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공예박물관, 아카이브 기획전시 《영감의 열람실》
서울공예박물관, 아카이브 기획전시 《영감의 열람실》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12.22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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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공예아카이브실, 23.5.26까지
1세대 공예가 최승천 자료 토대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선배 창작자의 영감은 후배 창작자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선대 공예인의 기록을 통해, 지금 시대 우리에게 영감을 전하는 전시가 열린다. 서울공예박물관(관장 김수정)이 공예아카이브실에서 내년 5월 26일까지 선보이는 아카이브 기획전시 《영감의 열람실》이다.

▲최승천의 작품활동 관련 영감을 엿볼 수 있는 사진·영상 자료 모음 (사진=서울공예박물관 제공)
▲최승천의 작품활동 관련 영감을 엿볼 수 있는 사진·영상 자료 모음 (사진=서울공예박물관 제공)

이번 전시는 작가들의 창작활동의 원천이 되는 ‘영감(靈感)’을 주제로 펼쳐진다. 1세대 목공예 작가 최승천의 아카이브 자료를 통해 그가 자연에서 얻은 영감과 그 영감을 풀어내는 과정, 영감의 결과물로서의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송암(松岩) 최승천은 1934년 경기도 연천에서 태어나, 1965년 홍익대 공예학과를 졸업하고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와 대한민국상공미술전람회 등에서 다수 입상하며 주목받았다. 홍익대 교수로 재직하며 한국 현대 공예사에 있어서 선구자적 역할을 해온 공예가이다.

그는 조형성과 실용성을 겸비한 예술가구 ‘아트퍼니처(art furniture)’를 창안하는 등 초창기 한국 현대 공예사에 있어서 새로운 시도와 다양한 변화를 꾀했다. 1980년 결성된 홍림회(弘林會)의 창립멤버로 생활 속의 목공예, 예술의 생활화를 추구하며 공예발전에 기여해왔다.

▲최승천의 새와 나무 작품 도면
▲최승천의 새와 나무 작품 도면 (사진=서울공예박물관 제공)

최 공예가는 한평생 ‘새’와 ‘나무’, ‘꽃’과 같은 자연, 그리고 ‘가족’에 대한 사랑에서 영감을 받아 나무 공예품을 제작했다. 그리고 지난 2020년 자신의 대표작 <새와 나무>와 관련된 아카이브 자료 5,636점을 서울공예박물관에 기증했다. 기증자료는 1,000여점이 넘는 목공예품 도안을 비롯하여 공예 관련 문서·문헌자료 800여점, 사진·영상자료 3,000여점 등이다.

전시는 기증받은 자료 중 260여건을 선별, 영감의 주제별로 분류해 그의 작품세계를 재조명한다. <마음으로 누리는 공예>, <새와 나무를 품은 공예>, <가구로 태어난 예술, 아트퍼니처>, <전통 무늬를 담은 문화상품> 등 총 8개의 코너에서 최승천의 영감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의 공간 연출도 주목할 지점이다. 전시는 관람객의 새로운 ‘영감’의 자극을 위해 직접 자료의 열람이 가능한 ‘열람실(reference room)’ 형태로 조성됐다. 관람객은 본인의 선택에 따라 아카이브 자료를 직접 열람하며 작가의 ‘영감’과 ‘영감의 결과물’을 생생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또한, 전시 가구 역시 누군가의 ‘영감의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이번 전시에 사용되는 가구는 가구 제작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선보이고 있는 목공예 작가 유혜미(소목장세미)가 최승천의 아카이브 자료를 먼저 열람하고 교감한 결과물이다. 1세대 작가의 아카이브 자료가 동시대의 젊은 작가에게 어떠한 ‘영감’으로 연결되는지를 엿볼 수 있는 과정이다.

전시가 열리는 서울공예박물관 아카이브실은 박물관의 소장품을 기반으로 입수한 공예도안, 도구·재료, 공예사료, 영상·사진 등의 공예기록을 조사·연구·수집해 관리하는 공개형 수장시설이다. 전시2동 3층에 위치하고 있고, 화요일~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 토요일~월요일은 자료의 휴식기를 갖는다. 전시 관련 자세한 정보는 서울공예박물관 누리집(craftmuseum.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관람문의 : 02-6450-7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