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류의 예술로(路)] 언론이 문화예술을 만났을 때, 좋은 언론이란 무엇일까
[장석류의 예술로(路)] 언론이 문화예술을 만났을 때, 좋은 언론이란 무엇일까
  • 장석류 예술경영비평·연구자(행정학Ph.D)
  • 승인 2022.11.23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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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투데이 창간 14주년을 맞이하여
▲장석류 예술경영비평·연구자(행정학Ph.D)

언론이 만나는 분야는 많다. 주요 일간지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분야는 정치, 경제, 사회 분야이다. 이어서 국제, 문화, 스포츠 등이 별도의 영역을 가진다. 대학에서 사회과학대학에 재직하고 계신 교수들을 보면 정치외교학과, 경제학과, 행정학과, 사회학과 교수들이 해당 전공과 닮아있음을 느낄 때가 많다. 원래 기질 때문에 해당 전공을 선택한 부분도 있고, 해당 전공에서 오랫동안 영향을 받은 부분도 있을 것이다. 언론사에 있는 기자분들에게도 비슷함을 느낀다. 기자라는 직업에서 나오는 공통적 아우라도 느껴지지만, 정치부, 경제부, 사회부, 문화부 기자들이 뿜어내는 언어와 태도에서 직업적 질감에 차이를 만난다. 차이가 나는 이유는 사실에 더 다가가기 위해, 더 깊이 있는 기사를 쓰기 위해, 기자로서 살아남기 위한 애씀의 방법이 달랐기 때문일 것이다.

언론이 만나는 분야가 다양하긴 하지만 주요 일간지에서 문화면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편이다. 그래서 제한된 지면에서 문화계의 주요 이슈로 선택되는 기사들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또한, 주요 일간지에서 한 명의 문화부 기자가 다루어야 하는 취재 범위도 상당히 넓다. 그러다 보면 기자의 시선에서 큰 것은 잘 보여도 작지만 중요한 것은 놓칠 수 있다. 문화예술계 입장에서도 주요 일간지에 본인이 하는 일이 기사화되어 실릴 수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나 조직의 경우 문화부 기자들과의 안정적 관계 속에서 본인들의 활동을 보도자료 등을 통해 전달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서로가 잘 가 닿지 못한다. 서울문화투데이와 같이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문화예술계 소식으로 꽉꽉 채우는 문화신문은 보통의 일간지 문화면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좀 더 깊고 넓게 문화예술계 소식과 오피니언의 시선을 전한다. 문화예술 분야 언론 생태계에서 다양성과 전문성 관점에서 중요한 포지션에 있다고 생각한다. 서울문화투데이가 올해 창간 14주년을 맞이했다고 한다. 문화신문은 경제신문 등과 지형이 달라 운영에 필요한 광고 등이 들어오기 힘든 구조이다. 꾸준하게 기사를 생성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찾아 신문을 발행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우리의 빛나는 문화예술을 다음 세대에 이어주는 다리가 되겠습니다.”라는 마음으로 분투하며 매호의 마감을 하시는 것에 격려를 보낸다.

언론이 문화예술을 만났을 때, 좋은 언론이란 무엇일까?

문화신문의 역할은 동시대 문화예술계에서 일어나는 주요한 사실을 알려주는 통로가 되고, 업계의 문제에 대해 여론이 형성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행정이 문화예술을 만날 때도 그렇지만, 언론이 문화예술을 만났을 때도 태도가 중요할 것이다. 지면과 펜의 힘에서 나오는 언론의 위압적인 태도에 대해 불편한 기억을 가진 사람들도 많다. ‘고품격 문화신문’은 결국 언론사가 문화예술계를 대하는 태도에서 나뉠 것이다. 기자는 취재원과 어느 정도 거리를 가지는 게 좋지만, ‘문화’를 업으로 삼는 사람으로서 공통분모는 있어야 할 것이다. 많지는 않지만 좋은 공공극장을 예술인들이 나의 창작의 집이라고 느끼듯, 좋은 문화신문은 문화예술계 종사자가 가장 먼저 만나고 싶은 기자가 있는 곳이고, 나의 소식이 가장 먼저 나갔으며 하는 매체일 것이다. 또한, 문화예술계는 정치적 상황의 변화와 경제적 이유 등으로 타 영역에 많이 치이는 약한 분야이기도 하다. 그런 상황을 만났을 때, ‘용기’를 가진 문화신문의 저널리즘이 현장을 지켜줄 수도 있을 것이다. 창간 14주년을 다시 한번 축하드리며, 동시대 문화예술계에 더 많은 지지와 사랑을 받는 고품격 문화신문으로 더욱 성장해가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