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Interview]서도밴드 “새로운 장르의 창시자, 그래미 어워드를 꿈꾸다”
[Artist Interview]서도밴드 “새로운 장르의 창시자, 그래미 어워드를 꿈꾸다”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2.12.14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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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팝’의 신세계를 열다
2018년 ‘21C 한국음악프로젝트’ 지원 위해 첫 결성
지난해 12월 JTBC <풍류대장> 우승
국악 아닌 ‘조선팝’, 대중음악으로 전하는 국악의 색깔
“그래미 어워드 ‘트레디셔널 섹션’ 수상 꿈꿔”

[서울문화투데이 이은영ㆍ진보연 기자/김재성 사진기자]1년 전, JTBC에서는 <풍류대장-힙한 소리꾼들의 전쟁>이라는 프로그램이 방송됐다. 국악 자체만을 심도 있게 다루기보단 대중음악과의 크로스오버를 통해 대중과 국악 사이의 거리감을 좁히겠다는 취지였다. 이날치와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범 내려온다’가 미리 달궈놓은 ‘조선의 힙’에 대한 관심이 방송 탄생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그저 새로운 것에 대한 일시적 유행을 좇았다면, <풍류대장>은 금세 대중으로부터 외면당했을 것이다. 새로운 음악을 추구하는 젊은 국악인들은 이전에도 많았고, 이들로부터 더 새로운 가능성을 찾으려는 시도는 방송에 나오지 않았을 뿐, 이미 예전부터 계속돼 왔기 때문이다.

▲서도밴드의 JTBC 풍류대장 최종 라운드 ’바다’ 공연 모습
▲서도밴드의 JTBC 풍류대장 최종 라운드 ’바다’ 공연 모습

<풍류대장>에서 우승을 거머쥔 서도밴드는 경연 내내 무대를 통해 ‘새로울 수 있는 전통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옛것에 대한 이해가 있는 젊은 세대가 만들어낸 창작물은 대중을 놀라게 했다. 으레 퓨전국악이라 하면 떠올릴 법한 보존과 전승의 임무를 벗어던지고, 자신들만의 개성으로 점철된 목소리를 냈다. 

‘조선팝의 창시자’라는 자신감 넘치는 수식어를 스스로 선택한 서도밴드는 서도(보컬)ㆍ김성현(건반)ㆍ박진병(퍼커션)ㆍ연태희(기타)ㆍ김태주(베이스)ㆍ이환(드럼)으로 구성됐다. 멤버 여섯 명은 모두 대학 동문이지만, 서도를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은 ‘서도밴드’로 모이기 전까진 국악과 아무런 상관없는 연주자들이었다. ‘21C 한국음악프로젝트’ 지원을 위해 처음 꾸려진 밴드는 이를 계기로 멤버 구성을 탄탄히 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호기심과 재미를 위해 시작했으나 그 과정은 가볍지 않았고, 결과가 쌓여 무게감을 더하며 그룹의 완성도를 높였다. 

서도밴드는 <풍류대장> 우승 이후 약 6개월가량 전국을 돌며 프로그램에 열띤 성원을 보여준 팬들과 콘서트를 통해 만났다. 또한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22’,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 등 다양한 공연을 비롯해 TV조선 ‘국가가 부른다’, KBS 2TV ‘불후의 명곡’ 등 방송까지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지난 10월 초 진행한 단독콘서트 ‘인플루언서(influencer)’ 역시 전석 매진되며 호응 속에 마무리됐다.

아울러, 지난 1일에는 서도밴드가 새롭게 편곡한 MBC사가(社歌: 박목월 작사, 손석우 작곡)가 공개되기도 했다. MBC는 창사 61주년을 맞아 음악 장르별로 개성이 도드라지는 아티스트를 선정해 그들만의 새로운 사가 편곡을 요청했다. 국악기를 사용한 전통 소리와 서양악기로 연주되는 팝적인 느낌, 서도의 독창적인 창법이 더해져 ‘조선팝’의 진가를 거침없이 선보였다. 

