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립미술관, 《김복진과 한국 근현대 조각가들》展…‘김복진’을 통해 보는 한국 조각
청주시립미술관, 《김복진과 한국 근현대 조각가들》展…‘김복진’을 통해 보는 한국 조각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12.07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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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협력전시, 23.1.29까지
‘김복진 조각 프로젝트’ 통해, 작품 복원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한국의 첫 근대 조각가 김복진을 조명하는 전시가 개최된다. 청주시립미술관(관장 이상봉)에서 내년 1월 29일까지 열리는 《김복진과 한국 근현대 조각가들》 이다. 이번 전시 ‘2022년 국립현대미술관 협력전시’의 일환으로 국립현대미술관과 청주시립미술관의 공동 기획으로 진행된다.

▲김복진, 러들로 흉판, 1938, 64x73cm, 동은의학박물관 소장(등록문화재 제495호) (사진=청주시립미술관 제공)

《김복진과 한국 근현대 조각가들》은 정관(井觀) 김복진(1901~1940)의 작품세계와 예술정신을 재조명하고, 그의 사실적 인체 조각의 계보를 잇는 한국 근현대 조각가들을 소개한다. 김복진은 1901년 충청북도 청원군 남이면 팔봉리(현재 청주시)에서 태어나 1940년 타계하기까지 짧은 생애 동안 조각, 미술평론, 교육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며, 한국 근대 미술의 토대를 이룩한 예술가다.

청주시는 지난 2021년 김복진을 기리기 위해 「청주시 김복진미술상 운영 조례」를 제정했다. 나아가 이를 기념하기 위해 한국 근현대 조각사를 살펴보는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됐다. <1부 김복진과 근대 조각의 탄생>, <2부 전후 구상조각의 전개와 그 작가들>, <3부 조각의 확장과 분화>의 순서다. 김복진과 근현대 조각가들 18인의 조각 작품 50여 점과 인터뷰 영상, 도서 등 아카이브를 전시한다.

▲권진규, 두상, 1958년경, 테라코타, 21×20×17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권진규, 두상, 1958년경, 테라코타, 21×20×17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사진=청주시립미술관 제공)

<1부 김복진과 근대 조각의 탄생>에서는 ‘김복진 조각 프로젝트’를 통해 김복진의 사라진 대표작 <소년>, <백화>의 복원을 시도하고, 김복진이 생전에 복원했던 대형 금동불상 <금산사 미륵전 본존불>을 전시장 안에서 감각할 수 있는 물질로 구현하여 김복진의 작품세계에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서본다.

‘김복진의 현존 작품’에서는 김복진의 작품 대부분이 소실된 가운데 희귀하게 현존하고 있는 <공주 신원사 소림원 석고미륵여래입상>과 <러들로 흉판>을 소개한다. 또한, 적은 수로 현존하고 있는 윤승욱, 김경승, 윤효중의 근대기 조각 작품을 통해 해부학적 이해와 지식을 토대로 대상을 충실하게 묘사하고 인체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사실주의 조각을 살펴보는 자리를 마련한다.

▲김세중, 김 골롬바와 아녜스 자매, 1954, 청동, 180.5×104.3×35,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김세중, 김 골롬바와 아녜스 자매, 1954, 청동, 180.5×104.3×35,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사진=청주시립미술관 제공)

<2부 전후 구상조각의 전개와 그 작가들>에서는 6·25 전쟁 이후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되는 한국의 근현대 조각을 소개한다. 대상에 관한 충실한 묘사를 넘어 작가의 메시지 전달에 중점을 둔, 통칭 ‘구상조각’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구상조각의 등장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인류의 과제였던 새로운 시대의 가치 모색과 연결해 해석할 수 있다. 2부에서는 195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까지 이어진 한국 백문기, 김세중, 최종태, 고정수, 최만린, 오종욱, 심정수, 권진규의 대표적인 구상조각을 망라해 선보인다.

<3부 조각의 확장과 분화>에선 김영원, 류인, 구본주, 임송자, 권오상, 천성명의 작품을 통해 독자적인 조형 언어와 작품 세계로 조각의 영역을 확장하고 새로운 의미를 더한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1980년대 이후 정치, 경제, 문화 등 사회 전반에서 격변기를 겪은 사회적 배경에서 ‘민중미술’, ‘형상미술’ 등의 미술 흐름이 등장했고, 시대 정신과 현실 비판이 담긴 조각 작품이 다수 제작되었다. 인체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이전의 사실주의 조각과는 달리 작가들은 인간 실존과 현실적인 삶의 모습을 작품에 담았다.

▲김영원, 중력 무중력, 1978, 스테인레스 스틸, 203×47×46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사진=청주시립미술관 제공)

전시는 조각가 김복진의 조형적 비전과 성과를 가늠해보면서, 동시대 환경에서 김복진과 근대 조각에 관한 조사와 연구를 이어갈 수 있는 한 방편을 제안한다는 의의를 지닌다. 이상봉 청주시립미술관장은 “ 전시를 통해 시대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조각 장르의 변천사를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