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교향악단, 연주 반경 세계 무대로 넓힌다…“시즌당 최소 1장 앨범 발매”
KBS교향악단, 연주 반경 세계 무대로 넓힌다…“시즌당 최소 1장 앨범 발매”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2.12.21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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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남미, 2025년 이후 유럽 공연 계획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재단 출범 10주년을 맞은 KBS교향악단이 다가오는 2023년, 국민의 사랑을 받는 오케스트라에서 나아가 세계 무대에 한국 클래식의 저력을 알리는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KBS교향악단 재단출범 10주년, 음악감독 취임1주년 기자회견 현장 사진
▲KBS교향악단 재단출범 10주년, 음악감독 취임1주년 기자회견 현장 사진 ⓒKBS교향악단

올해 초 9대 음악감독으로 취임한 핀란드 지휘자 피에타리 잉키넨은 첫 사이클을 마무리하고 두 번째 출발선에 섰다. 그는 내년 1월 말러의 ‘교향곡 제5번’을 시작으로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제2번’, 월튼의 ‘교향곡 제1번’을 거쳐 베토벤의 ‘교향곡 제9번‘으로 이어지는 레퍼토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잉키넨 음악감독이 이끄는 5번의 공연을 제외한 나머지 7번의 정기연주회 무대에서는 시대와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경력의 지휘자들이 함께한다. 이스라엘의 거장 지휘자 엘리아후 인발을 시작으로 토마스 다우스고르, 성시연, 마리오 벤자고 등 세대와 성별을 아우르는 최정상 마에스트로들이 연이어 한국을 찾는다. 또한, 피에타리 잉키넨 이전에 악단을 이끌었던 정명훈(제5대 상임지휘자, 현 계관지휘자), 요엘 레비(제8대 상임지휘자 겸 음악감독)도 포디움에 오른다. 

KBS교향악단은 2023년 시즌 12번의 정기연주회 가운데 절반의 무대를 함께할 독주 악기로 피아노를 전면에 내세운다. 그 주인공들은 선우예권, 파스칼 로제, 알렉세이 볼로딘, 안나 비니츠카야, 알리스 사라 오트, 그리고 파질 세이로, 강한 색채를 가진 6명의 피아니스트가 각자의 강점을 부각시킬 레퍼토리를 앞세워 자신만의 개성과 에너지를 유감없이 펼친다. 프랑스의 피아니스트 파스칼 로제는 라벨을, 러시아 출신의 안나 비니츠카야는 라흐마니노프를, 독일 국적을 지닌 알리스 사라 오트는 베토벤의 작품을 연주하며, 파질 세이는 자신이 작곡한 피아노 협주곡 <물>을 선보인다.

아울러, 해외 유명 바이올리니스트들이 협연자로 나선다. 기돈 크레머(6월24일), 길 샤함(10월26일), 닝 펑(2월23일), 미도리(11월25일) 등이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피아니스트 선우예권(1월28일), 첼리스트 한재민(9월1일) 등 한국의 젊은 연주자들도 협연한다.

4월에는 독일적인 사운드의 대표 지휘자 마렉 야노프스키가 그의 지휘 인생 처음으로 한국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춘다. 마렉 야노프스키는 현재 드레스덴 필하모닉의 음악감독이자 수석지휘자를 역임하고 있고 베를린 방송교향악단의 종신 지휘자이기도 하다. 그가 KBS교향악단과의 첫 무대에서 선택한 곡은 베토벤 <교향곡 제2번>과 브람스 <교향곡 제2번>이다. 

12월에는 한국 관객이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 중의 하나인 라흐마니노프의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여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전곡을 니콜라이 루간스키의 연주로 만나게 된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은 1번부터 4번, 그리고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 총 다섯 개가 있다. 이 다섯 곡을 12월 13일과 15일 양일에 나누어 연주한다. 또한, 2023년 <영 코리안 마스터즈> 기획공연 시리즈를 통해 한국 클래식계의 라이징 스타들을 조명한다. 신창용(피아노), 박진형(피아노), 박수예(바이올린)를 비롯하여 한국을 대표하는 젊은 연주자들이 함께하며, 매 공연 두 명의 연주자와 만나게 된다.

▲KBS교향악단 재단출범 10주년, 음악감독 취임1주년 기자회견 현장 사진 ⓒKBS교향악단
▲KBS교향악단 재단출범 10주년, 음악감독 취임1주년 기자회견 현장 사진 ⓒKBS교향악단

잉키넨 음악감독은 2023년부터 KBS교향악단과 함께 매해 음반을 발매한다. 첫 음반 작업은 3월에 진행될 예정이여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5번>으로 시작한다. 단원 구성에도 변화를 준다. 올해 KBS교향악단은 주요 파트 수석 5명(제2바이올린, 플루트, 클라리넷, 트럼펫, 팀파니)을 포함한 10명의 단원을 충원하여 파트별 앙상블을 강화하였다. 이어 악단의 중추적 역할을 할 수석 군단과 단원의 채용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으며, 악장을 비롯하여 호른, 트롬본 등 금관 파트의 역량 있는 단원들을 대거 영입할 예정이다. 

더불어, 클래식 음악에 대한 범국민적 관심을 더욱 고취 시키고 클래식 공연 감상의 붐 업 조성을 위하여 ‘청년 평론 공모전’을 개최하고, 청소년 지휘자를 위한 마스터클래스도 준비 중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대구콘서트하우스 등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젊은 연주자 육성과 발굴에도 앞장선다. ‘찾아가는 음악회’를 20회 이상으로 횟수를 늘리는 등 지역 공연도 활성화한다.

온라인 콘서트홀인 ‘디지털 K-Hall’은 내년 상반기 중 디지털 K-Hall 어플리케이션 구축을 앞두고 있다. 이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시간과 공간의 구애 없이 양질의 클래식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다는 디지털 K-Hall의 취지를 더욱 굳건히 할 예정이다.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비롯하여 유튜브에는 공개되지 않은 막심 벤게로프와의 협연 영상 등 다양한 실황 영상을 디지털 K-Hall을 통해 선보인다. 선우예권, 엘리아후 인발, 기돈 크레머, 길 샤함 등 슈퍼스타급 클래식 연주자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제작하여 디지털 K-Hall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한창록 KBS교향악단 사장은 “재단 설립 10주년을 맞이한 2022년이 KBS교향악단이 지닌 잠재력을 확인하고 가능성을 모색하는 한 해였다면, 2023년은 미래 비전 속에서 본격적으로 항해를 시작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에는 연주곡의 범주를 넓히는 동시에 연주 지역도 본격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잉키넨은 “코로나19의 완화로 이동이 자유로워지며 장기적인 목표에 해외 순회공연이 포함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내년부터 아시아 국가를 시작으로 공연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2024년에는 남미, 2025년 이후에는 유럽에서 공연을 여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