▲서도밴드 멤버(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서도, 박진병, 연태희, 이환, 김태주, 김성현 ⓒ김재성 사진기자
▲서도밴드 멤버(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서도, 박진병, 연태희, 이환, 김태주, 김성현 ⓒ김재성 사진기자

한국의 전통 색채를 머금고 있지만 서도밴드는 대중적이고 싶은 국악이 아닌, 대중음악을 추구한다. 당대의 대중음악이었을 우리 소리를, 현시대의 목소리로 번안해 새로운 창작물로 대중과 소통하겠다는 것이다. 서도밴드의 퍼커셔니스트 박진병은 “대중적으로 들리는데 국악적 색깔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의 음악이 아닌 누구의 음악이라도 ‘조선팝’으로 부를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다양한 서사를 통해 ‘조선팝’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음악을 들려주고, 보여주는 이들이 그리는 바다 위 청사진은 어떤 모습일까? 지난 12월 초 서도밴드 멤버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판소리부터 건반, 기타, 베이스, 드럼, 퍼커션 등 각자 하던 음악이 전부 다른데 어떻게 국악으로 모이게 됐나. 처음 이 밴드를 결성하게 된 것은 누구의 아이디어이며, 이 멤버들은 어떻게 모이게 됐나?

(서도) 2018년 국악방송이 주최하는 ‘21C 한국음악프로젝트’에 참가하기 위해 멤버를 모은 것이 서도밴드의 시작이다. 당시에는 보컬인 나와 건반 치는 성현, 퍼커션을 맡은 진병 그리고 참가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국악기 파트를 더해 팀을 꾸리게 됐다. <풍류대장> 결승 무대에서 선보인 ‘바다’는 ‘21C 한국음악프로젝트’ 출전곡이기도 하다. 당시 장려상에 그쳤지만, ‘서도밴드’라는 이름으로 음악을 계속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초반에는 4인조 어쿠스틱 팀으로 활동했지만 사운드의 부족함을 느끼고 점점 인원을 늘려 지금의 풀밴드 구성이 완성됐다. 

JTBC ‘풍류대장’에서 우승한 지도 벌써 1년이 되어간다. 인지도부터 정말 많은 것들이 바뀌었을 것 같은데, 지난 1년은 각자에게 어떤 시간이었는지 궁금하다.

(서도) 개인적으로는 큰 변화가 있었다기보다, 발전의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마음가짐의 변화도 없다. 언제나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열심히 했던 마음은 변하지 않고 있다. 물론 외적인 것들은 조금씩 바뀌고 있다. 예전엔 한 분 알아봐 주셨던 게 지금은 두세 분 알아봐 주신다거나, 팬클럽이 생긴 그런 정도.

(김태주) 서도가 개인적이라고 말했지만, 우리 6명 다 비슷하게 느끼고 있다. 풍류대장을 하고 나서 ‘다 됐다’라는 생각보다, 그동안 참가했던 많은 대회, 행사, 앨범 준비, 콘서트 등의 과정 중에 풍류대장도 있었다고 하나였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연태희) 마음의 변화는 앞서서 얘기를 해줬고, 비슷한 마음이다. 나의 경우엔 주변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좀 있었다. 교회를 다니고 있는데 대우가 달라졌다. 원래는 그냥 청년이었다면, 이제는 ‘연스타’ 정도로 많이 알아봐주신다.(웃음)

(이환) 다른 형들이 말한 것처럼 우리 내부적으로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커다란 변화가 하나 생겼다면 그건 바로 팬클럽일 것이다. 항상 감사하게도 매번 찾아와주시는 분들이 많이 생겼는데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김성현) 그동안 스스로 부족함을 알고 겸손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는데, 방송에서 좋은 결과를 얻고 나서 자칫 잘못하면 경솔해질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이걸 경계하고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박진병) 많이 바뀐 건 없지만, 음악 하기가 (이전보다) 더 어려워지고 부담스러워진 것 같다. 방송 전보다 인기가 올라가고 팬이 늘어나니, 이에 부응하는 음악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다 보니 그 전보다 힘든 건 사실이다. 품도 많이 들고 스트레스도 늘어난다. 하지만 우리의 발전을 위해서는 거쳐야만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받는 사랑만큼 더 드려야 한다. 

