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고성의 명물, 무지개다리를 아시나요?
경남 고성의 명물, 무지개다리를 아시나요?
  • 신숙자 기자
  • 승인 2010.02.02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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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주민들의 힘만으로 2번 실패 끝에 1년여 만에 완공,주변경관 잘 조화, 수련한 건축미

 고성 상리면 조동마을에는 주민들이 직접 축조한 무지개다리가 군민은 물론 이곳을 지나는 방문객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 무지개 다리, 경남 고성 주민들이 통나무 황토 등으로 거푸집 만들어 다리를 직접 축조했다.

  고성군 상리면 척번정리 조동마을 입구에 위치하고 있는 무지개 다리는 지금으로부터 70여년 전인 일제 말 상리면사무소 재무계장으로 있던 이갑인(李甲仁)씨가 마을주민들과 함께 노력해 축조한 다리다.

  마을 사람들은 조동마을을 가로지르는 개천을 건너기 위해 징검다리와 통나무를 놓고 지나다녔으나 우마차와 사람이 통행하기엔 폭이 협소하여 주민들이 다치기도 하는 등 안전 상의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이갑인씨가 아치형 돌다리를 만들자고 제안해 통나무와 솔잎, 황토 등으로 거푸집을 만들고 마을주민 30여명이 인근 하천과 산에서 돌을 지고와 직접 시공하여 1년여 동안 2번의 실패 끝에 완공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백제 무령왕릉, 석굴암 지붕부, 성문(城門) 등에 기본적으로 응용되어 있는 아치형 건축양식을 모방하고 있는 조동 무지개다리는, 길이 5m, 폭 4m, 높이 4m로 전문적인 교량기술자가 아닌 평범한 농부들의 노력으로 축조돼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무지개 다리는 1979년 차량도 통행할 수 있는 새다리가 들어서 지금은 주민들의 통행을 위한 교량으로 이용되지 않고 있으며, 현재 무지개다리 상판에 흙을 성토해 초화류와 관상수를 식재하여 마을주민의 쉼터로 만들기 위해 주민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 마을에서 나고 자란 80대의 한 마을 주민은 “이 다리는 개울을 건너게 해 주는 본래의 목적을 넘어 주민들의 마음을 이어주는 상징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특히 마을주민들이 직접 만들었다는 점에서 지역주민은 물론, 상리면의 숨겨진 명물로 많은 이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문화투데이 경남본부 신숙자 기자 cnk@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