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 예술가 4인 4색의 작창”…국립창극단 ‘작창가 프로젝트’ 시연회
“신진 예술가 4인 4색의 작창”…국립창극단 ‘작창가 프로젝트’ 시연회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2.11.07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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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창가 안숙선·한승석·이자람, 연출가 고선웅, 극작가 배삼식 멘토로 참여
12.10~11,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국립창극단 ‘작창가 프로젝트’에 참여한 4명의 신진 작창가 박정수‧서의철‧유태평양‧장서윤이 내달 10일과 11일 양일간 달오름극장에서 <국립창극단 작창가 프로젝트 시연회>를 통해 창작 활동의 결과물을 공개한다. 

▲국립극장 ’작창가 프로젝트’, (왼쪽부터) 서의철, 박정수, 장서윤, 유태평양
▲국립극장 ’작창가 프로젝트’, (왼쪽부터) 서의철, 박정수, 장서윤, 유태평양

‘작창가 프로젝트’는 전통에 기반한 차세대 창작자를 발굴하고 양성하기 위해 2022년 시작된 ‘가치 만드는 국립극장’ 사업의 일환이다. 올해는 시범 프로젝트로 운영되었으며, 운영 과정에서의 모니터링과 보완을 거쳐 2023년부터 정규 사업으로 추진된다.

국립창극단은 판소리가 중심이 되는 창극에서 ‘작창’의 중요성에 주목해 ‘작창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한국 고유의 음악극인 ‘창극’은 극본․연출․음악․춤․무대미술 등 여러 영역이 응집된 종합 공연예술이다. ‘작창(作唱)’은 한국음악의 다양한 장단과 음계를 활용해 극의 흐름에 맞게 소리를 짜는 작업으로, 창극 작품의 성패를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 중 하나다. 최근 10여 년 사이 창극의 흐름이 다변화됨에 따라, 동시대 관객과 호흡할 차세대 작창가 발굴과 양성이 절실해졌다. 판소리의 소리 길을 깊이 있게 이해해야 하는 작창은 작곡만큼 전문적인 분야지만 정규 교육 과정이 전혀 없다. 이러한 현실에서 ‘작창가 프로젝트’는 전통과 현대적 감각을 두루 갖춘 미래의 작창가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눈길을 끈다. 

국립창극단은 지난 1월, 총 16명의 지원자 중에서 작창 창작물 심사와 면접을 거쳐 장서윤․유태평양․서의철․박정수 4명의 신진 작창가를 선발했다. 선발된 신진 작창가들은 창작 워크숍부터 소재 개발, 전속단체와의 협업을 통한 관객‧전문가 대상 시연까지 단계별 작품 제작 과정에 참여하며 현장 전반에 대한 이해와 창작 역량을 기른다. 멘토로는 국립창극단과 협업해온 5명의 예술가 안숙선·한승석·이자람(작창), 고선웅·배삼식(극본)이 나섰다. 2월부터 5월까지는 창극 극본에서 경험이 풍부한 고선웅·배삼식을 주축으로, 작창의 기초가 되는 극본에 대한 멘토링이 진행됐다. 6월부터는 본격적인 작창 멘토링이 이뤄졌다. 한승석과 이자람은 대본에 담긴 상황과 정서를 장단(리듬)‧길(음계)‧성음(악상)을 활용해 적절하게 표현하는 실질적인 작창 노하우를 전수했다. 

▲‘국립창극단 작창가 프로젝트’ 멘토링 현장
▲‘국립창극단 작창가 프로젝트’ 멘토링 현장

작창의 바탕이 되는 대본도 새롭게 탄생한다. 국립창극단은 탄탄한 대본을 집필해줄 4명의 중진 작가 김민정(옹처)․김풍년․이철희․김민정(덴동어미)을 선정하고, 신진 작창가들과 1:1로 팀을 이뤄 협업하도록 했다. 작가와 작창가로 조합된 4팀은 유실된 판소리 일곱 바탕 등 한국적인 소재를 오늘날 시대상에 맞는 이야기로 각색했다. 

▲장서윤․김민정은 ‘옹고집타령’을 현대적 감각으로 비튼 <옹처>를 선보인다. ‘옹고집’의 처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자신의 행복을 찾는 주체적인 여성을 그린다. ▲유태평양․김풍년은 ‘강릉매화타령’의 뒷이야기를 그린 <강릉서캐타령>을 보여준다. 주인공 ‘골생원’ 몸에 살던 서캐(이의 알) 가족이 등장해 판소리 특유의 해학미를 극대화한다. ▲서의철․이철희는 ‘무숙이타령’을 <게우사>로 풀어낸다. 소외된 여성이 남편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를 통해 오늘날 부부간의 진정한 사랑이 어떤 의미인지 돌아보게 한다. ▲박정수․김민정은 조선시대 양반 집안 부녀자 사이에서 유행하던 동명의 내방가사에서 영감을 받은 <덴동어미 화전가>를 선보인다.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은 ‘덴동어미’의 노래를 통해 팍팍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국립창극단 작창가 프로젝트 시연회>는 4명의 신진 작창가가 약 1년간 수확한 결실을 만나는 자리다. 각 작품은 약 30분 분량으로, 작품별로 캐스팅된 국립창극단 배우들이 무대에 오른다. 시연회는 전석 무료로, 오는 9일 오후 2시부터 국립극장 홈페이지(www.ntok.go.kr) 또는 전화(02-2280-4114)로 1인 2매까지 예약할 수 있다. 관객과 공연 전문가 대상으로 공연의 적합성과 독창성‧대중성 등의 평가를 실시하고, 완성도 높은 작품은 향후 국립창극단 정규 공연으로도 발전시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