▲JTBC 프로그램 풍류대장에서 ‘바다’를 부르고 있다
▲JTBC 프로그램 풍류대장에서 ‘바다’를 부르고 있다

내로라하는 젊은 국악 장인들이 모두 모인 <풍류대장>에서 ‘서도밴드’만의 매력을 보여주기 위한 특별한 전략이 있었는지?

(서도) 특별한 전략을 치밀하게 세우지 않은 것이 오히려 전략이 된 것 같다. 우리는 우리 것만 잘 보여주자는 마음이었다. 프로그램을 함께 만들어 가면서 ‘(풍류대장의) 음악적 방향이 도대체 어떤 것이냐’라는 질문을 제작진에게 계속 던졌다. 결론적으로 확답을 받을 순 없었지만, 그 방향성을 같이 찾아가면서 우리의 제안을 많이 수용해주셨다.

매 라운드마다 당락을 의식하지 않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클리셰에 얽매이지 않는 우리만의 음악과 무대를 선보이자는 고집을 가졌다. 오히려 이런 모습을 시청자들이 매력적으로 봐주신 게 아닐까 싶다. 

국악의 세대교체가 활발해지면서 국악을 활용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서도밴드가 선보이는 ‘조선팝’이 다른 젊은 국악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박진병) ‘조선팝’은 같이 음악하던 친한 형인, 밴드 루시 보컬리스트 최상엽 형이 지어준 것이다. 자칭 ‘조선팝의 창시자’라고 부르고 있지만, 앞서 말씀드렸던 바와 같이 처음 결성할 때부터 지금의 음악 장르를 의도했던 것은 아니다. 장르를 정해두기보다 하고 싶은 음악에 우리의 에너지를 담아 전하고 싶었다. 확실히 기존의 퓨전국악이나 크로스오버 음악과는 다르다. 가장 큰 차이는 우리의 음악은 전통음악보다 대중음악 쪽에 방점이 찍혀있다는 것이다. 대중적으로 들리는데 국악적 색깔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의 음악이 아닌 누구의 음악이라도 ‘조선팝’으로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서도밴드 보컬 서도 ⓒ김재성 사진기자
▲서도밴드 보컬 서도 ⓒ김재성 사진기자

그렇다면 전 세계에 ‘K-POP’ 열풍을 일으킨 BTS와 ‘조선팝’을 이끄는 서도밴드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서도) 일단 생긴 게 다르다.(웃음) 말씀드리기 좀 무겁긴 하지만, 우리는 좀 더 전통적인 요소들을 많이 살리려 노력한다. 외적인 것들이나 콘텐츠 적인 부분에서 우리나라의 색깔을 다양하게 녹여낸다는 점에선 어느 정도 공통점을 갖는다고 생각한다.

조금 다른 얘기지만, 너무나 뛰어난 역량으로 시대의 흐름을 사로잡은 분들에게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 문화가 가장 주목받는 이 시기는, 배우 윤여정 선생님의 말씀처럼 ‘우리는 항상 노력해왔고 자연스레 때를 만난 것’이라고 생각한다. BTS가 활짝 열어놓은 문을 통해 앞으로 더 많은 예술인이 자신만의 세계를 선보이고, 이를 세계가 주목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 

앨범에는 기존의 민요와 판소리를 편곡한 음악들도 있지만, 새롭게 창작한 음악들도 많은데 음악이 탄생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서도) 곡마다 탄생하는 과정과 만들어지는 방식이 다 다르지만, 주로 내가 곡을 쓴 후에 다 같이 악기를 연주하며 편곡의 과정을 거친다. 6명의 음악 취향이 다 제각각이라, 노래 하나를 만드는 데도 음악적인 걸로 엄청 많이 싸운다. 가장 치열하게 싸우면서 만든 곡은 ‘강강술래’가 아닐까 싶다. KBS <불후의 명곡>에 처음 나갔을 때, 마침 강강술래 버전으로 앨범이 나왔다. 방송이라는 콘텐츠의 특성을 받으면서 우리의 음악적 특징도 살려야 했기에 충돌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12시에 합주실에 모여서 5~6시까지 계속 싸웠다. 치열하게 만든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지만, 다들 오기 부리면서 했던 기억이 아직도 난다. 

