봉정, 헌악연주(연주 국립국악원), 헌무 ‘연화대무’(출연 국립국악원) 등 우리나라 고유의 혼을 느낄 수 있는 순서들로 이뤄져 많은 이들의 박수를 받았다.
서울문화투데이 박기훈 기자 press@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