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1100년 넘게 보존돼 온 우리나라 가장 오래된 목조불상 국보지정
문화재청,1100년 넘게 보존돼 온 우리나라 가장 오래된 목조불상 국보지정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10.26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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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 안치 신라시대 목조 불상 2점, 복장유물 등
802년 해인사 창건 당시 조성 추정, 역사‧학술‧완성도 가치↑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됐다고 알려진 신라시대 목조불상 2점이 국보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신라시대 목조불상 「합천 해인사 법보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및 복장유물」과 「합천 해인사 대적광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및 복장유물」을 국가지정문화재(국보)로 지정하고, 「함안 말이산 45호분 출토 상형도기 일괄」, 「속초 신흥사 영산회상도」,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 「법화현론 권3~4」등 삼국시대 도기(陶器), 조선 시대 불화, 고려․조선 시대 전적 등 총 7건은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국보)보물 합천 해인사 법보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국보)보물 합천 해인사 법보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사진=문화재청 제공)

2012년 보물로 지정됐던 「합천 해인사 법보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및 복장유물(陜川 海印寺 法寶殿 木造毘盧遮那佛坐像 및 腹藏遺物)」, 「합천 해인사 대적광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및 복장유물(陜川 海印寺 大寂光殿 木造毘盧遮那佛坐像 및 腹藏遺物)」은 각각 합천 해인사의 법보전과 대적광전에 모셔져 있다가 지금은 ‘대비로전(大毘盧殿)’에 함께 안치돼 있다. ‘비로자나불(毗盧遮那佛)’은 ‘화엄경(華嚴經)’의 주불(主佛)로서 불교의 진리 그 자체를 형상화한 광명(光明)의 부처다. 보통 두 다리를 꼬고 앉아 오른 손으로 왼쪽 검지를 감싼 지권인(智拳印) 수인(手印, 부처나 보살의 존명을 알려주는 손 모양)을 하고 있다.

이 두 불상 모두 불상의 조각양식과 지정조사 과정에서 실시한 과학적 조사를 토대로 하면 통일신라 9세기 후반의 유물로 추정된다. 인사가 802년 창건된 사실에 비추어 볼 때, 법보전 및 대적광전 비로자나불상이 해인사 창건시기와 머지않은 시점에 조성됐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목조불상임을 의미하고, 그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매우 크다고 파악 가능하다.

▲ (국보)보물 합천 해인사 대적광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사진=문화재청 제공)

해인사 법보전 및 대적광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은 작품의 완성도 측면에서도 뛰어난 조각기법을 보여준다. 비로자나 부처의 수인(手印)인 지권인(智拳印)을 하고 한쪽 어깨를 드러낸 옷차림, 둥근 얼굴과 당당한 신체표현, 신체를 자연스럽게 감싼 옷 주름 등은 9세기 석굴암 불상을 연상시킬 정도로 조각의 완성도가 높다.

복장유물(불상 제작을 완성할 때 몸체 안에 넣는 유물)도 한국불교사, 미술사적 가치가 매우 높다. 해인사는 1489년에서 1490년 동안 조선왕실의 후원을 받았고, 당대 최고의 고승(高僧) 학조대사(學祖大師, 15세기)에 의해 중창(重創)된 절이다. 이러한 역사를 반영하듯 고려 후기에서 조선 초기 동안 이루어진 불상의 중수과정에서 추가로 납입된 전적류와 각종 직물들이 포함돼 있다.

특히 1490년 불상을 중수하면서 납입한 복장유물은 조선 초기 왕실 발원 복장유물의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아 왔다. 완벽하게 보존된 후령통(喉鈴筒, 복장을 넣은 통)을 통해 16세기 『조상경(造像經)』이 간행되기 이전, 복장물의 종류와 넣는 절차가 이미 정립돼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어 학술적 가치가 매우 크다.

▲(국보) 보물 합천 해인사 대적광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복장유물(후령통)  (사진=문화재청 제공)

이처럼 해인사 법보전 및 대적광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신라시대 목조불상으로서, 조성 당시부터 현재까지 해인사의 중요한 예배대상으로 지속되고 있다. ‘802년 해인사 창건의 역사로부터 오래되지 않은 9세기 유물이라는 점’, ‘당시 해인사의 화엄사상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복장유물 역시 고려에서 조선 초기까지 납입된 물품의 목록으로 구성돼 있고, 이를 통해 ‘불상의 중수 내력 및 불교사적인 특성’, ‘해인사와 조선왕실과의 관련성’, ‘복장유물 절차의 기원 등이 확인된다는 점’에서 뛰어난 학술적인 가치가 인정된다.

▲(보물)「함안 말이산 45호분 출토 상형도기 일괄」 중 집모양 도기 (사진=문화재청 제공)

한편,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대상은 총 7건이다. 고고유물 「함안 말이산 45호분 출토 상형도기 일괄(咸安 末伊山 四十五號墳 出土 象形陶器 一括)」 1점, 불교회화 「속초 신흥사 영산회상도(束草 新興寺 靈山會上圖)」 1점,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詳校正本慈悲道場懺法)」 4건과 「법화현론 권3∼4(法華玄論 卷三∼四)」 등 불교 전적 총 5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