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관계의 사이”…‘문학주간 2022-둘, 사이’ 7일 개막
“수많은 관계의 사이”…‘문학주간 2022-둘, 사이’ 7일 개막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2.11.01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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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 작가, 평론가, 예술가 130여 명 참여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문학인과 향유자, 매개자 등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하는 문학의 장이 열린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이한 <문학주간 2022 - 둘, 사이>가 오는 7일부터 11일까지 서울 마로니에공원 일대(전시, 야외무대), 공공그라운드 및 전국 각지에서 진행된다. 

▲문학주간 행사 장면
▲문학주간 행사 장면

<문학주간 2022 – 둘, 사이>는 사람의 모든 일에 규정할 수 없을 만큼 수많은 관계와 사이를 문학을 통해 이해하려는 노력과 서로를 새롭게 발견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그것은 어떤 둘 사이에 오고 가는 대화로, 어떤 둘 사이에 펼쳐지는 무대로, 어떤 둘 사이를 그려내는 전시의 형태로 펼쳐질 것이다. 

7일 오후 4시 개막토크는 오은 시인과 『아버지의 해방일지』의 정지아 작가가 참여해 '전직 빨치산'이었던 아버지의 죽음 후 3일간의 장례식장에서 새롭게 만나는 아버지와 주변 사람들의 관계와 ‘사이’의 변화를 발견하면서 익숙한 듯 낯선 아버지를 따라가며 현대사의 굴곡과 그 시절을 살아낸 나약하고도 강인한 인생을 돌아본다. 그리고 이어지는 저녁 7시에는 한강 작가와 이햇빛 피아니스트의 <낭독극 <흰빛>: 소설 『흰』과 즉흥피아노의 만남>이 진행된다. 

낭독극 <흰빛>은 ‘나’에서 ‘그녀’로, 그리하여 세상 ‘모든 흰’으로 번져나가는 한강 특유의 가만한 이야기가, 더러 폭발하기도 하고 때로 아득해지기도 하는 이햇빛만의 은유적 선율에 실려 흩날리게 된다.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으로 한국 소설 문학의 세계화의 시작점이 된 한강 작가와 특별한 문학에 대한 이해로 남다른 즉흥 연주를 선보이는 이햇빛의 협업이 가득한 흰 빛, 저 너머의 세계로 우리를 데려갈 것이다.

문학인들이 기획한 문학주간 스테이지와 유관 기관들과 함께 다채롭게 준비한 협력 스테이지는 낭독극, 낭독회, 대담 등 형식도 다양하다. 8일 12시 마로니에공원 야외무대에서 펼쳐지는 장강명 작가의 <작가와 독자사이>는 최근 『재수사』를 출간한 장강명 작가가 독자에게 읽어주고 싶은 부분과 독자가 다른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부분을 함께 낭독하고, 작가가 소설을 구상하고 탈고하기까지의 과정과 그 안팎의 일화들을 나눈다. 

저녁 7시 파랑새극장에서 진행되는 김연수 작가의 <텍스트와 낭독사이>는 조연주 편집자와 김연수 작가가 문자 언어인 텍스트가 음성 언어로 몸을 바꿀 때 생기는 미묘한 파동, 그것에서 빚어지는 문자와 음성 사이의 미세한 틈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는다. 김연수 작가가 미발표 신작 단편 소설을 처음부터 끝까지 낭독하고 관객들을 위해 선곡해온 음악을 들려주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다.

▲문학주간 행사 장면

이번 <문학주간 2022 –둘, 사이>는 특히 인간과 기술과의 관계성도 문학으로 접근해본다. 9일 2시에 진행하는 <인간과 기술변화, 둘 사이의 문학>에서는 기술 변화와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문학을 통해 변화하는 것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하지 않는 것에 대한 김병익 평론가의 고민과 통찰을 독자들과 나누는 시간이 마련된다. 또한 저녁 7시에 <AI와 함께 소설 꺾꽂이하기(Cuttage Novel)>에서는 『밤의 여행자들』의 윤고은 작가와 컴퓨터게임과 웹툰, 소셜 네트워크 등으로 대변되는 디지털 문화의 미학과 정치성을 연구하는 오영진 연출가가 허희 평론가와 함께 인공지능 소설가와 인간 소설가가 협업하여 어떻게 이야기를 꺾꽂이할 수 있는지를 라이브 공연으로 연출하여 기대를 더하게 한다.

10일 저녁 7시 <시와 독자: 어둠속의 시>는 빛을 거두어 마련한 어둠 속에서 이성복 시인의 음성을 통해 독자와 시가 만난다. 시의 몸을 만지고, 시의 결을 더듬게 된다. 그것은 은밀한 행위이다. 동시에 그것은 적나라한 방식이다. 한국 시의 한 절정을 이룬 이성복 시인의 때론 추상과 같은, 때론 더없이 자상한 시 낭독으로, 청각이라는 한 감각을 통해 시를 만나본다. 

11일 저녁 7시 폐막공연으로 <만선> 낭독극이 진행된다. 이번 공연은 문학주간 프로그램의 주제 ‘둘, 사이’에 맞춰 만선 또한 이인극으로 각색되었고 천승세 작가의 생생한 대사를 오롯이 지키고 대사 하나하나까지 그대로 살렸다. 사실주의 연극의 대표인 <만선>이, 이호성 배우, 이영석 배우의 연기를 통해 현재 관객들에게 어떤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갈 수 있을지 기대된다. 
 
마로니에공원에서 진행되는 <문학주간 사진전-둘 사이, 작가의 얼굴들>은 한국 문학 작가들이 ‘사진 찍히고 싶은 사진작가’로 손꼽는 작가 백다흠이 촬영한 한국문학 작가 14인 이성복-김혜순, 허수경-장석남, 박완서-오정희, 박상륭-정영문, 한강-임솔아, 김애란-윤이형, 배수아-황정은의 초상을 전시한다. 이번 전시는 문학주간 2022의 주제인 ‘둘, 사이’에 맞게 열네 명의 작가가 둘씩 짝지어져 있는데 둘 사이의 상호연관성과 연결의 새로운 의미를 찾는 시간이 될 것이다. 전시는 11월 7일부터 11일까지 운영한다.

한편, 전국적으로 48개의 프로그램, 130여명의 문학인과 예술인이 참여하는 <문학주간 2022 - 둘, 사이>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사)국제PEN한국본부(이사장 김용재), (사)한국문인협회(이사장 이광복), (사)한국문학관협회(회장 전보삼), 한국문학평론가협회(회장 오형엽), 한국소설가협회(이사장 김지연), 한국시인협회(회장 윤석산), 한국작가회의(이사장 이경자), 한국저작권위원회, ㈜문학과지성사, 문학동네, 민음사, 은행나무, 창비 등이 협력한다. 아울러 문화체육관광부, 공공그라운드,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삼다수), 트레비어가 후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