그런데 사실 이 곡뿐만 아니라 모든 곡을 부셔 나가는 듯한 느낌이 있다. 다들 욕심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 곡에 모두의 의견이 다 들어가야만 하는 건 아니다. 어쨌든 공통적인 목적은 ‘좋은 음악’이기 때문에, ‘나의’ 의견이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하기보단, ‘더 나은’ 의견이 모아지길 바라며 이야기를 나누고 그것이 모여 우리의 음악이 되는 것 같다. 

서도밴드라는 팀의 색깔을 가장 잘 드러내는 곡과 각자 가장 좋아하는 곡을 꼽는다면?

(서도) <City lights>라는 곡을 가장 좋아한다. 우리가 음악을 만들 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목표는 들었을 때 기분 좋은 음악을 만드는 것인데, 이 곡을 들으면 기분이 좋다. 서도밴드의 색깔이 가장 잘 담긴 곡은 <뱃노래>라고 생각한다. 

(이환) 팀에 가장 늦게 합류했는데, 아무래도 가장 처음 작업한 <매일매일 기다려>가 가장 애착이 간다. 서도밴드의 색깔을 잘 나타내는 곡은 저도 <뱃노래>인 것 같다.

(김태주) 가장 좋아하는 곡은 <바다>, 색깔을 제일 잘 나타내는 건 <사랑가>라고 생각한다. 

(연태희) 좋아하는 곡과 대표하는 곡 모두 <뱃노래>라고 생각한다. 전통적인 색깔이 잘 들어가 있으면서도, 서도밴드가 힘차게 표현해낼 수 있는 파워, 소울이 잘 담겨있는 곡이다. 

(김성현) <sEcREt>이란 음악을 가장 좋아한다. 다른 곡에선 느낄 수 없는, 보컬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음침한 분위기를 잘 살린 곡이다. 서도밴드의 색깔을 표현하는 건 <강강술래>. 전통적인 요소들에서 리듬을 적극적으로 차용하고 있는데, 여기에 밴드의 색깔과 합창 소리 등이 하나로 잘 어우러져 우리가 하는 음악의 정체성을 잘 드러낸다고 생각한다. 

(박진병) 가장 좋아하는 곡은 <10>이다. 015B의 <이젠 안녕> 같은 국민 졸업송으로 만들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우리 색깔을 가장 표현하는 음악은 <밤바다>라고 생각한다. 각자가 잘하는 요소들이 다 들어있는 곡이 아닌가 싶다. 

음악만큼 관객들의 관심을 끄는 것이 무대 의상이다. 세련되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의상이 서도밴드의 음악과 참 잘 어우러진다고 느껴지는데, 멤버들의 의견이 반영된 것인가?

(서도) 드럼 치는 이환과 나, 스타일리스트 이렇게 모여 소통을 많이 한다. <풍류대장> 당시에는 좀 더 수월했던 것 같다. 한 곡을 가지고 경연을 하다 보니, 우리가 담아내는 이야기에 대한 확실한 콘셉트가 있었다. 반면 공연 전체를 이끌어가야 하는 경우에는 의상에 대한 고민이 더 많아진다. 

사실 무대 의상으로 한복을 입어본 적이 없다. 음악적인 특성에서도 국악기를 사용하지 않는 것과 비슷한 맥락인 것 같다. 사람들에게 ‘좋은 것’으로 인식되기 위해선 일단 익숙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안에서 실루엣이나 떨어지는 모양에서 동양적인 요소를 느낄 수 있게 하거나, 곡에 맞는 느낌에 집중해 스타일링을 하는 편이다. 스토리텔링이 많은 서도밴드의 음악적 특성을 고려해, 이것을 잘 내포시킬 수 있는 의상들을 많이 사용하려 한다. 

