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조사로 새롭게 마주하게 된 ‘국보 안동 하회탈, 병산탈’
과학적 조사로 새롭게 마주하게 된 ‘국보 안동 하회탈, 병산탈’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3.02.2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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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보존과학센터 13점 하회탈ㆍ병산탈 정밀상태조사
탈의 수종 분석, 보존 처리 진행…보존처리보고서 발간예정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우리나라 국보 안동 하회탈 및 병산탈의 과학적 조사와 보존처리가 이뤄졌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문화재보존과학센터(센터장 정소영)는 하회탈 11점과 병산탈 2점으로 총 13점의 국보 안동 하회탈 및 병산탈의 정밀 상태조사와 과학적 분석, 보존처리를 진행했다.

▲하회탈 및 병산탈 전체
▲하회탈 및 병산탈 전체 (사진=문화재청 제공)

안동 하회탈 및 병산탈은 안동의 하회마을과 병산마을에서 조선후기까지 하회별신굿탈놀이에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의 가면은 대개 바가지나 종이로 만든 것이 많은데 안동 하회탈과 병산탈은 나무로 만들고 그 위에 종이를 바른 다음 안료를 칠해 색을 낸 것이 특징이다. 안동 하회마을에서 관리하다가 1964년 국보로 지정된 후 국립중앙박물관과 안동시립박물관에서 보관, 관리 돼 왔다.

안동 하회탈 및 병산탈은 2020년 정기조사 당시 시간이 흘러 표면에 이물질이 두껍게 달라붙어 있거나 일부 안료가 들뜨고 나무가 갈라지는 등 부분적으로 손상이 확인돼 보존처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된 바 있다. 이에 따라 기탁자인 하회마을보존회와 협의 하에 2021년 8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문화재보존과학센터에서 조사ㆍ보존처리를 진행했다.

▲x선 단층촬영(CT) 조사, 할미(좌_정면. 우_단면)
▲x선 단층촬영(CT) 조사, 할미(좌:정면/우:단면) (사진=문화재청 제공)

센터는 하회탈과 병산탈의 내부구조를 파악하고 탈을 만드는 데 사용한 목재와 채색재료를 확인하기 위해 과학적 조사를 진행했다. X선과 적외선 촬영을 통해 유물의 내부 구조를 파악하고,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밑그림과 보수흔적을 확인했다.

X선 형광분석기(XRF)와 X선 회절분석기(XRD)를 이용하여 탈의 표면에 사용된 안료를 분석한 결과 하회탈에 사용된 채색안료 중 주홍빛을 띠는 안료는 연단(Pb3O4), 백색안료는 연백(2PbCO3·Pb(OH)2), 볼과 이마에 찍힌 연지곤지의 적색은 진사(HgS)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미경으로 탈의 수종을 분석한 결과, 하회탈 중 주지(암, 수) 2점은 소나무류로 확인됐고 나머지 하회탈 9점과 병산탈 2점은 기존에 오리나무로 알려졌던 것과 달리 실제로는 버드나무속 목재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충진부 색맞춤 작업, 병산(갑) (사진=문화재청 제공)

과학적 조사 이후에는 탈의 표면 오염물을 제거하기 위해 건식과 습식 방법으로 세척을 진행했으며, 뜬 안료 표면에 저농도 아교를 도포하는 안정화 작업, 갈라진 목재의 접합, 결손부 복원의 순서로 보존처리했다. 특히 결손부 복원은 곤충에 의해 손상된 부분과 과거에 손상돼 보수된 부분 중 열화(장기간 노출될수록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으로 손상되는 현상)된 재료를 제거한 후 에폭시 수지를 복원재로 새로 채워 넣었다. 마지막으로는 구조적으로 불안정한 병산탈(을)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전시하기 위해 3차원 출력(프린팅) 기술을 활용하여 가볍고 안전한 받침대를 제작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과학적 조사와 보존처리 내용을 담은 보존처리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존처리를 마친 안동 하회탈과 병산탈은 현재 안동시립박물관 전시실에서 만나볼 수 있다.