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고흥군 해역서 1950년대 침몰선 발견
문화재청, 고흥군 해역서 1950년대 침몰선 발견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11.25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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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부 신고로 시작된 탐사
강진군 봉황옹기마을 옹기운반선으로 추측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고흥군 해역에서 70년 전 사라진 옹기운반선이 발견됐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김성배)는 올해 고흥군 해역에서 실시한 수중문화재 신고해역 탐사에서 침몰 옹기운반선 한 척을 확인했다.

▲겹겹이 포개져 선적되어 있는 옹기들
▲겹겹이 포개져 선적되어 있는 옹기들 (사진=문화재청 제공)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고흥군 도양읍 소록화도 해역에서 신고를 토대로한 해당 유역 탐사를 실시했다. 조개를 캐던 잠수사가 유물이 있는 것 같다는 내용의 신고를 한 것이다. 해당 유역에 대한 탐사 실시 중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수심 약 7m 해저에 침몰해있는 침몰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침몰선에는 독, 장병, 뚜껑 등 다양한 종류의 옹기들이 선체 잔해에 적재된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근대에 제작된 청화글씨가 쓰여진 백자발
▲근대에 제작된 청화글씨가 쓰여진 백자발 (사진=문화재청 제공)

이는 강진군 칠량면 봉황리에 위치한 봉황옹기마을에서 운반되던 옹기로 추측할 수 있다. 오랫동안 옹기의 명맥을 이어온 국가무형문화재 정윤석 옹기장의 “주로 고흥군 해역을 통해 선박으로 옹기를 운반하러 다녔던 지역이 봉황옹기마을이고, 선박에서 확인된 옹기의 특징이 타 지역과 구분되므로 봉황리에서 제작된 옹기로 추정된다”라는 전언이 있었다. 함께 실려 있던 백자발의 제작형식으로 보아 침몰 시기는 1950년대로 추정된다.

1950년대에 고흥군 해역에서 발생한 봉황옹기마을 주민의 해난 사고는 현재 두 건으로 전해진다. 1950년대 초반 마을 주민 3명이 여수로 옹기를 팔러 항해하던 중 거금도 인근에서 실종된 사건과 1954년에 고흥 녹동 앞바다에서 옹기운반선이 실종된 사건이다. 당시 선원들은 모두 실종되고 한 점의 유류품도 찾지 못했다.

▲적재된 옹기들 사이로 보이는 선체편 3D 모델링 이미지 (사진=문화재청 제공)
▲적재된 옹기들 사이로 보이는 선체편 3D 모델링 이미지 (사진=문화재청 제공)

이번 발견으로 근대 옹기 연구와 해상 유통방식 등을 밝혀줄 수 있는 실증 자료를 확보한 동시에 실종 사고 유족들에게 70년간 확인할 수 없었던 가족의 자취를 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향후 옹기운반선에 대한 발굴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유족들과 협의하여 사고로 희생되었을 선원들을 위한 진혼제도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