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IN 트렌드 탐구생활]문학이라는 공간
[문화예술IN 트렌드 탐구생활]문학이라는 공간
  • 안양예술고등학교 문예창작과 고은결
  • 승인 2022.11.09 09: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립한국문학관이 2023년에서 2024년 사이 완공을 목표로 두고 있다. 특정 지역과 시대, 작가를 중심으로 다루던 기존 문학관과 달리 한국 문학의 총체적인 역사와 사료를 보존하고 연구하는 역할을 맡아줄 것이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기존 문학관보다 더 적극적인 소통방식이라 생각한다. 

▲국립한국문학관 조감도 전경 ⓒ코마건축사무소
▲국립한국문학관 조감도 전경 ⓒ코마건축사무소

지난 6년간 전국에 있는 문학관을 방문하고 문학관에서 주관하거나 진행하는 행사에 여럿 참여했다. 글을 쓰는 것도 좋아하고 읽는 것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좋은 기회도 많았다. 권위 높은 교수와 문인의 강의를 무료로 청강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활발하게 활동하는 젊은 문인의 낭독회도 있었다. 그러나 상시 진행 중인 전시와 단독 프로그램은 아쉬운 부분도 많았다. 

박물관의 사료 전시처럼 간단한 설명과 소개가 변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나 전문인이 아니거나 관심이 없던 사람이 접하고 관람하기에는 어렵고 정적인 요소가 주를 이뤘다. 

문학을 오랫동안 좋아하고 공부해왔다. 동시에 문학이 접해지는 방식에 대해서도 고민한다. 미술의 경우 두꺼운 팬덤을 가진 동시에 새로운 관객을 개발하는 데도 수월하다고 생각한다. 올해 여름 진행되었던 키아프와 프리즘의 아트 페어를 통해 국내에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호응도와 규모를 체감할 수 있었다. 또, 전시회를 가거나 미술관에 방문하는 문화는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평소 미술에 대한 전공자가 아니거나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도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공유하는 여가가 되어준다. 국립현대미술관을 주축으로 각 지역 시립미술관의 프로그램도 활발히 협업 중이고 사설 전시와 갤러리도 높은 수요를 보인다. 그러나 지금까지 문학관은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 문학관에 방문할 당위성과 호기심을 충족시키지는 못했다.

국립한국문학관의 행보를 응원하고 기대하면서도 기존과는 다른 방식의 전시와 프로그램이 진행되길 바란다. 매년 다른 방식을 연구하며 서울국제도서전은 국내·외 많은 관람객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형 서점보다 독립서점이 관심을 끄는 모습도 보인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 관계는 “근래 다양한 형태의 소규모 서점이 들어섰고, 지역 서점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가 보편화됐다.”고 말한다. 

문학은 오랜 세월 독자들과 호흡하며 즐길 수 있는 예술이었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 책으로만 향유되며 그 사랑과 관심을 유지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지점이 국립한국문학관의 완공과 함께 변화될 수 있다고 믿는다. 

경험이 모두가 원하는 가치로 자리매김한 현재 문학을 책이 아닌 공간에서 경험하고 체험할 수 있는 영역이 되었으면 한다. 문학을 원작으로 한 콘텐츠와 다른 예술 작품과의 협업과 융합예술 시도 역시 문학관이 사회와 상생하며 사람들과 동행할 방안이라 생각한다. 문학이 그동안 독자의 회복과 치유를 도왔다면, 문학관은 문학이라는 공간에 관객을 만들어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