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법광사지’ 사적서, 전체 460cm 이상 추정 불상 발굴
포항 ‘법광사지’ 사적서, 전체 460cm 이상 추정 불상 발굴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10.27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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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시작한 추가 발굴 조사, 다수 유물‧유적 확인
불두 없는 불상 180cm 높이, 경주 지역서 매우 큰 불상 속해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지난 2021년 3월부터 이달까지 실시한 사적 ‘포항 법광사지’ 추가 발굴 조사에서 180cm 높이의 불두(불상 머리)없는 불상 등 다수의 유물과 유적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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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쪽에서본 금당지전경 (사진=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의 허가를 받아 약 2년 간 포항시(시장 이강덕)와 경북문화재단 문화재연구원(원장 전규영)이 시행한 사적 ‘포항 법광사지’ 추가 발굴조사에서 통일신라 창건기 사찰에 해당되는 금당(절의 본당)지 기단 구조와 표면에 유리질의 녹색 유약을 바른 벽돌(녹유전) 바닥, 180cm 높이의 불두(불상 머리)없는 불상 등이 확인됐다.

▲발굴된 금당지 불상 조각 중 하나 (사진=문화재청 제공)

상층 기단에 장방형(직사각형) 전돌(벽돌)을 쌓은 금당지 기단과 녹색 유약을 바른 벽돌인 녹유전이 깔린 바닥은, 경전에서 극락정토의 땅을 유리 같은 대지로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봤을 때 금당 바닥에 녹유전을 장엄(부처에게 올려 장식하는 일)했던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이러한 녹유전 출토사례는 경주 황룡사지와 사천왕사지, 불국사처럼 통일신라에 축조된 왕경의 궁성과 중심사찰유적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발굴된 금당지 불상 조각 중 하나 (사진=문화재청 제공)

이번 발굴에서는 불상대좌에 봉안됐던 불상도 불두(불상 머리) 없는 상태로 두 조각으로 나눠져 출토됐다. 불두가 없는데도 높이가 180cm나 돼, 대좌를 포함한 전체 높이는 460㎝ 이상으로 추정된다. 석굴암 불상(505㎝)보다는 작으나, 신라 왕경인 경주지역의 다른 불상과 비교해봤을 때 매우 큰 불상에 속한다. 이 밖에도 불두에 부착됐던 흙으로 구워 만든 나발(소라모양으로 된 불상의 머리카락) 160여점, 금동불입상, 향로 및 정병 등 다수 유물이 금당(본당)에서 발견됐다.

기록에 따르면 법광사지는 신라 진평왕(579~632)때 원효대사가 왕의 명으로 창건했다. 삼층석탑에서 나온 석탑기에는 828년 탑이 건립됐고, 846년에 이건됐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법광사지는 불국사에 비교될 만큼 넓은 사역을 이루고 왕실사찰에 걸맞는 격이 높은 유물이 출토돼 신라 사찰연구에 있어 중요한 유적이라고 볼 수 있다.

▲발굴된 금동불입상 (사진=문화재청 제공)

한편, 이번 추가 발굴 조사 이전 2010년부터 시작된 발굴조사에선 통일신라부터 조선시대에 해당하는 50여기의 건물지 및 토질과 위치에 따라 조성된 배수로, 산지가람의 대지 조성을 위한 석축을 확인했다. 그 과정에서 높은 사격을 알려주는 금동투조판, 금동장식, 귀면와(도깨비 얼굴을 새겨 장식한 기와), 막새(지붕의 추녀 끝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기와) 등 3,000여점에 달하는 유물을 수습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