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학의 바이 더 웨이, 디지털!] 오래 보아야 예쁜 꽃이여
[김정학의 바이 더 웨이, 디지털!] 오래 보아야 예쁜 꽃이여
  • 김정학 대구교육박물관장
  • 승인 2022.11.23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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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투데이 창간14주년을 축하합니다
▲김정학 1959년생. 영남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20년 동안 한국과 미국 등에서 방송사 프로듀서를 지냈으며, 국악방송 제작부장 겸 한류정보센터장, 구미시문화예술회관장 등을 거쳤다. 현재 대구교육박물관장으로 재직 중. 지은 책으로 『박물관에서 무릎을 치다』등이 있다

서울문화투데이 창간14주년은 작은 기적입니다. 그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모험입니다. 아직 기항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거침없이 나아가는 항로입니다. 그 동력은 어디에서 나오는지 알 수 없어도 많은 이들이 하염없이 격려의 손바닥을 흔들어내는 뱃길입니다. 나는 언제나 드센 파도를 가르며 나아가는 ‘서문투’호에 어느 순간 오르게 되었고, 선창에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어서 고마웠습니다.

서울문화투데이는 빠듯한 여행길에서나, 후미진 도서관 구석자리에서도 시간의 틈을 메워주는 훌륭한 ‘알거리’입니다. 세상 문화와 예술의 갖은 현상이 다양한 색감으로 쏟아져 나오기란 쉽지 않은데 그걸 감당하고 있습니다.

서울문화투데이는 은근히 비판적인 것이 맘에 듭니다. 또 민망할 정도로 고집스럽습니다. 인상적이거나, 자극적인 것에만 머무르지 않고, 깊은 뜻을 풀어냅니다. 집요하다는 말도 그를 설명하는데 빠지지 않을 술어입니다.

서울문화투데이에는 그냥 한자리에 다 모여들 있습니다. 미국의 사회학자 레이 올든버그가 이야기한 ‘제3의 장소’가 바로 서울문화투데이의 지면입니다. 오랫동안 마음과 마음이 서로 통하게 하는 문화와 예술의 살평상 노릇을 해 온 것이 참 장하고, 눈물겹고, 고맙습니다.

최면에 걸린 것처럼 사회공헌을 말하는 기업이나, 거버넌스들은 이제 서울문화투데이를 연구해야할 때가 왔습니다. 엘리트 문화예술에 지친 다양한 주인공들은 서울문화투데이에서 새로운 국면을 준비해야할 때가 왔습니다. 서울문화투데이는 어느 시인이 노래했던 ‘오래보아야 예쁜 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