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사체의 미묘한 감정을 잡아채는 사진가 ‘알버트 왓슨’ 대규모 회고전
피사체의 미묘한 감정을 잡아채는 사진가 ‘알버트 왓슨’ 대규모 회고전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12.14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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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3.3.30까지
동시대 아이콘 기록한 사진계의 아이콘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앨프리드 히치콕, 스티브 잡스, 데이비드 보이 등 시대의 ‘아이콘’(icon)이 가진 이미지를 독창적으로 해서 작품으로 표현하는 작가, 알버트 왓슨이 한국을 찾았다. 예술의전당(사장 장형준)과 한겨레신문(대표 김현대)이 내년 3월 30일까지 《WATSON, THE MAESTRO-알버트 왓슨 사진전》을 한가람미술관 제3~4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알버트 왓슨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동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20인의 사진작가로도 선정된 알버트 왓슨은 사진을 통해 동시대 아이콘에게 또 다른 상징을 만들어줬다. 스티브 잡스의 자서전 표지, 거위를 들고 있는 앨프리드 히치콕 등이 모두 그의 작품이다. 1977년부터 2022년까지 패션 잡지 ‘보그’(Vogue)와 100회 이상 작업하며 가장 오랜 기간 표지를 장식했고, ‘롤링스톤’(Rolling Stone), ‘타임’(Time), ‘하퍼스 바자’(Harper’s BAZAAR) 등 유명 잡지의 표지도 다수 촬영했다.

이번 전시는 그의 1960년대 초기작부터 외부에 최초로 공개하는 2022년 최신작까지 아우른다. 유명인사의 인물 사진, 풍경과 정물이 있는 개인 작업, 실험적인 사진까지 작가의 일생을 아우르는 주요 작품 125점이 소개된다.

▲Steve Jabs, Cupertino, California, 2006© Albert Watson 2022
▲Steve Jabs, Cupertino, California, 2006© Albert Watson 2022

왓슨은 태어날 때부터 한쪽 눈이 보이지 않았다. 그에게 카메라는 세상을 볼 수 있는 새로운 렌즈와도 같았다. 카메라의 눈을 빌려 왓슨은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왔다. 그의 사진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73년 ‘하퍼스 바자’의 의뢰로 앨프리드 히치콕의 사진을 찍으면서 부터다. 이후 그는 ‘보그’에서 100회 이상, ‘롤링스톤’에서 40회 이상 표지 사진을 촬영하면서 패션사진계에서 독보적 존재가 되었고, 클린턴 대통령,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마이크 타이슨 등 인물사진에서도 두각을 보였다.

왓슨은 피사체에 대하여 사전에 철저히 연구하고, 인터뷰를 통해 가장 편안한 순간을 이끌어내면서 자신만의 관점을 시각화했다. 이러한 왓슨만의 작업 방식 덕에 사진 촬영을 좋아하지 않은 스티브 잡스는 스물다섯 컷 만에 촬영이 종료될 수 있었고, 이 사진은 훗날 스티브 잡스 자서전의 표지로도 사용됐다.

▲Alfred Hitchcock, Los Angeles, 1973 © Albert Watson 2022
▲Alfred Hitchcock, Los Angeles, 1973 © Albert Watson 2022

왓슨은 피사체의 미묘한 감정을 포착해, 회화 장르와는 달리 순간마다 의도치 않는 형상을 띠는 사진만의 특성을 단점이 아니라 장점으로 발전시켰다. 패션, 인물 사진 이외에도 왓슨은 여행에서 만난 자연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에 대해 관심을 갖고 카메라 속에 더 다양한 세상을 담기도 했다.

작가는 현재 80세가 넘은 나이에도 정물, 풍경, 예술 사진 분야를 넘나들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시는 왓슨의 삶을 살펴볼 수 있는 첫 번째 공간과, 그의 스튜디오를 기반으로 한 두 번째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첫 번째 공간에선 본격적으로 사진작가의 길을 걷는 LA 시기의 작업부터 현재까지의 인물, 풍경, 정물, 실험적 사진 등, 평생에 거쳐 왓슨이 연구하고 진행한 다양한 주제의 사진을 연대기적으로 살펴본다. 두 번째 공간에선 왓슨이 작업했던 스튜디오 속 다양한 인물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 <비하인드 더 씬>, 전문작가의 작업 환경을 만나 볼 수 있는 <왓슨 스튜디오>, 왓슨이 직접 고른 음악들로 채워진 공간에서 디지털 사진과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디지털 런웨이> 등 다채로운 상황적 연출로 작품과 재미를 함께 전달할 예정이다.

▲Andy Warhol, New York City, 1985 © Albert Watson 2022
▲Andy Warhol, New York City, 1985 © Albert Watson 2022

전시는 내년 3월 30일까지 열리며, 입장료는 성인 20,000원 /청소년 16,000원 / 어린이 11,000원이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에서 오후 7시까지이고, 입장 마감은 오후 6시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전시관련 자세한 사항은 전시 웹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