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 개인전 《뫼비우스적 노마드 Mobius Nomad》 개최
허진 개인전 《뫼비우스적 노마드 Mobius Nomad》 개최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10.24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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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카 갤러리, 10.26~11.15
지필묵을 토대로 한 노마드적 실현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어릴적부터 자연스럽게 지필묵을 자연스럽게 접하며, 한국화 양식을 배우고 체화해 온 허진 작가의 개인전이 열린다. 베카 갤러리(대표 이수진)에서 10월 26일부터 11월 15일까지 개최되는 특별초대전 《뫼비우스적 노마드 Mobius Nomad》전이다. 이번 전시에서 허진은 작품 20여점을 선보인다.

▲유목동물+인간-문명2022-2, 100X80cm, 한지에 수묵채색 및 아크릴, 2022 (사진=베카갤러리 제공)
▲유목동물+인간-문명2022-2, 100X80cm, 한지에 수묵채색 및 아크릴, 2022 (사진=베카갤러리 제공)

작가 허진은 19세기 문인화가로서 운림산방을 경영한 소치 허련 (許鍊, 1809-1892)의 후손이자, 남농 허건(許楗 1908-1987)의 손자다. 어린시절부터 선친의 고향인 목포에서 남농 선생의 화실을 드나들며 지필묵을 접했고, 중 고등학교 시절에는 『계간미술』이 나 현대화랑에서 발간한 『화랑』을 탐독하며 성장했다. 10대에 이미 구한말까지 계승된 서화(書畵) 예술과, 해방 이후 전개된 한국화 양식을 체득해 화가의 꿈을 구체적으로 키워나갔다.

허진은 서화의 기본 필묵법을 철저히 익히고, 이후 자신의 작가적 세계관을 구축해나간 인물이다. 그의 탄탄한 기본 필묵법은 서울대학교 회화과 학부 졸업 작품인 <항구>(1984)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종융합동물+유토피아2019-1, 145X112cmX2개, 한지에 수묵채색 및 아크릴, 2019
▲이종융합동물+유토피아2019-1, 145X112cmX2개, 한지에 수묵채색 및 아크릴, 2019 (사진=베카갤러리 제공)

학부 졸업이후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허진은 세상에 얽혀 있는 인연과 이에 내재된 감정을 인간과 사물, 먹과 색, 형상과 여백으로 표출한 <묵시(默示)>시리즈를 선보였다. 나아가 작가는 포스트모던 이론에 시선을 돌리고 후기 구조주의 이론을 바탕으로 <묵시> 시리즈뿐만 아니라 다른 작품군을 탄생 시켜왔다.

허진의 작업 근간은 사람의 이야기, 즉 ‘서사(敍事)’다. 이번 개인전에서 작가는 자신의 화폭에 노마드를 실현하는 시도를 담았다. 사람의 형상과 코끼리, 사슴, 코끼리, 사슴, 코뿔소 등을 등가로 배치하거나, 아예 사람을 생략된 채 동물의 실루엣만 가시화했다.

▲유목동물+인간-문명2021-2, 100X80cm, 한지에 수묵채색 및 아크릴, 2021
▲유목동물+인간-문명2021-2, 100X80cm, 한지에 수묵채색 및 아크릴, 2021 (사진=베카갤러리 제공)

송희경 이화여대 초빙교수는 허진의 회화에선 ‘20세기 한국미술의 창작 변화’가 오롯이 목격된다고 설명한다. 운림산방의 후예다운 서화의 기본 필묵법이 토대가 되고, 20세기 후반 도입된 미술 이론까지 접하며 새로운 조형성을 모색한 작가라고 말한다.

전시에선 허진 작가의 최근작 2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 관람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가능하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관람료는 무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