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시기 역사 품은 ‘덕수궁’ 발굴 성과 공개
대한제국시기 역사 품은 ‘덕수궁’ 발굴 성과 공개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11.24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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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6개월간의 선원전 발굴 조사 성과
선원전 부속 건물 위치, 규모 확인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본부장 정성조)에서 지난해 6월부터 이달까지 1년 6개월간 진행한 선원전 영역의 발굴조사 성과를 공개했다. 이번 발굴은 일제에 의해 훼철된 선원전의 정확한 규모와 구조를 파악하고 복원을 위한 근거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진행됐다. 발굴 이후 이뤄진 조사에서는 선원전으로 추정되는 곳을 중심으로 전각과 월대의 기초시설, 행각을 비롯해 부속 건물의 위치와 규모가 확인되는 성과가 있었다.

▲선원전 영역 발굴조사 전경 (사진=문화재청 제공)
▲선원전 영역 발굴조사 전경 (사진=문화재청 제공)

덕수궁 선원전은 역대 왕들의 초상화인 어진을 모시던 공간으로, 1897년 처음 건립됐으나, 1900년 10월 화재로 소실됐다. 이후 당시 미국공사관 북쪽 수어청자리(정동부지, 옛 경기여고 터)로 옮겨 1901년 7월에 중건됐다. 하지만 1919년 1월 고종이 승하 이후 1920년까지 일제에 의해 모두 훼철됐다.

선원전 건물은 1901년 중건 당시에는 정면 9칸, 측면 4칸 규모였으나, 현재는 정면 6칸, 측면 4칸의 흔적만 남아있다. 문화재청의 이번 조사를 통해 다듬어진 길고 큰 돌과 기와조각 등을 사용해 건물의 기초를 만든 흔적과 월대 및 정면의 진입계단 위치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기존 선원전 영역에는 흥덕전이 먼저 건립돼 있었으나, 화재 이후 선원전 재건을 위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흥덕전을 이전한 사실을 알 수 있는 흥덕전의 건물 기초도 함께 확인됐다. 흥덕전(興德殿)은 덕수궁 선원전의 화재로 소실된 어진을 복원하기 위해 각 지역의 어진을 다른 곳으로 옮겨 모시고, 모사하는 이안청의 역할을 수행했다. 이후 효정왕후, 순명효황후, 순헌황귀비의 빈전으로도 사용됐다.

▲유구 현황도
▲유구 현황도  (사진=문화재청 제공)

또한 기존 선원전 영역에는 흥덕전이 먼저 건립돼 있었으나, 화재 이후 선원전 재건을 위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흥덕전을 이전한 사실을 알 수 있는 흥덕전의 건물 기초도 이번 조사에서 함께 확인할 수 있었다.

궁능유적본부는 “이번 발굴성과 및 사진, 문헌기록 등을 토대로 2039년까지 선원전 영역에 대한 복원정비를 추진해 대한제국기 정치외교의 주무대였던 덕수궁 궁역을 회복하고, 전통과 근대의 모습이 공존하는 덕수궁의 문화적·역사적 가치를 더욱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라며 이번 발굴 성과의 의미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