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조선왕릉 40개소 분석한 보고서 발간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조선왕릉 40개소 분석한 보고서 발간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3.02.21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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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릉 40개소 61기 현장 조사, 고문헌 분석 등
시대적 변화양상 및, 분석 결과 봉분 붕괴 원인 개선 방안 담아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조선왕릉 40개소가 가지고 있던 이야기들이 세상에 공개된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본부장 정성조)는 세계유산 조선왕릉 40개소 61기의 「조선왕릉 봉분 및 능침지반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조선왕릉의 봉분제도와 능침지반의 원형을 밝히기 위해 산릉의궤와 조선왕조실록 등 고문헌을 분석하고, 3차원 입력(3D 스캔)과 현장 조사한 결과를 담고 있다. 지난해 3월 말 시작해 11월 중순 경 조사를 진행했다.

▲「조선왕릉 봉분 및 능침지반 연구」 보고서 표지 (사진=문화재청 제공)

궁능유적본부는 이번 보고서에 봉분의 크기 및 높이, 봉분 간격, 위요석물 등의 시대적 변화양상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조선시대 봉분 정비사례 및 과거의 발굴과 수리기록 등을 분석해 도출한 봉분의 붕괴 원인과 개선방안을 함께 실고 있다.

먼저, 봉분의 경우 조선 초기 왕릉의 지하 현궁은 대형석재로 넓은 석실을 만들었기 때문에 봉분의 지름도 32∼35자(약 9,856~10,780mm) 사이로 컸다. 하지만, 15세기 후반 이후로는 현궁을 대형석재 대신 회격으로 조성하기 시작해 점차 봉분의 지름이 줄어들었다. 17세기 후반부터는 합장릉을 제외한 단릉 및 쌍릉, 삼연릉의 경우 봉분의 좌우지름과 봉분 사이 간격을 조절하면서 봉분 지름이 25자(약 7,700mm)까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는 등 시대 흐름에 따라 봉분 규모가 축소됐다는 사실을 확인해볼 수 있다.

또한 현장조사 결과, 조선왕릉은 현재까지 오랜 시간에 걸쳐 관리돼 오면서 봉분 주위의 석물에 따라 봉분의 지름이 변화하는 것을 확인했다. 병풍사대석(병풍석을 갖춘 사대석)을 갖춘 왕릉은 비교적 조성 당시의 봉분제도에 부합하나 봉분높이가 높아졌고, 난간석(봉분을 울타리처럼 두르고 있는 석물)만 갖춘 왕릉은 봉분의 지름은 넓어지고 높이는 낮아졌으며, 봉분의 둘레와 지름을 지탱해줄 위요석물이 없는 왕릉의 경우는 봉분의 하부지름은 넓어지고, 높이는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외에도 후대에 추존되거나 왕실에서 입지를 다지지 못한 왕과 왕후의 무덤은 조선시대에서부터 관리가 소홀했다는 점 등 흥미로운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조선왕릉 봉분 및 능침지반 연구」 보고서 내지 (사진=문화재청 제공)

또한 능침지반의 경우 조선 초기에는 봉분 사방으로 미세한 경사면을 조성하고 곡장 주변으로 배수로·배수구·배수홈 등을 설치했으나, 조선 후기로 갈수록 후면에서 전면으로, 초계의 중심에서 양끝이 낮아지도록 경사면을 적극적으로 조성하여 점점 발달된 배수체계를 만들었다는 사실도 처음으로 밝혀냈다.

궁능유적본부는 이와 같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역대 왕릉별로 향후 봉분 및 능침지반 정비를 위한 봉분의 기준제도와 능침지반의 검측 수치 및 정비 방향도 보고서에 담았다.

보고서는 국민이 쉽게 열람하고, 학술연구에 널리 활용할 수 있도록 문화재청 누리집(www.cha.go.kr)에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