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프리뷰]괴테, 현대인에게 질문을 던지다…연극 <파우스트>
[현장 프리뷰]괴테, 현대인에게 질문을 던지다…연극 <파우스트>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3.02.21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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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 4인 유인촌, 박해수, 박은석, 원진아…4주간 원 캐스트 공연
3.31~4.29 LG아트센터 서울, LG SIGNATURE 홀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괴테의 <파우스트>가 양정웅 연출 손을 거쳐 배우 유인촌, 박해수, 박은석, 원진아의 모습으로 재탄생한다.

<파우스트>는 독일 문호의 거장 괴테의 인생 역작으로 주인공 ‘파우스트’가 악마 ‘메피스토’와의 영혼을 건 거래로 인해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이 작품은 선악이 공존하는 인물이 악마와 위험한 계약을 맺으며 펼쳐지는 스토리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인간이기 때문에 갖는 한계와 실수 앞에서 좌절하던 인물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는 내용을 전한다. 완벽하지 않은 파우스트와 행동과 선택은, 불완전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방향성을 제시해주며 방황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커다란 울림과 영감을 줄 예정이다.

▲연극 ’파우스트’ 제작발표회 현장 (왼쪽부터) 배우 박해수, 원진아, 유인촌, 박은석 ⓒ서울문화투데이
▲연극 ’파우스트’ 제작발표회 현장 (왼쪽부터) 배우 박해수, 원진아, 유인촌, 박은석 ⓒ서울문화투데이

21일 오후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연극 <파우스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양정웅 연출을 비롯해 배우 유인촌, 박해수, 박은석, 원진아 등이 참석했다. 

연출을 맡은 양정웅 연출은 <코리올라누스>, <페르 귄트>, <햄릿> 등 여러 고전을 인간상에 대한 깊은 고찰을 통해 매력적인 무대 언어로 풀어내기로 유명하다. 

양정웅 연출은 “세속적 욕망으로 끝없이 질주하는 현대인에게, 괴테가 던지는 묵직한 질문은 또 하나의 화두가 될 것”이라며 “괴테의 아름다운 문학적 텍스트를 최대한 살리며, 원작의 언어에 충실한 작품을 만들겠다”라고 밝혔다. 

1996년 직접 제작한 연극 <파우스트>에서 메피스토펠레스 역을 맡았던 유인촌은 27년 만에 다시 이 작품을 만나게 됐다. 

유인촌은 “파우스트는 매우 어려운 역할이지만, 선악을 동시에 지닌 인간의 다양한 측면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라며 “지난해 여러 세대의 배우들이 함께했던 연극 <햄릿>의 작업 과정이 매우 즐거워 좋은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는데, 이번 작품 역시 젊은 친구들과 함께 무대를 만들어 갈 수 있어 기쁘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박은석은 마녀의 영약을 마시고 젊음을 얻은 파우스트 역을 맡아, 유인촌과 2인 1역으로 호흡을 맞춘다.

박은석은 “외국에서 오래 생활하다 다시 한국에 와서 배우 생활을 시작했을 때, 한국어를 다시 배워야 했기 때문에 항상 언어에 대한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었다”라며 “대선배인 유인촌 선배님과 함께 작품을 준비하며 언어의 힘과 딕션, 발성, 발음 등 많은 부분을 아우르며 배우고 있다. 이 작품을 통해 (언어적 능력이) 더 향상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 <수리남> 등 ‘넷플릭스 공무원’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매체에서 활발한 연기 활동을 펼쳐 온 박해수는 2017년 <남자충동> 이후 6년 만에 <파우스트>를 통해 연극 무대에 선다. 그가 연기하는 메피스토는 괴테가 전설 속 악마에 착안해 만든 인물로, 파우스트의 타락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이다.

박해수는 “한동안 공연을 하지 못했지만, 항상 무대 생각이 간절했다. 내가 <파우스트>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이 작품이 나에게 찾아와 준 느낌”이라며 “쉬운 역할이 아니기 때문에 두렵고 무서운 마음으로 시작했다. 즐거운 악몽과 함께 연습을 이어가고 있다. 파우스트를 쾌락으로 이끌기 위해 물심양면 애쓰는, ‘컨설턴트’ 같은 메피스토를 그려내려 한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이어 “메피스토는 악마지만 감각과 쾌락의 중요성을 대변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악인으로만 그려지지 않는 부분도 있다”라며 “관객들이 좀 더 공감할 수 있는 메피스토를 보여주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에서 주연을 맡았던 원진아는 그레첸 역으로 처음 연극에 도전한다.

원진아는 “처음 이 작품 출연 제의를 받고, 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함께 연습하며 많은 걸 배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파우스트>가 고전 문학이다 보니 시적인 표현도 많다. 그만큼 해석의 여지가 많은데, 함께 만드는 무대이다 보니 같이 모여 의견을 나누고 이를 바탕으로 주제를 구성해 연기로 표현하려 한다”라며 “<파우스트>라 하면 끝까지 읽기 어려운 고전이라 생각하시는데, 책이 어려웠던 분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연극 <파우스트>는 오는 3월 31일부터 4월 29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LG SIGNATURE 홀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