해외에서 우리 전통 소리를 소개할 기회는 지금껏 있어왔지만, 국악에 팝을 하나의 장르로 재탄생시킨 서도밴드만의 음악을 들려준다면 이 또한 새로운 반향을 불러일으키리라 생각된다. 해외 활동에 대한 계획은 없는지?

(이환) 해외 활동에 대한 욕심은 멤버들 모두가 항상 가지고 있다. 불러주시면 언제든 나갈 준비가 되어 있는데, 아직까진 기회가 잘 닿지 않고 있다. 하지만 판이 열리고 흐름이 모아졌으니 ‘조선팝’도 세계 음악 시장에서 활약할 날이 머지않았다고 믿는다. 

▲서도밴드 멤버(왼쪽부터)연태희, 서도, 김태주, 박진병, 김성현, 이환 ⓒ김재성 사진기자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은 음악적 시도가 있다면?

(서도) 사실 우리가 내는 음악마다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전통음악을 가지고 만들어가는 음악이 조금씩 메이저로 올라오고 있다. 선배님들께서 앞서 그 길을 너무 잘 닦아주셨고, 단단하게 다져주셨지만 냉정하게 말했을 때 메이저 시장에서 제대로 주목받았던 적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 시장에서 주목받길 원한다. 레퍼런스가 없다 보니, 앞으로 나아가는 발걸음 하나하나, 매 순간순간이 도전이다. 상을 받으며, 우리가 하는 활동들이 나중에 봤을 때 한국 음악의 역사에서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며 무게감을 함께 느꼈다. 그리고 이걸 극복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은 순수함인 것 같다. 음악을 순수하게, 진심으로 대하는 것에 몰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와 꿈?

(김태주)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s)에서 상을 받는 게 목표이자 꿈이다.

(서도) 그래미 어워드에는 ‘베스트 트래디셔널 보컬’이라는 수상 부문이 있다. 해당 부문에는 정통 재즈와 R&B 아티스트가 대부분이다. 미국 시장의 전통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당연한 얘기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도 전통을 하니까 그걸 확장시켜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밴드를 시작하면서 가장 큰 목표는 국악, 전통음악을 세계적인 음악 장르의 일환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그래서 생각을 진짜 많이 했다. 진병이랑 맨날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을까 끊임없이 고민했다. 

시대적 배경을 생각해봤을 때 전통음악이 세계 음악 시장에서 큰 장르로 자리 잡았던 시기의 특징은 항구가 열렸을 때이다. 1990년대 초반, 재즈라는 범주 안에 보사노바, 탱고, 아프리카 음악 등이 포함됐으나 그 시기 우리나라는 거기에 속할 수 있는 강대국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지 않나. 지금이라면 우리의 음악도 세계 음악의 한 장르로 자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된다면 그래미 어워드 트레디셔널 섹션에 우리 음악도 당연히 들어갈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다가오는 1월, 창간 14주년을 맞는 서울문화투데이에 한마디?

(서도) 이번 인터뷰는 보다 전문적인 음악적 견해나 정보를 드릴 수 있었던 것 같아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평소 대중들이 궁금할 부분들을 서울문화투데이에서 해소해 주시는 것 같아 아티스트로서 감사할 따름이다. 앞으로도 가려운 곳을 많이 긁어주시며, 창구 역할을 해주시길 바란다.

(박진병) 이렇게 한 번씩 인터뷰를 하면, 열심히 살아온 지난 세월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정말 뜻 깊고 행복하다. 의미 있고 좋은 시간을 선물해주셔서 감사하다. 

(김성현) 질문과 답변 그리고 거기서 나오는 새로운 이야기들을 통해 다양하게 생각해볼 수 있어 좋았다. 앞으로도 문화를 이끌어가는 많은 사람들을 조명해 그들의 예술과 삶을 깊이 있게 전해주셨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