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프리뷰]“전통과 창작 공존”…제43회 서울무용제 11월 개막
[현장프리뷰]“전통과 창작 공존”…제43회 서울무용제 11월 개막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2.10.18 17: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연대상 부문 4팀 선정…러닝타임 1시간, 지원금 3천만 원 확대
“시민 참여 프로그램 부족 아쉬워”
내달 11~27일, 아르코예술극장·상명아트센터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젊은 무용가들부터 중견, 원로, 그리고 민간 예술단체까지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제43회 서울무용제가 내달 11일부터 27일까지 관객들과 만난다.

▲대한무용협회가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제43회 서울무용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대한무용협회 제공)

서울무용제는 1979년 대한민국무용제로 출발한 국내 대표 무용축제다. 발레, 한국무용, 현대무용 등 무용 전 장르의 공연을 만날 수 있다. 그동안 경연을 중심으로 진행됐으나, 2017년부터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4마리 백조 페스티벌’ 등을 신설해 진입 문턱을 낮추려는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조남규 대한무용협회 이사장은 1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변화의 바람, 서울무용제와 함께!’를 주제로 펼쳐지는 이번 축제는 경연 부문에서 특히 큰 변화를 줬다“라며 ”무용계의 ‘레전드’라고 할 분들을 어렵게 모셨으며, 일반 대중도 쉽게 보고 즐길 수 있는 공연을 선보일 것”이라고 올해 축제 방향을 설명했다.

이번 시즌 가장 큰 변화는 ‘경연 부문’의 변화다. 기존 8개 팀이 참가했던 경연대상 부문은 참가 팀을 4개로 줄이는 대신 각 참가작의 길이를 30분에서 1시간으로 늘렸다. 창작지원금도 1,500만 원에서 3,000만 원으로 확대됐다. 올해 경연대상 부문에는 ▲가림다 댄스 컴퍼니 ‘블루 아워’(안무 이지희) ▲시스템 온 퍼블릭 아이 ‘이너 그루밍’(안무 김영진) ▲조성민 무용단 ‘울, 음’(안무 조성민) ▲안덕기 움직임 연구소 ‘바다는 내게’(안무 안덕기) 등이 참여한다. 이들은 11월 18일부터 4일간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경연을 펼친다.

안병주 서울무용제 운영위원장은 “선정 팀을 줄이는 대신 공연 시간을 확장해 완성도를 높이고자 했다. 선정된 4명의 안무자들은 수상 여부를 떠나 무용분야 ‘올해의 작가로’ 선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한무용협회 조남규 이사장
▲대한무용협회 조남규 이사장 (사진=대한무용협회 제공)

조남규 이사장도 “2017년 이사장 취임 이후 축제성을 가미하는 방향으로 개편해 왔다. 모두가 참여하고 싶어하는 ‘네마리 백조 페스티벌’은 지난해 최초로 일반인 우승팀이 나왔고, 명작무극장 등 컨텐츠 자체가 튼튼해졌다”라며 “축제성은 정착되었다고 생각해 경연 쪽에서도 획기적인 변화를 모색했고, 좋은 공연이 탄생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을 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젊은 안무가 육성을 위한 ‘서울 댄스 랩’도 신설한다. 올해는 12명의 안무가가 참여해 ‘전염의 무도-코로나 시대에서의 춤의 실천’이라는 주제로 창작 작품을 선보인다. 참가 안무가는 김재권, 김강민, 윤명인, 조현도, 김시연, 박영대, 김단우, 조혜정, 양병현, 방지선, 임우빈, 최종원 등이다. 11월 22일과 24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공통 주제를 표현하고, 최우수작에 1,000만원을 시상한다.

아울러, 무용계 거장들을 소개하는 ‘무.념.무.상’,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진 못했지만 전국 각지에서 전해져온 전통 무용을 발굴·소개하는 ‘명작무극장’도 열린다. ‘무.념.무.상’에서는 서울시 무형문화재 ‘한량무’ 보유자 조흥동, 정승희 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 최청자 툇마루무용단 예술감독, 배정혜 춤아카데미의 배정혜 대표 등이 무용수로 직접 출연해 무대를 꾸민다. ‘명작무극장’은 타악을 주제로 다섯 개의 북으로 전통 장단을 보여주는 이주희의 ‘오북’, 전라남도 진도 두레굿에서 유래한 ‘진도북춤’, 최종실류 ‘소고춤’ 등을 선보인다.

다만, 서울무용제의 다양한 변화 추구에도 불구하고 아직 시민의 참여를 독려하기엔 부족한 지점이 많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나왔다. 전통무용, 현대무용, 발레 등 무용의 전 장르를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임에도 시민들이 좀 더 무대를 가깝게 느낄만한 프로그램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안병주 운영위원장은 “서울무용제가 국민 축제의 개념으로 지원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 축제 개편으로 가장 달라진 것은 경연에 관한 부분이다. 이는 지금까지 무용 안무자들이 창작을 하는 과정에서 나왔던 의견들을 적극 수렴해 수정된 사항”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제43회 서울무용제 홍보대사로 임명된 가수 겸 배우 박정민(왼쪽)과 안병주 서울무용제 운영위원장 (사진=대한무용협회 제공)
▲제43회 서울무용제 홍보대사로 임명된 가수 겸 배우 박정민(왼쪽)과 안병주 서울무용제 운영위원장 (사진=대한무용협회 제공)

한편, 이번 서울무용제 홍보대사로 가수 겸 배우 박정민과 트로트 가수 조정민이 위촉됐다. 협회 측은 “대한민국 무용인들과 많은 시민에게 희망의 메시지와 건강한 에너지를 전하고자 한다”라는 취지를 밝혔다. 다만, 두 홍보대사와 무용의 상관관계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대한무용협회가 주최하는 제43회 서울무용제는 오는 11월 11일부터 17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과 소극장, 상명아트센터 계당홀에서 진행되며, 인스타그램 릴스를 통해서도 참여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