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현대미술관, 기획전 《누구의 이야기》… ‘자연, 여성, 대안’ 다양한 목소리 담아
부산현대미술관, 기획전 《누구의 이야기》… ‘자연, 여성, 대안’ 다양한 목소리 담아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12.21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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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2층 전시실2, 12.9~23.3.5
국내외 9인 작가 참여, 시대의 대안 공유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개인의 이야기로 시작해 거대한 사회의 위계를 흔드는 시도들을 담은 전시가 개최된다. 부산현대미술관(관장 강승완)의 하반기 기획전 《누구의 이야기》가 12월 9일부터 내년 3월 5일까지 미술관 2층 전시실 2에서 열린다. 개관 이후 현대미술관에서 주로 다뤄온 영상매체 이외에도 회화, 설치, 직물 공예 등 평면 작품의 비중을 높여 구성했다.

▲날리니 말라니, 이야기를 다시 쓰다 (사진=부산현대미술관 제공)
▲날리니 말라니, 이야기를 다시 쓰다 (사진=부산현대미술관 제공)

이번 기획전에는 강서경, 날리니 말라니, 신성희, 윤향로, 임동식, 정정엽, 크리스틴 선 킴, 홍순명, 홍영인 총 9명의 작가가 참여하며, 65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참여 작가들의 연령층은 30대부터 70대까지 고루 분포돼 있으며, 여성 작가들의 참여 비율(2/3)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전시 제목《누구의 이야기》는 사회 활동가이자 문화 비평가인 리베카 솔닛의 저서 『이것은 누구의 이야기인가』에서 차용했다. 전시는 자연, 여성, 대안의 다양한 목소리 등을 키워드 삼아 개인의 이야기가 사회에서 어떻게 공명하는지 다각적으로 들려주는 자리를 마련한다. 이러한 접근을 통해 기후 변화에 따른 위기를 과학과 자본주의 방식으로 대처해왔던 기존의 주류 담론에 의문을 던지며, 사회 문제에 대해 ‘자급적 관점’이라는 새로운 대안과 실천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는 에코 페미니즘에서 말하는 바 더이상 거대담론을 논할 것이 아니라 실천적 인식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은 세계를 둘러싼 모든 것에 내재성과 상호연관성이 있다고 봐 ‘망을 짜서 새로이 연결한다’는 은유적 표현을 주로 사용한다.

▲정정엽 <씨앗>, <흐르는 별들> 설치 전경 (사진=부산현대미술관 제공)

전시는 시대에 제안하는 새로운 개념을 국내외 참여작가들의 창작 활동을 통해 드러낸다. 근본적 관계 변화를 유도하는 인식을 매일을 살아내는 살림의 상징인 곡식을 그리는 정정엽의 작품에서부터 자연과 인간의 연결을 보여주는 임동식의 작품으로 얘기한다. 신성희의 엮음회화(누아주)나 바느질과 직물을 이어나가는 홍영인을 비롯해 강서경과 홍순명은 생활 주변의 사물을 엮어서 ‘누군가’의 기억을 들추어내는 작품을 통해, 연대를 창출하는 자급적 관점을 형식적 측면으로 보여주는 작품를 소환한다. 특히, 작가 강서경은 이번 전시에 베니스 비엔날레(제58회) 자르디니에 출품했던 <그랜드마더타워 토우> 전작을 국내 처음으로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새로운 시각을 제안하는 것에서 나아가, 전시와 연계해 관람객 참여가 가능한 다양한 공연과 워크숍 등을 함께 운영한다. 임동식, 정정엽 작품과 연계해 곡물경험워크숍 <음식이기 전에 자연이던>을 소개한다. 인간 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난 ‘생명력’이라는 담론을 관람객에게 제시한다.

▲임동식, 야투 몸짓 드로잉 갈대와 수염 잇기
▲임동식, 야투 몸짓 드로잉 갈대와 수염 잇기 (사진=부산현대미술관 제공)

공연으로는 부산의 비건(vegan)문화를 이끌고 있는 ‘나유타 부엌’의 이주여성 나까가 함께 하는 <공명>이 오는 23일 열릴 예정이다. 동물과 자연의 공생에 관한 공연과 토크를 미친 후 비건 문화와 관련된 소정의 기념품을 선착순으로 증정한다.

전시 관람료와 연계행사 참가비는 무료이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일이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부산현대미술관(https://www.busan.go.kr/moca/index)을 참고하거나, 전화(☎051-220-7400)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