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재근의 얼씨구 한국음악과 문화]지방 의회 의원들의 지역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역할
[주재근의 얼씨구 한국음악과 문화]지방 의회 의원들의 지역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역할
  • 주재근 한양대 겸임교수
  • 승인 2023.01.0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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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근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주재근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여야 정치적 계산 없이 지역 시민과 지역 문화정체성, 문화예술 향유기회 확대를 위해 한목소리로 낸다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지자체 의원이 아닌 가”

2007년 7월 19일 연합뉴스에 보도된 내용이다. 경기도 용인시는 교향악단과 국악관현악단 등 2개 시립예술단을 창단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 무렵 YTN 뉴스에도 ‘용인시국악관현악단 창단’ 자막이 나와서 이제 용인시에도 국악관현악단이 설립되겠구나 하고 노력하였던 관련 분들에게 축하 전화를 드렸다.

그러나 용인시에서 제출한 용인시국악관현악단 설립계획은 용인시 의회 의원들에 의해 어처구니 없게 무산되었다.

그때 용인시 지자체 의원들의 이력을 보았을 때 문화예술에 대한 의식을 기대한다는 것이 지나친 욕심이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반면 충청남도 공주시 의회에서는 2020년 공주시장이 제출한 「공주시 국악진흥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순조롭게 통과시켰다. 또한 충청남도 서산시 의회 이수의 부의장은 본인이 직접 「서산시 중고제 보존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해 입법을 마무리 하였다. 이 두가지 조례안을 바탕으로 공주시와 서산시의 전통문화예술 진흥에 대한 발판이 마련되었으며 관련 활성화 사업들이 탄력을 받고 추진되고 있다.

충청북도 제천시 의회 의원 가운데 하순태(국민의 힘)의원은 2022년 3월 21일 열린 본회의에서 ‘청풍승평계 등 지역문화 브랜드화에 힘써야 한다’고 하며 “128년 전 창단된 최초의 국악관현악단 청풍승평계를 통해 청풍지역이 국악의 원류였음을 증명할 수 있지만, 현재 수몰된 관련 자료를 발굴하려는 시의 노력은 전무한 실정이다”라고 오히려 시의 안일한 문화행정을 지적하였다.

또한 제천시 의회 이재신(더불어민주당)의원도 “청풍승평계를 발굴하면 자연스럽게 후손들도 우리의 역사를 승계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문화의 계승 발전”이라고 강조하였다는 소식을 접하였다.

이처럼 제천시 의회가 여야 정치적 계산 없이 지역시민과 지역 문화정체성, 문화예술향유기회 확대를 위해 한목소리로 낸다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의회의 모습이다.

그런데 얼마전 안성남사당 바우덕이 축제로 유명한 안성시 의회는 시에서 요구한 2023년 문화체육예산을 거의 대부분을 삭감하였다고 한다. 

현 김보라 안성시장이 민선 7기부터 추진해 왔던 721개 사업 392억원을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국민의 힘 의원들이 삭감 의결하고 곧 바로 베트남으로 해외 연수를 떠났다고 한다.

아동친화도시 구축사업, 청소년·청년지원사업, 노인복지사업, 시민제안사업 등 기초적인 사업 뿐만 아니라 문화도시 2.0조성사업, 문화공연관련예산, 생활체육관련예산이 전액삭감되었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안성시장기대회 예산 삭감에 대해 관련 체육단체들의 반발이 일어나자 안성시장기 대회 명칭을 안성시체육회장기 대회로 명칭을 바꾸면 예산을 인정해 주겠다는 것이다. 시민의 민생안정과 지역발전, 문화향유 등 생활과 밀접한 예산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의 장 없이 정략에 따라 무조건 삭감의결한다는 것을 보면 안성시 의회 의원들의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인구소멸로 인한 공동화 현상 등 기초자치단체의 위기 극복은 양질의 교육과 문화예술 향유기회 확대, 관광산업 진흥 등에 있다. 

 이를 위해 지자체 의원들과 시 공무원들이 박자와 호흡을 맞춰가며 시민의 행복과 시의 발전을 위한 모습들이 많이 보여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